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민선8기 이상일 집행부가 출범한 지 2년이 지났다. 4년 임기 중 반환점을 맞은 셈이다. 지난 2년 간 용인시는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반도체 신도시 지정,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 대형사업에 따른 후속 인프라 조성 등 남은 과제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용인시장 집무실에서 이 시장을 만나 국가산단 및 교통 인프라 조성 현황 및 앞으로의 시정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주요 내용을 발췌 보도한다.(편집자주)
Q) 민선8기 4년 임기의 반환점에 섰다. 소회는?
= 기자와 국회의원 등을 역임하면서 선출직 공직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민생’이다. 대부분 이 ‘민생’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지난 2년간 시장으로 일 해 보니, 진짜 민생을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입법 활동과 예산 확보 등을 통해 민생을 실천하긴 하지만, 지자체장 만큼 체감하지는 못한다. 지자체장에게 ‘민생’이란 관념적 가치가 아닌 체감적 현실이다. 2년 간 생애 처음으로 3번씩이나 링거를 맞는 등 몸은 힘들었지만, ‘민생’의 현장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꼈다.
Q) 지난 2년 간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 용인특례시장 취임후 212건의 공약사업을 확정했고, 이 중 93%가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공약 대부분이 추진되는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지만, 공약에 없던 초대형 성과들을 다수 이뤄냈다.
가장 큰 성과는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및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이동읍 반도체 특화 신도시 조성, 지방도 315호선 지하차도 건설 등이 대표적인 비공약 성과다.
또 지난 1979년 지정된 뒤 45년 동안 지역 발전을 저해했던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도 큰 성과 중 하나다. 반도체 국가산단 지정을 이끌어 내면서 도로와 철도, 상수원 보호구역 등 용인을 위한 큰 성과가 연쇄적으로 나오고 있다.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유치는 용인을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중심도시로 입지를 굳히고, 수십 년 먹거리를 만들어 냈다. 가장 큰 결실이다.
Q)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관련, 교통 대책과 보상 및 이주 대책 진행 상황은?
= 정부가 용인시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만큼, 용인이 세계적 반도체 중심도시로 성장하는 것은 명백하다.
일각에서 산단 예정지 주민들의 이주 문제나 교통난 등의 문제를 우려하는데, 이동·남사 국가산단 조성은 그런 우려를 접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우선 정부는 주민과 기업에 적절한 보상과 이주 대책에 대한 용인시의 요구를 받아들여, 산단 구역을 36만여㎡(약 11만 평)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주자 택지를 확보토록 했다. 산단 구역 내 70여 곳의 기업에 대한 이주 부지도 곧 확보할 것으로 본다.
교통 문제 역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해 이동 신도시 조성계획을 발표하며 선(先)교통-후(後)입주 원칙을 밝혔다.
Q) 용인시 현안 해결 사안 중 다수가 시장 인적 네트워크로 해결되면서, 시장 개인기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는데?
= 시장 한 사람 바뀌었을 뿐인데 시가 큰 발전을 했다면 그건 시의 복이지 개인기에 의존한다고 탓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일하는 방법을 잘 알기에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또 누구보다도 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기에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면서 용인시 발전에 필요한 많은 일을 했다.
당선인 신분 때부터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반도체 인프라 구축 등을 대통령실과 중앙정부 관계자들에게 설득해 왔다.
공약인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 역시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을 연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원희룡 전 장관을 비롯한 국토교통부 관계자에게 적극 설명했다. 현재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의 필요성을 인정해 민자사업 추진을 위한 적격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직원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은 직원들에게 맡긴다. 직원들이 할 수 없는 일,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부분 등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내가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또 직원들에게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함께 뛰고 있다. 이런 식으로 몇 년 열심히 하면 직원들도 일하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고, 그러면 조직 전체가 능률적으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한다.
Q) 특례시 권한 확보를 위한 특별법 입법 진행 상황과 용인특례시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사안은 무엇인가?
= 울산광역시와 용인특례시의 인구 차이는 불과 2만여 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울산은 광역시라는 이유로 공무원 수는 용인의 2.2배나 되고, 예산은 1.4배나 된다.
광역시급 행정수요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2022년 1월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를 특례시로 승격시켰다. 그러나 권한 일부만 이양됐을 뿐 아직 특례시가 가져야 할 실질적인 권한이 거의 넘어오지 않았고, 재정지원도 크게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동 청사 하나를 짓는데도 경기도 승인을 받아야 하고, 속도를 내도 부족한 반도체 산업단지 인가조차 심의권을 쥔 도가 심의를 끌고, 재심을 요구해 시간이 늘어지기도 한다. 지방분권이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지방 분권을 위한 권한 확대가 시급하지만 한 건, 두 건 해결하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이를 해결하려면 특별법을 제정해야 하는데, 특별법 제정은 그동안 큰 진전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특례시 지원 특별법’을 제정 의지를 밝히면서 행정안전부와 지방시대위원회, 4개 특례시가 ‘특례시 특별법 제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입법에 의지를 보인 만큼 실질적인 사무 권한과 행·재정적 권한까지 확보할 수 있는 특별법이 22대 국회에서 제정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려고 한다.
Q) 용인 4개 선거구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당선됐다. 시정 발전을 위해 이들과의 정례적인 만남을 구상하고 있는가?
= 선거 이후 당선인 4명과 낙선한 후보 네 분을 모두 각각 만났다. 당선된 국회의원 4명 중 이상식·손명수·이언주 의원은 평소 친분이 있던 분들이다. 부승찬 의원도 개인적 인연은 없었지만 지인들과 가까운 분이라고 들었다.
시정 발전을 위해, 또 시민들의 이익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면 누구든 만날 수 있다. 그분들이 용인특례시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뛴다면 고마운 일이고 환영할 일일 것이다.
다만 그분들의 정치 일정이나, 바쁘게 돌아가는 용인특례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정례적인 만남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시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들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다양한 부문에서 지원해 주길 바란다. 특례시 특별법 제정이나 지난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전력망 확충 특별법’ 조기 처리 등이 그런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이나 정치나 국가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 증진을 목표로 하는 만큼 용인시와 시민을 위해 한 마음으로 뛰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남은 임기 동안 꼭 하고 싶은 일은?
= 시정 비전에 ‘용인 르네상스’를 넣은 것처럼 교육은 물론, 문화·예술·체육 등 전 부문이 융성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대통령께서 용인 인구가 앞으로 15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용인이 단순히 특례시를 넘어 광역시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란 뜻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앞으로 지속해서 팽창하고 발전하는 도시의 기틀을 닦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L자형 3축 도로망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시 전역을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 등으로 촘촘히 엮어 시 전역에서 판교나 강남까지 30~40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교육과 관련해선 반도체 고등학교 설립을 확정한 데 이어 과학고와 예술고 유치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첨단 IT 전문인력이 대거 유입되는 것에 맞춰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여건을 갖추려는 것이다.
이처럼 도시 전반에 걸쳐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후반기에 그런 정책들이 이어 나가기 위해 경주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