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지금 나라 안 소란스럽기가 심히 우려스럽다. 그 시작점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의료계 반발이 그것이다. 의대 정원을 2000명 아니 2만 명으로 한들 무슨 상관이겠냐마는, 의사들 입장에서는 그게 아닌가 보다. 대한민국 빅5라는 대형병원 전공의 선생님들의 사직서를 필두로, 의과대학 학생들 대부분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발적 휴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의 반발은 날이 갈수록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생사를 오가는 환자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에 온몸을 떨면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이 전쟁 때도 아닌데 무슨 전시를 방불케 하는 이런 사태에 대한 1차 책임은 정부에 있다. 지금까지 역대 어느 정부든 의사들하고 싸워서 이긴 정부는 없다. 왜냐, 싸움의 기술은 생명을 볼모로 잡고 있는 쪽이 반드시 이기기 때문이다. 국민의 안녕과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의무가 있는 대통령과 그 정부로서는 만약 의사들이 집단 사퇴를 한다거나 환자 진료 거부 사태가 벌어진다면, 이로인해 국민 목숨이 위협을 받는다면 대통령과 그 정부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능하면 의사들 요구는
용인신문 | 민주당 공천파동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듣도 보도 못한 신종 사자성어(四字成語)가 유행이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난 직후 민주당 후보가 17.19%p 차이로 압승을 거두었다. 당시만 해도 제22대 총선 수도권 선거에서 민주당이 절대적인 우세를 점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이 22대 총선까지 이어진다면 국민의힘은 100석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민주당은 압승을 자신했다. 하지만 총선이 40여 일 남은 현재 수도권 민심은 민주당에 등을 돌리는 흐름이 뚜렷하다. 민주당 공천이 이재명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비명계 학살로 나타나자 당내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아직 총선이 40여 일 남았지만 수도권 참패를 걱정하던 국민의힘은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가 가동되면서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순조로운 공천작업을 벌였고 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서울에서 여론조사 수치상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섰다는 조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여론조사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수도권 여론이 국민의힘이 해볼 만한 것으로 바뀐 것은 확실하다. 특히 비
용인신문 | 현기영의⟪순이 삼촌⟫을 읽기전에 ‘순이의 삼촌’이 남성이라고 생각했다. 고3 겨울방학에 처음 접한 소설은 이해불가의 내용이었다. 시간이 지나서야 제주 방언에서는 연장자를 성별 상관없이 ‘삼춘(삼촌)’이라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밭이서 죽은 사름들이 몽창몽창 썩어 거름 이듬해엔 감저(고구마) 농사는 참 잘되어서. 감저가 목침 덩어리만씩 큼직큼직해시니까” 군시절 제주 출신 한 달 선임은 고졸이었다. 대학 졸업하고 왔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내게 이 노래를 아느냐고 물었다.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녁의 땅/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살 흐르는 세월에/그 향기 더욱 진하리. 역사를 공부했다는 난, 제주 4‧3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었다. 전역 후, 제주 애월에 살고있는 그를 다시 만났다. 두 살 어린 그가 인생의 선배처럼 느껴졌다. 그는 나의 ‘도그마’를 일깨워 준 스승이었다. “제주는 제삿날이 같다. 왜 죽어야 하는지 모른 채 죽었다. 마을 고구마밭에서 한날한시에 대량 학살당했다. 도륙당한 시신이 썩어 거름이 되어 고구마 크기가 베개처럼 컸다. 흉년이어서 먹을 것이 없어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용인신문 | 시골 땅에서 괭이와 호미를 벗 삼아 흙을 일궈 씨앗을 뿌리며 세상 물정 모르도록 순박하게 살던 청년이 있었다. 그의 아비는 낙양 땅 작은 고을 현의 현령이다. 아비가 죽고 가세는 더 기울어 이름만 허울 좋은 황손가의 후손일 뿐, 가문은 으리으리하나 처지는 한미했다. 그런 그가 무武가 빛나는 황제라는 이름의 광무제가 되기까지는 민심이 있었다. “큰일을 하는 자는 작은 원한에 연연하지 않으며 오직 민심의 향배만 따를 따름이라.”라는 옛말을 가슴에 새긴 탓일까. 그는 민심을 분명하게 읽어낸 것이다. 민심을 읽어낸다는 것은 고래로 권력에서 비껴갈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면 그 어떤 권력도 민심을 거슬려서 살아남은 권력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하는 말이 민심을 일러 백성의 역린이라 부른다. 모인 것을 다 건드려도 괜찮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민심을 건드리면 건드림 당한 민심은 돌아서게 되어있다. 자유민주 국가라고 해서 그깟 민심쯤이야 했다가는 권력을 통째로 날려 버릴 수가 있다. 국민은 앞선 권력 문재인 정권에서 두 눈 똑똑히 뜨고 본 기억이 있다. 본래 정치에서 가장 매력적인 일은 권력이다. 권력에서 가장 센 것은 폭력이다. 폭력에서 가장 무서운
용인신문 | 지난해 출간된 『언론으로 본 용인 30년』은 1992년부터 2022년까지 <용인신문>에 게재되었던 기사들을 모아 편집한 책으로 용인특례시가 변모해 온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국배판 696쪽 두께가 중량감을 더해 주는 『언론으로 본 용인 30년』의 책머리에 용인특례시 이상일 시장의 축사가 실려 있어 흥미를 끈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페르디난트 퇴니스(Ferdinand Tonnies)는 『게마인샤프트와 게젤샤프트 Gemeinschaft und Gesellschaft)』(1887년)에서 인간의 사회를 게마인샤프트와 게젤사프트로 구별하였다. 자생적 의지(Wesenwille)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게마인샤프트는 대인관계가 전통사회의 풍습에 따라 정해지고 규제되며, 본래 의식적인 기도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공동사회로 농촌사회가 그 예이다. 그리고 합리적 의지(Küwille)로 이루어지는 게젤사프트는 고립되어서는 꼭 알맞은 이익을 추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서 결합하게 된 개개인들의 본질적인 계약관계로 이루어진 사회인 이익사회로 대규모 산업 조직이 그 예이다. 이제 용인특례시는 대변혁이라는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처인구 이동읍과 남사읍, 그리고
용인신문 | 이합집산: 헤어졌다가 모이고 모였다가 헤어짐을 반복하는 모습. 국어사전에 정의(定義)된 이합집산에 대한 설명이다. 22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에 익숙한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를 지내고 축출되어 개혁신당 창당작업을 준비하는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 정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여권 이탈 그룹. 이재명 대표와 대립하여 1월 11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민주당을 탈당하여 활로를 모색하는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이 얼마나 결속하느냐가 22대 총선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들이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이른바 빅텐트를 치고 결속하면 22대 총선에서 적지 않은 파괴력을 보일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문제는 이들이 과연 단일대오를 꾸릴 수 있느냐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합집산은 늘상 있었던 일이다. 정치개혁을 내세운 신당 추진 세력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주류와 결별을 선언하고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는 데서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출신성분이 다르고 총선에 임하는 셈법도 제각각이다. 이들이 당면한 총선을 앞두고 하나
용인신문 | “이권,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라는 대통령의 2024년도 신년사는 위험하다. 카르텔이란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진 기업 간의 ‘경쟁 방지 또는 완화를 위한 신사협정’을 의미한다. 사회적 약자들은 서로 단결해서 ‘조합’을 만들 수 있을 뿐 ‘카르텔’을 만들 수는 없다.우리 사회 카르텔의 가장 중요한 축은 토목건설 카르텔이다. 그들은 개발 성장 시대에 불도저로 밀어대며 부수고 짓는 일을 반복했다. 토건 세력은 이렇게 해서 부를 축적했고, 그걸 방패막이하기 위해 거대 세력을 끌어들였다. 법조 카르텔과 족벌언론 카르텔과의 제휴이다. 일부 유튜버들의 증오와 혐오의 언어들도 참혹할 지경이다. 극히 일부라고 하더라도 종교인들의 설교도 살벌하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사탄과 악마에 가까운 존재라고 외쳐댄다. 빛과 소금의 말씀이 아닌 혐오와 배타, 증오와 갈라치기는 저잣거리의 외침보다 사납게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을 통합해야 할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패거리’라고 표현하는 것은 국론 분열이다. ‘패거리’는 ‘패(牌)’를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차별과 비하, 적대 의식’이 담긴 언어이다. 국가 최고 통치자가 국민의
[용인신문] 2024년 갑진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갑진년은 육십갑자의 41번째 푸른색의 갑과 용을 뜻하는 진이 만나 푸른 용이 된 것이다. 방위는 동쪽이며, 절기로는 봄을 상징하니 일로는 물과 비를 다스려 천하를 먹여 살린다. 곧, 용에게는 사람을 살리기를 좋아하는 덕이 있다는 말이다. 순임금은 정치를 하면서 신하를 편히 대하며 백성들을 너그럽게 다스렸다는 데서 비롯됐다. 순임금의 정치를 일러 용의 정치를 했다 한다. 그의 인생사를 들여다볼 것 같으면 인생의 바닥에서 출발해서 그야말로 용상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 과정은 권모와 술수는 전혀 없었다. 오로지 덕으로만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 대하기를 부모 대하듯 했다. 그는 어려서 엄마가 계모면 아비도 의붓아비라 했던가. 서모로부터 죽을 고비를 몇 번에 걸쳐 겪어야 했고, 완악하기 이를 데 없는 고수인 아버지로부터 숱한 고초를 겪어오면서도 자식의 도리를 잃지 않았다. 어려서 보잘것없는 이런 자가 천하를 다스리는 성군이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이러하듯 천하를 호령하는 용이지만 그에게도 과거는 존재하는 법이다. 용의 시작은 물고기에서 비롯된다. 1년 중 황하강의 물줄기가 가장 세찰 때가 한 번 있다하여
[용인신문] 2023년도 이제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2024년이 되면 올해보다는 나아지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걱정이 태산이다. 가구당 1억 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는 우울한 뉴스가 서민의 가슴을 짓누른다. 게다가 노인빈곤율이 13년째 OECD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뉴스가 우울하다. 60세 이상이 곧 20%에 달하면서 초고령사회 진입이 확실시되는 한국 사회에서 노인 문제는 마냥 피할 수 없는 시한폭탄인 것이 확실해졌다. 2050년에는 60세 이상이 전체인구의 절반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접하면 더욱 우울해진다. 사회 일각에서는 ‘현재 65세로 되어 있는 노인 연령을 70세로 올려야 한다’라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노인의 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빈곤율은 13년째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역대 그 어느 정부보다 안보를 강조하고 한미일 협조체제를 중시했다. 현재 한국은 안보보다 더 중요하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 가구당 1억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압도적인 노인빈곤율이다. 대통령은 2024년부터는 외교·안보보다 민생(民生)을 우선시해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의 절대
[용인신문]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습니다’ 30년 전에 나온 광고 문구다. 광고주는 삼성이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전략의 상징과도 같은 문구는 신문과 방송에서 무차별적으로 쏟아졌다. 광고는 ‘승자독식 사회’의 선언문처럼 강렬했지만, 우리 삶 속으로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승자에게 부여되는 보상은 당연한 권리가 되었다. 다채로운 능력과 다양한 재능을 지닌 사람보다 어떤 분야의 천재가 세상을 구하는 존재로 대접받았다. 일등을 차지한 그는 자본주의 시장의 절대 신과 같은 존재였다. 승자가 차지한 독점과 독식의 세상이 물질 만능주의라는 비판이 따라왔지만 멈추지 않았다. 극단적 이기주의가 성공한 자산가의 이미지로 포장됐다. 서로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연대는 무너졌다. 이해관계가 아닌 만남은 부담스러워졌다. 고통에 대한 공감과 슬픔에 대한 나눔은 갈수록 버거워졌다. 만사형통, 자본과 권력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사회, 부의 세습으로 계층 이동 사다리는 사라져버렸다. 제로섬 사회와 하류사회, 잉여사회라고 자조하는 탄식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사회적 공감과 소통의 부재는 민주주의의 퇴보로 이어졌다. 상대에 대한 존중이 무너지는 사회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원칙을 잠
[용인신문] 일국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하늘이 내기에 앞서 시대가 부르는 것이다. 왕조시대의 세습이 아닌 다음에야, 더욱이 국민이 직접 뽑는 선출직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대통령이 나오게 되어있다. 그 시대 국민의 눈높이가 이만큼이면 이만큼에 맞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고, 눈높이가 요만큼이면 요만큼에 맞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참새가 아무리 짹짹 소리를 낸다 해서 그것이 메아리로 되돌아오는 예는 없다. 이쯤 되면 누구를 원망하고 자시고 탓할 일도 아니다. 그저 팔자소관으로 돌릴밖에 별 묘수가 없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발탁은 자신의 잘못이란 견해를 밝혔다. 여기까지만 놓고 본다면 ‘전술적 승리라도 전략적 실패가 될 수도 있다.’라고 이해되는 말이다. 그러면서 “제가 못났고, 눈이 어두웠다.”라는 말도 덧붙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가 덧붙인 고해성사를 뛰어넘는 참회록 같은 말속에는 ‘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이전의 삶으로 되돌려 보고 싶었으리라’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법. 그날 이후로 그와 그의 가족의
[용인신문] 조선 말기는 민씨 척족의 세상이었다. 그중에서 별명이 ‘망나니’라 불리는 민영주라는 사람이 있었다. 보다 못한 민영휘는 고종에게 “저 망나니를 사람 만들려면 벼슬 한자리 주는 수밖에 없겠습니다.”라며 부탁했다. 이후 민영주는 월미도 개척권을 인가받아 그 이권을 일본인에게 넘기려고 모의하는 등 수많은 부정부패에 개입하여 큰 부자가 되었다. 민영주를 고종에게 소개한 민영휘(본명 민영준)는 변신과 탐욕의 끝판이다. 중전민씨에 의해 주요 관직에 오른 그는 평안도 관찰사 시절에 고종에게 금송아지를 만들어 헌납했다. 재물을 모은 민영휘는 교육사업으로 이미지를 세탁했다. 1904년 광성의숙을 설립한 것이다. 고종은 1906년에 휘문의숙이라는 학교 이름을 내려 주었다. 조선이 망하던 시절에 일본에 빌붙었던 그는 국권피탈 당시에 일제로부터 자작의 작위를 받았다. 민영휘는 1927년 휘문 교정에 자신의 동상을 세웠다. 우리나라 최초의 동상은 여전히 휘문고에 서 있다. 1936년 조선 최고의 갑부였던 민영휘가 죽었다. 그가 남긴 재산이 6000만 원이었는데 현재의 가치로 1조 2000억 원이라 한다. 황희는 24년간 재상직에 있었다. 사관은 실록에 이렇게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