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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창고 곡식을 백성에게 골고루 나눠줘야

 

[용인신문] 관이 수탈과 폭력을 일삼으면 백성은 견디다 못해 들고 일어난다. 고래로 백성의 삶은 늘 힘든 현실이다. 여기서 백성이 할 수 있는 일은 권세 있고 귀한 자들을 무서워하는 일이 전부다. 괜히 우쭐하여 저들의 눈 밖에 났다가는 그날 저녁밥 맘 편히 먹기는 어렵다.

 

강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는 참으로 달콤하기 이를 데 없는 말은 고전의 경전 속에서나 죽어 간지 오래다. 그래서 백성의 일이란 의무적으로는 영토 안에 살면서 의무를 다해야 하며 권리적인 면에서는 영토밖에 거하는 성문 밖 백성인 것이다. 자고로 백성이 가난한 것은 뭐라고 둘러댄다 해도 임금의 무능이 맞다.

 

공자님 훨씬 이전 시대의 이야기이지만 한때 임금님 따위가 나에게 무슨 소용 있으랴, 이렇게 잘 먹고 잘살고 아무 근심이 없거늘, 하면서, 땅바닥에 드러누워 손가락 톡 톡 튕기며 격양가라는 노래를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고 글 속에는 전한다. 참으로 꿈같은 소리 임에 분명하리라. 어쩌다가 정치가 백성을 잘 먹고 잘살게 못 하는 정치가 된 걸까.

 

노자는 도덕경 27장에서 이렇게 말한바 있다. 사람은 사람대로 쓰임이 있고, 그릇은 그릇대로 쓰임이 있나니 이를 잘 알아서 사람이든 그릇이든 그 용도와 처지에 맞게 잘 쓰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라 했다. 이 말은 본래 공자님께서 꿈속에서라도 뵙고자 학수고대 하셨다는 주공의 말로 기억되는바, 정치라 함은 견인지명이라 하여 사람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 하고, 용인지재라하여 사람을 쓸 줄 아는 역량을 가져야한다.

 

삼국지 촉한의 황제 유비현덕의 사조 정현의 말에 따르면 한사람이 모든 것을 갖추기를 기대하지말고, 여러 사람의 작은 능력이언정 하나하나를 끄집어 내어 쓸줄 아는 것 그것이 정치라했다. 그러하기에 정치인들은 뭐가 됐건 국가의 이익과 더불어 국민의 행복을 만들어줄 의무와 권리는 있는 것이다.

 

철인 순자가 젊은 날 생계유지를 위해 곡식 창고지기를 했다 하는데 창고에 쥐로 곡식이 많이 축난다 하니 창고지기 상관인 쇳대가오리가 말한다. “쥐가 어느 정도는 먹을 수 있다. 그러니 그정도는 놔두시게.” 그렇다, 곡식 창고에 쥐가 한 마리도 없다면야 얼마나 좋으랴마는 그건 꿈에서나 가능한 일일테고, 그 시대에도 곡식창고에 빌붙어 뜯어먹는 자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함을 감안하고서라도 정치라함은 그 곡식 창고의 곡식을 쥐들만 배불리 먹게 놔둘 것이 아니라 백성에게도 골고루 돌아가게 해야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