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세월의 흐름은 거역할 수 없는 법인지 지난 겨울의 그 살을 에이던 엄동설한도 이제 물러가고 있다. 저 남녘에서는 벌써 봄의 전령인 진달래, 개나리가 만개했다는 화신이 전해져오고 있다. 난 이맘때면 매년 거르지 않고 남녘 땅을 찾는다. 남녘 땅 중에서도 자주 들르는 곳이 이름마저도 남쪽 바다인 남해군이다. 나의 절친한 대학 후배가 그 곳의 군수여서 그를 만나 회포를 풀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남해의 아름다운 풍광이 더 그리워서이다. 남해군엔 여러 경승지가 많다. 끝없이 펼쳐진 은모래가 아름다운 상주해수욕장, 이름 그대로 비단처럼 아름다운 금산(錦山), 남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보리암, 인간의 노동이 창출한 조형미의 상징인 다랭이 마을, 그리고 2003년 개통돼 한국에서 아름다운 길로 수차례 뽑힌 창선대교 등. 그런데 나는 이 가운데서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와 동천리 일대에 자리한 독일마을을 꼭 찾는다. 주변의 경치가 빼어나기도 하지만 일부 펜션으로도 활용하는 이 마을의 서비스가 만점이기 때문이다. 독일마을은 1960년대에 산업역군으로 뽑혀 독일에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 가운데 독일 현지에 정착했던 독일거주 교포들이 귀국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삶의
체 게바라에게 김요일 친구, 잘 있었나 어딘지 알려줄 순 없지만 국경 너머의 외곽 도시에 와 있네 벌써 몇 년 됐지 가끔 쓸쓸하기도 하다만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 술도 있고 여자도 있다네 주일이면 시골 성당 성가대에 앉아 Miserere mei*, Miserere mei 찬양하고 있어 세상을 살해하지도 못하고 떠돌다 이곳에 흘러든 건 혁명에 실패해서만은 아니지 인간은 용서받기 위해 존재하나 봐 결혼 한 번 못해본 검은 옷의 녀석들에게 고해를 하진 않지만 Miserere, miserere 화음을 맞추다 보면 불협의 대위법으로 어깃장 놓던 잔인하고 불량했던 진압군 시절마저 용서받는 기분이 드니까 성경책을 넘길 때 비릿한 슬픔이 책장에서 풍겨나는 까닭은 우리 손에 배었던 죄 냄새가 묻어있기 때문이야 신이 없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비밀, 눈이 마주치면 입가에 살짝 미소를 걸어주지 찾지 마 잊지도 마 이곳에서의 이름은 이방인 K, 아직 담배는 끊지 못했어 * 긍휼히 여기소서라는 뜻의 라틴어. 이제 더 이상 낭만주의자는 없다. 혁명을 이야기하거나 끝없는 논쟁으로 하얗게 밤을 지새우는 혁명가도, 외상술을 마시는 시인도 없다. 불온서적이란 말이 다시 등장한 영
■ 경전철 책임 추궁보단 대안 마련 국제소송 중인 경전철 문제와 관련, 이정문 전 시장이 김학규 시장과 현 용인경전철 활성화 프로젝트팀 정책 보좌관인 박순옥 전 시의원에게 쓴 소리를 해 눈길. 이 전 시장은 최근 경전철 문제가 전직 시장들의 과오로 비춰지고 있는데 경전철은 공공성을 전제로 한 대중교통사업이라며 시 집행부의 대안부재를 우회적으로 비판. 지역정가에 따르면 이 전 시장과 박 보좌관은 그동안 지속적인 악연으로 이어져 왔다고. 실제 이 전시장 집권당시 박 보좌관은 경전철과 관련,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고. 뿐만 아니라 이 전 시장 당시 추진했던 수지레스피아 조성사업도 지속적으로 반대해 결국 소송까지 이어진 바 있다고. 지역정가 관계자는 시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경전철 문제가 몇몇 전직 정치인들의 감정문제로 방향을 잘못잡아서는 안 될 일이라고 일침. ■ 고도의 정치전략 ? 민주당 우제창 국회의원 의정보고회에 한나라당 소속 K 시의원이 참석해 눈길. 지난 21일 역삼동 사무소에서 열린 우 의원의 2011년 읍면동 순회 의정보고회에 K시의원이 참석했다고. 우 의원은 당을 떠나 지역구에서 열리는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에 참석해 줘 감사하다며 K 시의원 소속
민주평통용인시협의회장 김흥기 천안함 피격은 우리 아까운 젊은이들을 잃은 슬픔과 함께 국가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 닳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난세는 영웅을 낳는다고 46인의 장병을 포함 한주호준위의 살신성인 보국정신은 우리들의 가슴에 커다란 자부심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한계상황을 맞은 인간애와, 애국애족의 자존감을 키워준 산 역사의 현장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위해와 도발, 정전협정위반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함을 직접 타격하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군이 많은 정보들을 주의 깊게 살피고 준비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우리를 경악케 했으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국내외의 분석가들은 이번 사태를 김정일의 건강악화와 미약하기 이를 데 없는 김정은으로의 불안한 후계구도로 이어지는 정세불안, 경제실패에 따른 국면전환용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가장 설득력 있는 정황은 무엇보다 남한측의 무 대응이 가져온 결과라는 것이 아프게 닥아 온다. 46인의 숭고한 희생은 우리에게 북한의 호전적 실체를 각인시켜줬을 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이 그들과 일촉즉발의 매우 위험한 존재와 마주하고 있음을 인식하게
밀물 여인숙 1 최갑수 더 춥다 1월과 2월은 언제나 저녁부터 시작되고 그 언저리 불도 들지 않는 방 외진 몸과 외진 몸 사이 하루에도 몇 번씩 높은 물이랑이 친다 참 많이도 돌아다녔어요, 집 나선 지 이태째라는 참머리 계집은 잘근잘근 입술을 깨물며 부서진 손톱으로 달을 새긴다 장판 깊이 박히는 수많은 달 외항을 헤매이는 고동 소리가 아련하게 문턱까지 밀리고 자거라, 깨지 말고 꼭꼭 자거라 불 끄고 설움도 끄고 집도 절도 없는 마음 하나 더 단정히 머리 빗으며 창 밖 어둠을 이마까지 당겨 덮는다 여인숙은 바닷가에 붙어 있었을 것이다. 넓지 않은 바닷가, 오막살이 집 두어 채 샅을 맞댄 채 언 몸을 녹이고 있었으리라. 내가 장항선 기차 타고 바닷물처럼 들락날락거리던 대천(大川) 근처 여인숙이 그랬으니까. 지구는 초속 30킬로미터 속도로 뒤도 안돌아보고 움직인다는데, 나는 왜 여전히 1~2월의 쓸쓸한 여인숙을 꿈에도 그리는 것이냐.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는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 한 구절을 아내 몰래 가슴 속에 숨긴다. 그러나 봄꽃이 피기 전 한 번쯤은 집 나간 마음을 들켜도 좋으리. 박후기 시인 ho
■ 진정한 측근 이라면 지난 2월 제156회 임시회 당시 시의원들의 5분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됐던 용인지방공사 사외이사 J씨가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눈길. 소식통에 따르면 J씨는 시 공직자들과 산하기관에 자신이 지방공사 사외이사로 김학규 시장의 측근임을 강조하며 관련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J씨는 시에서 관할하는 보육정책은 물론, 지방공사에서 추진 중인 역북지구 사업과 관련, 분양가 산정을 위한 사업지역 감정평가 법인 선정을 공사 이사회에 이관하라고 요구하기도. 하지만 지방공사 측은 법령상의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고. 지방선거 당시 김 시장 측 관계자는 선거에서 시장을 도와 당선까지 이끌어냈다면 김 시장을 존경받는 시장으로 지켜내는 일도 측근의 역할일 것이라며 의미있는 한마디. ■ 시 행정의 이중성 오는 23일 열리는 시의회 제158회 임시회에 지미연 의원이 발의한 도시공사 조례 개정안에 대한 공직사회 반대논리가 구설. 지 의원의 개정안은 지방공사와 관리공단이 통합된 도시공사 사장 임명과 관련, 사실상의 인사청문회 도입이 취지. 그러나 시 측은 시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입장. 하지만 시 측은 지난해 시의원의 고유권한
지난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제정, 공포한 경기도학생인권조례가 개학철을 맞아 본격 시행되면서 교육현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특히 학생인권조례에는 밤10시 이후 학원교습을 금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도내 학원가는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일선 학교에서 희망 학생으로 제한하도록 하고 있지만 자율학습을 점차 확대하고 있어 밤 10시 이전에도 학원을 찾는 수강생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내 2만1천여개의 학원결집체인 경기도학원연합회(회장 이태희)는 최근 성명서를 발표, 각급 학교에서는 정규수업 외에 자율학습이나 보충수업을 강제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데도 학교측은 사실상 학생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며 조례 준수여부를 관리감독해야 할 경기도교육청이 더욱 적극적으로 학교현장의 타율적인 보충수업, 자율학습을 규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 공동취재단은 지난 3월 초 이태희 회장을 만나 학생인권조례 시행에 따른 공교육과 사교육의 상생방안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각급 학교가 학생인권조례를 준수해야 한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하셨는데, 그 배경은 무엇인지. - 학생들의 정규수업 외 자율학습이나 보충수업을 제한하고 밤10시 이후 학원교습
Q 임의가입이란 무엇인가요? 임의가입이란, 전업주부, 학생 및 군복무자 등 국민연금에 가입하여야 하는 의무가 있는 대상은 아니지만, 본인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공무원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에 가입되지 않은 18세이상 60세미만의 국민은 국민연금 가입대상입니다. 다만, 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자, 국민연금 또는 타공적연금 가입자/수급자의 소득없는 배우자와 27세 미만으로 소득없는 분 등은 의무가입에서 제외되고 본인이 원할 경우 임의가입자로 가입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국민연금 임의가입 증가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데,88년 제도시행 이후 2009년 말까지 36,000여명에 불과하던 임의가입자가 2010년 이후 불과 1년여만에 10만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종전에는 국민연금에 한번 정도 가입한 경험이 있었던 40~50대 주부들이 많이 재가입(119.0%)한데 비하여, 최근에는 국민연금을 처음 접하는 계층의 가입(495.3%)이 급증하였습니다. 또한, 젊었을 때부터 체계적인 노후준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10~20대 청년층에서 가입이 급증(677~1,647%)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하 변전소를 주택가나 건물밀집지역에 건설하면 위험하다? 일반적으로 변전소는 넓은 대지위에 변압기, 차단기 등의 기기를 설치하고 있으나 지하에 설치하는?GIS변전소는 밀폐된 좁은 공간에 여러 가지 기기를 함께 설치하고 SF6가스를 충전시켜 절연을 보강하여 변전소의 소음도 줄이고 설치면적 및 사고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으며 주위 환경과 조화시켜 미관을 좋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선진 각국에서도 도심지내의 건물지하 부분이나 녹지대, 주택가 등에 지하 GIS변전소를 많이 건설하고 있으며 신뢰성이 높은 기기의 사용과 변전소 건물 및 각 기기의 접지를 충분히 시행하고 있어 위험한 점은 없습니다.
지난해 7월28일 오후 7시께 대민지원 요청에 따라 경기도 용인시 농서동 서천택지지구 지하 전력구에서 배수작업을 하러 맨홀에 들어갔던 용인소방서 소속 이승언 소방위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뒤 이틀 만에 순직했다. 그러나 비극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당시 현장에서 사고현장을 목격한 동료 김모 소방사가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수개월간 휴직과 함께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처럼 희생과 봉사의 대명사인 소방공무원 상당수가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PTSD)에 시달리고 있다. 동료순직 사건목격으로 인해 치료를 받은 소방공무원이 지난해에만 총 40명에 달하고 있는데 이중 19명은 전문병원에서 계속 치료중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이란 사람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사회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화재를 비롯 각종 재난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소방공무원이 접하는 현장상황은 극한의
요즘 최고의 화두인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이용하는 정치인들이 늘고 있다. SNS란 웹상에서 이용자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로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월드 등이 대표적이다. 정보통신사회가 일반화하면서 이제 인터넷홈페이지 계정을 가지지 않은 정치인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블로그를 비롯해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최고의 도구라 할 SNS에까지 활동공간을 넓히고 있다. 처음 한두 인기 정치인들이 하던 트위터링이 이젠 유권자와의 소통도구로 널리 각광을 받고 있으며 유명정치인의 경우 팔로워가 수십만명에 달하고 있을 정도다. 이 같은 SNS열풍의 와중에 김학규 용인시장이 용인시청 홈페이지에 연재중인 김학규의 생생칼럼이 지역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해 취임한 지 석 달 여 만인 9월16일 체감행정에 대하여란 제목으로 글을 올린 이래 지난 7일까지 모두 49개의 글을 올렸다. 거의 사나흘에 한 번 꼴로 글을 올린 셈이다. 공직에 바쁜 와중에도 본인이 글을 올려 시민들에게 시정보고를 하거나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이해를 구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군복무 시절
지상에서 2 성윤석 앞만 보고 갔다네 언제나 공사 중, 공사 중인 이 세상 맨홀에 빠질 뻔했다네 어두컴컴해서 배후가 보이지 않는 맨홀 우리는 누구나 그럴 수 있다네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고 집과 집을 잇는 송수관이 보였다네 그래도 나는 걷는다네 도처에 있을 맨홀 그래서 더 우리가 다치지 않는지도 모른다네 동굴 같고 다락 같고 요나의 고래 뱃속 같고 한번 멋모르고 빠지면 깊게 들어가 온몸이 망가지는 심연 같고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맨홀이 있을까 없을까 생각하며 산다네 한 번씩 뚜껑을 열고 세상을 쳐다보는 맨홀 내 심연은 어디로 갔나 여기에서 먼가 당신은 맨홀 위에서 살고 있다. 세상은 구멍투성이, 당신이 지금 서 있는 곳은 복개천 위일 수도 있고, 정화조 위 일수도 있으며, 하수관이나 지하도 위일 수도 있다. 멋모르고 빠지면 깊게 / 들어가 온몸이 망가지는 심연을 삶이라고 하자, 죽음이라고 하자, 이 지구라고 하자. 우주에서 보면 지구도 하나의 작은 구멍, 우리도 지구처럼 발을 헛디딘 것일 뿐. 성윤석 시인, 그가 서울시립묘지 관리인으로 일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공원묘지, 그 뚜껑뿐인 심연의 비탈 위에서. 박후기 시인 hoogiwo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