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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라피스라줄리ㅣ함성호

라피스라줄리

                     함성호

 

라피스라줄리

 

끝없는 하늘이여!

십칠 년간 유폐

 

그 아래로

경전을 짊어진 젊은 파계승

쿠차의 왕자

 

오아시스를 건너

물의 도시에

 

라피스라줄리

 

끝없는 하늘이여!

 

함성호는 1963년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나 1990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그는 이번 시집의 제목을 <타지 않는 혀>로 정했다. 구도자이며 파계승이었던 쿠차 왕국의 왕자 구마라집의 불교 경전에 심취한 듯하다. 타지 않는 혀는 구마라집의 화장 후에 그의 타지 않은 혀를 의미한다.

라피스라줄리는 청금석이라고도 하는 보석의 일종이다. 다이아몬드와 같은 결정구조를 가진 광물로 벽화의 푸르고 깊은 색은 이것으로 만들어 썼다.

「라피스라줄리」는 청금석에 대한 예찬이며 파계승 쿠차의 왕자 구마라집에 대한 헌사다. 라피스라줄리의 푸른 색깔로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끝없는 푸른 하늘이다. 그리고 파계승으로 미녀 열 두 여자와 십칠 년을 살았던 구마라집을 호명한다. 그 파계승이 오아시스를 건너 물의 도시로 오는 것이다. 물의 이미지는 라피스라줄리다. 끝없는 하늘이다. <문학과지성사> 간 『타지 않는 혀』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