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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삶이 죽음을 결정한다.

노년의 공자가 아침 일찍 방문 앞을 서성이며 말한다. “태산이 무너지려고 그런지 대들보가 꺾일려는지 철인(哲人)이 병들려는지(泰山其頹 梁木其壞 哲人其頹)”라며 중얼거리더니 방으로 들어가 문을 마주하고 앉는다.

자공(子貢)이 마당에서 우연히 듣고는 말한다. 태산이 무너지면 나는 어쩌지. 대들보가 꺾이고 철인이 병들면 나는 장차 누굴 의지하나. 스승께서 병이 드시려나. 그러고는 스승을 따라 방으로 들어가니 공자 왈, “자공아(본명 사賜)! 너는 어찌하여 늦게 오느냐”라며 선문답 같은 말씀을 하시더니 몸져 누우시고는 이레 만에 자공과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禮記 檀弓>

공자와 같은 큰 사람의 죽음을 일컬어 태산퇴양목절(泰山頹梁木折) 또는 태산퇴양목괴(泰山頹梁木壞)라한다. 사마천은 그의 수필집 보임소경서(報任少卿書)에서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 죽지만 그 죽음이 태산처럼 무거운 죽음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새의 깃털보다도 더 가벼운 죽음이 있다(人固有死 或重于泰山 或輕于鴻毛). 이는 죽음을 사용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성이씨 괄은 죽음에 저항하지 말고, 삶에 저항하라 했다. 왜냐하면 죽음은 선택이 불가하지만 삶은 의지만 있다면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지는 운명도 바꾼다 하지 않던가. 생전에 잘해야 한다. 특히 그것이 정치인이라면 국민을 위해서 더욱더 잘해야 할 것이다. 송나라 사마 광이 쓴 자치통감(資治通鑑) 주기(周紀) 위열왕(威烈王)편에 춘추시대 진(晉)나라 윤탁(尹鐸)이 지금의 중국산서(山西)성 태원(太原)시 지역인 진양(晉陽)땅의 목민관으로 가면서 조간자(趙簡子)에게 묻는다. 윤탁이 묻길 “백성을 다스릴 때 견사(繭絲)로 합니까. 보장(保障)으로 합니까.” 조간자가 답하길 “보장으로 하라. 견사(繭絲)는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듯 백성들에게 세금 끝까지 받아내라는 말이고 보장(保障)은 제방을 쌓아 논밭을 이롭게 하듯이 백성을 위하는 정책을 쓰라는 말이다. 대학(大學)정심장(正心章)에 말한다. 마음이 있지 않으면 봐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 쉽게 말해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젯밥에만 관심있는 생계형 정치인들이 너무 많다는 말이다. 이제 거산 ‘김영삼 전 대통령’마저 가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