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67- 마지막회(한편으로 특집면 부탁합니다. 그동안 나갔던 책표지 이미지 다 넣어서) 서구문명의 폭력과 편협한 원시신앙이 빚은 비극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저자 : 치누아 아체베 /출판사 : 민음사/ 정가 : 11,000원 아프리카 문학의 거장, 치누아 아체베가 28살에 발표한 이 작품은 19세기 말 아프리카 우무오피아 마을이 폭력적인 서구 세력의 유입으로 서서히 몰락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아프리카 탈식민주의의 대표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구의 문화 침략에 나이지리아의 평온이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지를 아체베는 가능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고자 했다. 이보족의 영웅이었던 오콩고의 세상은 언제, 어떻게, 왜 산산이 부서져 버렸을까? 서구의 강압적인 문화 주입은 얼마나 많은 이들을 궁지로 몰고 참혹하게 하였을까? 우박을 ‘하늘의 물열매’라 하고, 쌍무지개를 ‘하늘의 비단뱀’으로 표현할 줄 아는 감성을 지녔지만, 쌍둥이를 낳으면 대지의 신이 화난다며 숲에 버리고, 동굴의 신이 화난다며 자신의 양아들을 도끼로 죽이는 우무오피아 부족. 원시 부족이 사물과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은 서구 문명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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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지친 입맛 깨운 ‘버섯전골’ [용인신문] 2020년에도 어김없이 더위가 찾아오고, 연이어 초복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에는 한층 더 건강식으로 복달임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어떤 음식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안성맞춤인 메뉴를 찾아 기쁜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상호는 '버섯이랑'.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백남준 아트센터’와 ‘경기도 박물관’ 근처여서 찾기 어렵지는 않지만 주차가 매장 앞 1~2대만 가능해 조금 불편하니 참고하세요. 실내는 모두 좌식으로 신발을 벗고 입장해야 해요. 보통 식당의 풍경이고 오픈 주방은 깔끔해서 마음에 듭니다. 모든 메뉴에는 버섯이 들어가 있구요, 전골류라 큰 사이즈만 있는 줄 알았는데 혼밥도 가능할 수 있게 1인용 탕도 있어 혼자서도 든든하게 몸보신이 가능하겠더라구요. 정갈하게 내어주시는 기본 찬은 소박하지만 김치부터 마른반찬 나물까지 모두 사장님이 직접 만드시고 간도 잘 맞습니다. 특히 바로 무쳐 나오는 오이 상추 무침과 호박전은 별미였는데 기본 반찬만으로도 인기 백반집이 될 것 같아요. 모든 버섯을 다 맛볼 수 있는 명품버섯전골을 주문하자 잠시 뒤에 언뜻 보기에도 10여 가지 넘은 버섯들로 가득 채워
[용인신문] 이유 없이 싫은 사람이 있고 이유 없이 좋은 사람이 있다. 이유 없이 누군가로부터 미움을 받기도 했고 이유 없이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받기도 했다. 누구나 모두를 공평히 친절하게 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이란 차별당하고 또 차별하는 존재이다. 자신이 처한 곳에서 미움을 받는다면 중이 절 싫으면 떠나듯 떠나면 그만이다. 그러나 단순이 친교모임이 아닌 자신의 꿈과 미래와 생계가 달렸다면 누구든 쉽게 벗어날 수가 없다. 그것을 알고 있는 자들은 그 약점을 이용한다. 그들은 약자에게 잠재적 폭력성을 드러낸다. 국가대표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가 목숨을 끊었다. 팀 닥터와 코치와 감독과 선배선수의 가혹행위에 시달렸다는 유언을 남겼다. 최악의 선택을 하기까지 그녀는 이들의 폭행을 고발하고 단체에 도움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다. 누구도 그녀의 호소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체육계의 비리와 폭력사태는 우리에게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지난해 유명 축구감독의 횡령과 학부모 성폭력 사건, 국가대표 빙상 코치의 지속적인 성폭력 사태로 우리의 분노 게이지는 이미 최고점에 도달했었다. 지난 9일에는 피겨 유망주의 어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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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년도 남지않은 문재인 정부 ‘최대 숙제’ 임기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승부수 던져야 미국 거부하더라도 정면돌파 의지·방안 시급 [용인신문]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었을 때 많은 국민은 한반도 평화가 성큼 다가왔다고 믿었다.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북한에 적대적인 정파와 일부 언론은 비관적인 입장을 고수했지만 거의 대다수 국민이 안도했고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고부터 한반도정세는 다시 긴장의 고착상태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틈나는 대로 북한에 대화 메시지를 보냈지만, 적극적 호응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북한은 금강산 개별관광 개성공단 재가동 등 정부의 제안에 소극적이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은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명의의 발표가 있었던 직후 3일 만에 북한은 전격적으로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통일부와 국방부에 이어 청와대도 비난 성명을 내는 등 남북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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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코로나 19는 내게도 작업의 변화를 줬다. 사람이 모이는 강연의 줄줄이 취소됐고 전시장은 문을 닫았다. 대신 홀로 카메라 들고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래서 주로 찾은 곳이 우리 북쪽 변경이랄 수 있는 파주 연천 철원 같은 곳이다. 비무장지대에 가까운 이곳은 한반도 평화에 무척 민감해 남북관계 호전과 악화에 일희일비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통일이 다가 온 것처럼 전방 GOP(관측초소)들이 폭파되더니 얼마 전에는 관계가 악화 돼 개성의 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반전이 일어나고 말았다. 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은 나 역시 주민들의 그런 분위기를 금세 파악한다. 거리에는 사람이 없고 관광객을 더욱 찾을 길이 없다. 그렇게 텅 비고 낡아가는 마을을 찍는 나도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이 사진 작업은 통일부의 ‘DMZ 지도’라는 프로젝트의 일부였다. 3년에 걸쳐 비무장지대와 인근 지역을 취재해 방대한 북쪽 변경의 정보를 지도라는 형식으로 담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되자마자 장관을 사직했고 이 사업도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면 작은 기록 사업마저 추진하던 기관의 변동으로 취소되는 판에 현지 주민들의 절실한 숙원
도토리 맛의 향연, 입맛을 깨우다 [용인신문] 올여름 더위가 유난히 심하다는데 다른 해보다 더 서둘러 찾아오기까지 했습니다. 열대야는 아직 시작 전이지만 장마철이라 끈끈하고 한낮에는 무덥네요. 원래 끼니때마다 먹고 싶은 음식이 그렇게 많은데 날씨 탓인지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 없더라구요. 그러다 우연히 다녀온 식당이 구미에 아주 잘 맞아 반가운 마음에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상호명은 ‘광교산 도토리’.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외식타운 안에 위치해 있어요. 여러 해 동안 낙지집으로, 갑오징어 집으로 사람들의 입맛에 따라 많이도 바뀐 곳이지만 이번에는 아마도 오래오래 북적이는 집으로 남아 있을것 같아요. 바뀌는 음식점마다 한두 번씩은 방문했던 장소라 눈에 익은 곳입니다. 바로 길가라 잘 보여서 찾아가는 길도 쉽구요, 주차장도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요. 실내도 예전 모습 그대로, 예전과 달라진 점은 가운데 홀은 신발 벗지 않고 테이블로 이용할 수 있어 더 편리해졌고, 사이드의 룸은 좌식으로 남겨 놓아 취향에 맞게 이용 가능하게 되어 좋더라구요. 홀에서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주방은 정말 깔금했어요. 사장님 이하 직원분들의 노력이시겠지요? 엄지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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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나의 소원은 (한)반도의 대륙화이다. 내 소원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라 하더라도 이런 소망을 가져 본 적은 있을 것이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베이징에 가서 점심을 먹고 싶다는…. 사전에서는 소원과 소망은 ‘바라고 원함’으로 같은 의미다. 하지만 일상에서 사용할 때 조금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다. 소원은 신념의 문제로, 주체자가 바라는 것으로 작동될 때 사용한다. 오래도록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으니까. 소망은 신앙과 믿음의 영역에서 작동된다. ‘바라보는’ 대상을 향한 ‘바라보기’의 타동사로서 존재한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해석의 행위일 뿐이다. 지금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가? 묻는다면, 대게는 자기 자신, 가족, 연인… 까지는 술술 나올 것이다. 그리곤 제각각 다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순간 내게 문제가 발생하면,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 죽고 못 살 듯이 사랑해도 ‘곁에 없는 이’는 소용없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대륙화는 아직 기다려야 하는가. 죽은 지 40년이 지났어도, 또 30년이 가까워도 이들을 향한 맹목적인 구애(求愛)는 여전하다. 오늘도 이들과 그들의 소원은 한결같다. ‘까부수자,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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