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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창피한 줄 아는 마음


지방의 어느 고을. 민원을 대변한다는 의원님 무리가 연수를 빌미로 외유 중 그중 한 명의 의원님이 가이드 면상을 구타한 사건이 붉어졌다. 본인이야 무슨 말끝에 손을 올린 것이 가이드 얼굴에 슬쩍 스쳐서 생긴 일이라지만 피투성이가 된 상대방의 입장은 다르다.


밝혀진 사실하나 카메라에 찍힌 그의 행동은 국민정서를 넘는 경악 그 자체다. 여기서 더 놀라운 사실은 다른 동료 의원님들 그 누구도 그를 말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보도 내용은 보는 이로 하여금 더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것은 의원이냐 아니냐를 떠나 인간으로서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다.


맹자는 사람이 아닌 것을 이렇게 구분한다. 측은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없다면(무측은지심無惻隱之心) 사람이 아니다(비인야非人也).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다면(무수오지심無羞惡之心) 사람이 아니다(비인야非人也). 사양하는 마음이 없다면(무사양지심無辭讓之心) 사람이 아니다(비인야非人也).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할 마음이 없다면(무시비지심無是非之心) 사람이 아니다(비인야非人也. 孟子公孫丑上6).


맹자 기준으로 본다면 문제의 의원 또한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 아니기에 참석한 의원 모두다 의원직 사표 냄이 옳다. 그게 아니고, 그 한 명만 자르고, 나머지는 의원직 그대로 해 먹겠다면 그건 썩은 것들이 분명하다.또 그들을 의원으로 뽑아준 해당 지방 국민들도 책임이 있다. 그 지역 국민들을 욕 먹이지 않으려면 그 당시 함께 폭행 의원과 동행했던 모든 의원님들은 그동안 받아먹은 세비 다 반납하고, 그 바닥을 떠나라. 살아서 그림자라도 얼씬 거리지 마라. 저런 인간들을 먹여 살리겠다고 국민들이 돈 벌어 세금 내는 거 아니다. 썩은 의원이 어찌 저들뿐이랴. 이참에 대한민국 모든 의원들 최저 시급으로 몽땅 감봉시켜야 한다.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 이걸 달리 표현하면 창피한줄 아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이 없다면 의()가 없는 거고, 의가 작동하지 않는 사회는 미래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썩은 사회요, 나아가 죽은 사회다. 저런 이들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은 힘들게 돈 벌어 세금 바치는 게 아니거늘, 하여튼 대한민국 국민들 너무 착하고 불쌍하다.<송우영 한학자><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