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은 전직을 반면교사 삼으라.
협(頰)과 안(顔)은 다르다. 협은 볼이고 안은 얼굴이다. 얼굴에는 용(容)이 있다. 이는 안과달리 얼굴의 윤곽 즉 테두리를 말함이다. 그래서 용안이라 할 땐 얼굴 안과 밖 전체를 말함이다.
얼굴에 부끄러움이 시작되는 지점을 빈협(嚬頰)이라 하는데 그 중심은 뺨 혹은 볼이라는 협(頰)이다. 협은 사람만이 갖고 있는 특성으로 사람에게 유일하게 부끄러움의 시작점이다. 동양권에서는 부끄러움을 치(恥)라 하는데 황정견(黃庭堅)의 제자 표숙(表叔) 범중온(范仲溫)에 따르면 치(恥)는 치(治)의 모어(母語)라 한다. 볼에서 시작된 부끄러움이 귓불을 타고 내려가 심장까지 전해지는 것이 부끄러움이다. 이를 경전 속에 무수오지심(無羞惡之心) 비인야(非人也)라는 말로 명토 박아 명문화 한 이가 맹자다.
“부끄러움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 쯤으로 보면 된다. 수(羞)는 양(羊)과 손을 뜻하는 축(丑)의 합성자로 두 개의 뜻을 가진다. 손을 펴면 우(又)이고, 오므리면 축(丑)이다. 그러므로 수(羞)의 본의는 진수성찬(珍羞盛饌)이라는 글자에서 조차 수(羞)자가 들어있는 것처럼 양고기를 바치다가 맞다. 그럼에도 ‘부끄러움’이란 글자로 전해진 것은 아마도 양(羊)과 축(丑)사이에 삐칠 별(丿) 때문일 것이다.
전래의 파자 해석에 따르면 삐칠 별은 꺾거나 자르는 것으로 쓰이곤 하는데 양을 잡을 때 잘못하여 양의 다리나 몸의 한 부분이 꺽 이면 이를 수치로 여긴다. 물론 여기엔 다분히 종교적 사고가 있다. 그러므로 제주 즉 제사장은 양을 잡아 각을 뜰 때 결코 그 몸을 꺾거나 함부로 베지 않는다. 당시의 제주나 제사장은 오늘날로 말하면 목민관이고 또 정치인이다. 그들은 백성을 위해서 치(治)를 할 때 첫째, 무흠해야 하고 둘째, 윤리 도덕적으로 깨끗해야하고 셋째, 최소한 어떤 경우라도 자신이 한말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위로는 대통령으로부터 각각의 지방 수령 및 도지사 군수에 이르기까지 국민으로부터 투표에 의해서 선출된 선출직이다. 선출직의 꽃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킴에 있다. 만약에 약속을 못 지킨다면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죄송합니다’ 따위의 말 몇 마디로 끝 날거라고 생각하기엔 우리 국민은 이미 마음에 굳은살이 배긴지 오래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는 탄핵되어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기약 없는 재판 중에 있고, 또 전직 대통령 이명박 또한 재판중이다. 반면교사 삼으라는 말이다.<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