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모기를 미워한다<憎蚊>
하북 기주 상산은 원래는 항산(恒山)인데 한문제 이름을 피하기 위해 상산(常山)으로 개명된다. 이곳 출신의 맹장으로는 상산 조자룡이 있는데 지금의 사천성 성도시 대읍현에 있는 상산 조운(趙雲) 자룡의 묘비에는 한 환제 영흥 원년 153년생이라고 기록한다. 이 기록이 사실이라면 조운은 여포와 관우보다 일곱 살이 더 많고, 유비보다는 여덟 살이 더 많으며, 조조보다는 두 살이 더 많고, 손견 보다는 세살이 많고, 황충보다는 여덟 살 어리다.
정확하진 않겠지만 필자가 직접 현지 성도 조운 묘 앞에서 들은 바로는 조운에게는 조통과 조광 두 아들 외에 딸이 하나 더 있어 그에게는 관월(關樾)이라는 아들이 하나있는데 이는 관평의 아들이다.
관평은 관우의 아들이다. 그렇다면 조자룡은 딸을 관우의 아들에게 시집을 보냈다는 얘긴데 이 딸이 남편 사후 아들과 함께 평생을 산곳이 상산이라 한다. 이유는 모기가 없어서였다. 전설에 의하면 모기 세계에서 왕 노릇하던 어떤 모기는 백만 명의 사람의 피를 빨아 먹으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위험을 무릎 쓰고 구십구만구천구백구십구명의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마지막 백만 명 째 피를 빨아먹으려고 상산 땅 조자룡 목욕하는데까지 오게 된다.
막상 조자룡의 몸에서 피를 빨아먹으려했는데 그의 몸에 상처하나 없이 깨끗해서 차마 그 몸에 상처를 낼 수 없어서 피 빨아 먹기를 포기하고 되돌아갔다 한다. 그리고 다른 모기들에게 상산 땅은 가지 말라고 말했다한다. 이 후로 그 땅은 모기가 없다 전한다.
문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상산 땅이 아니란 것이다. 낮밤으로 이놈의 모기 때문에 크고 작은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기 때문에 고통당한 사람이 비단 우리만 있었던 게 아니었나보다. 조선시대 임금 정조는 모기를 미워한다<憎蚊>는 제하의 한시 한수를 남겼는데(不現其形但遺音불현기형단유음) 그 형체는 나타나지 않고 다만 소리만 있고/ 승혼유취투렴심(乘昏游嘴透簾深)어둠 틈타 부리 놀리며 주렴 뚫고 들어오네/ 세간다소영영객(世間多少營營客) 세상의 많은 식객들 끊임없이 웽웽대며/ 찬자주문역저심(鑽刺朱門亦底心) 권세가에 들락거리는 것은 또 무슨 마음인가 (正祖1752-1800弘齋全書卷一春邸錄4쪽)정조의 시를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면 모기를 말하는 게 아니라 모기 같은 놈?을 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