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요 임금은 나라 다스리기를 자신보다 백성을 더 잘 위하고 더 훌륭한 성군을 찾고자 평생을 애쓴 인물이다. 그렇게 천하를 돌아 찾아내고자 애를 쓰니 당시 현자라 불리는 피의와 설결과 왕예 여타의 현자들이 입을 모아 한 사람을 천거하는데 허유라는 사람이다.
그의 사람됨은 의에 근거하여 방정하며, 나쁜 자리엔 앉지 않으며, 나쁜 음식은 먹지 않는 것으로 몸을 온전히 보전한 인물이다. 이처럼 천거와 소문을 들어 알게 된 요임금은 천하를 허유에게 선양하고자 찾아가 말하길,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 허유께서 임금이 되시면 천하는 절로 다스려 질 터이니 청컨대 천하를 맡아 주십시오.” 라고 말했다. 이에 허유가 “나는 임금 자리든 천하든 다 쓸모없으니 요임금께서는 그만 돌아가시오.”라며 화들짝 놀라 달아났다 한다.
여씨춘추에 따르면 하루는 순임금께서 요임금은 어떻게 천하를 다스렸는가를 알고자 요임금의 스승이던 선권을 찾아가 물으니 선권은 요임금을 평하길 “천하를 다스림에 가르치지 않아도 백성이 그를 따랐으며, 권면하지 않아도 천하는 평화롭고 백성은 안정되어 크게 말하거나 억지로 함이 없었으니 백성으로부터 원망의 소리도 없었다.”고 했다. 이에 순임금은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천하를 다스림에 백성 스스로 해가 뜨면 일어나서 들로 밭으로 나가 일하고 해지면 집에 돌아와 쉬면서 일이 끝나면 천지 사이를 소요하며 마음을 열고, 그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쉼을 주니, 마침내 백성은 격양가를 부르며 임금이 누구인지조차도 관심이 없었다 한다.
해 뜨면 일하러 갈 일터가 있고, 해지면 다리 펴고 맘 편히 쉴 수 있는 집이 있고, 아무 때고 풍족히 먹을 곡식이 있으니 백성으로서는 더할 나위가 뭔들 더 필요하겠는가. 임금님이 하는 일이란 게 별반 그리 큰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견디기 어려울 것 같은 힘든 일도 아니다. 그저 나라 안 백성 맘 편히 일하게 해주고, 맘 편히 쉬게 해주고, 늘 가가호호에는 하하 호호 웃음이 가실 날 없게 해주면 되는 거다. 그렇다, 말은 간단하고 쉬울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천하를 이렇게 다스릴 줄 아는 임금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오히려 성품은 악독하기가 짝이 없는데 운명이 길하여 임금 된 이가 있으니 그런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백성은 고역이 아닐 수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