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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왕 노릇 그쯤 했으면 물러나도…

 

[용인신문] 관직에 나아가 치인이 되고자 하는 자들은 수신 공부에 큰 노력을 할애한다. 수신은 말 그대로 몸을 닦는다는 말이다.

 

“수신이 됐다”함은 나와 가족과 친족과 측근에 대해 한 점이라도 의혹이 없다는 말이다. 여기에 관한 기본 교재는 소학에서 몸 공부 마치는 것을 시작으로 논어와 맹자를 통해서 공자의 말씀과 맹자의 생각을 읽어내고, 중용을 통해서 영성을 함양시키고, 이것이 다 된 후에는 대학을 읽어 평천하의 길로 가는데 대학 책에서는 이를 삼강령 팔조목이라 한다.

 

제1강은 다스리는 자는 밝은 덕을 백성들에게 더 밝게 밝히는 것이고, 제2강은 다스리는 자는 날마다 백성들을 새롭게 하는 것이고, 제3강은 다스리는 자는 백성들이 지극한 선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여덟 개의 실천 사항이 있다. 격물 · 치지 · 성의 · 정심 · 수신 · 제가 · 치국 · 평천하가 그것이다.

 

어려서부터 이렇게 자신을 준비하고 갖추어 오지 않았다면 치인의 길로 들어서서는 안 된다. 왜냐면 그런 자들이 백성을 다스린다는 것은 곧 백성을 모독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백성으로서는 자신보다 못한 자들에게 통치를 받는 기분이 썩 달가울 리 없으니까. 일국의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사람들이 수신은 고사하고 윤리와 도덕의 함량이 저잣거리의 장삼이사보다 못한 데서야. 입으로는 백성들만 바라보고 위한다며 호랑이 씹어 물어갈 소리까지는 해댈 수는 있다. 그러나 정부의 수준이 백성들의 눈높이보다 함량 미달이라면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진정한 깨달음이란 실천하는 깨달음이다. 우화 중에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게 있다. 그것이 어찌 옷을 벗은 것만이 벌거벗었다 하겠는가. 옛말에 면장도 알아야 해 먹는다고 했다. 이제 용단을 내려야 한다. 백성들을 잘 먹고 잘살게 해 줄 것인가 아니면 나와 가족과 친척과 측근들만 잘 먹고 잘살게 할 것인가. 결국, 걸왕과 주왕은 백성들로부터 마음을 잃었다. 자신을 알고 좀 더 일찍 왕의 자리에서 물러났더라면 더 이상 추한 꼴은 안 봤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