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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

무연고·고독사 남의 일 아니다

장례 치를 사람 없는 무연고 사망자
용인서 최근 6년새 10배 넘게 폭증
공영장례 통해 최소한 존엄성 지켜
나홀로 숨져 뒤늦게 발견 고독사도↑
용인시 AI안부든든 서비스 ‘파수꾼

무연고 사망자 M모 망자의 장례 모습(용인시사회복지협의회 시니어 해오름봉사단 회원이 빈소를 지키며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용인신문 |  최근 무연고 사망자 급증 및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는 물론 자치단체의 관심과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다. 2025년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지만 이는 비단 고령자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편집자 주>

 

# 무연고 사망자 급증

사망 후 시신 인수를 거부해 장례를 치를 사람이 없는 무연고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연고 사망자는 5415명으로 2012년 1000명이었던데 비해 10년 새 5배 이상 증가했다. 용인시의 경우도 2018년 5명, 2019년 6명이었으나, 2024년 10월 말 현재 52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  6년 새 10배 넘게 증가했다.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시신 위임 사유는 관계 단절이 가장 많다. 뒤를 이어 경제문제, 경제와 관계 단절의 복합적 요인 순이다. 그 밖에도 70~80대 고령자가 사망자인 경우, 가족도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서 장례를 직접 치르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일체 연락을 끊고 홀로 살다가 무연고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신을 인수하려면 장례비 부담이 큰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평균 장례비는 약 1300~1400만 원 정도 소요된다. 이에 더해 만일 사망 직전까지 병원에 입원했을 경우에는 평균 300~500만 원의 병원비가 든다. 게다가 평균 30일 정도의 시신 안치료로 평균 300만 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이처럼 경제적 비용이 소요되는데다 몇십 년 동안 연락 한 번 하지 않았던 관계라면 상황이 어렵기 마련이다.

 

# 공영장례제와 무연고 사망자의 마지막 존엄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제를 정부차원에서 도입, 장례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 약 95%의 지자체가 ‘공영장례 조례’를 만들어 망자의 시신을 처리하고 있다. 용인시 공영장례는 지역 내 업무협약을 체결한 장례식장 6개소에서 무연고 사망자 장례 절차의 모든 것을 위탁받아 처리하고 있다.

 

지난 9월 초, 용인기흥장례예식장에서 무연고 사망자 M모 망자의 장례가 있었다. 용인시사회복지협의회 시니어 해오름봉사단 회원들이 빈소를 지키면서 하늘나라로 가는 마지막 길을 따뜻하게 배웅했다.

 

지난 9월, 용인도시공사는 추석을 기해 용인 평온의 숲에서 가족과 연고자 없이 홀로 생을 마감, 무연고 안치단에 안치된 1566구의 무연고 사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들의 삶을 기리는 합동 추모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무연이란 ‘인연이 없는 것’ ‘관계가 없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사회와의 관계를 잃고 무연사하는 걸까. 혈연, 지연 등 다양한 인연이나 유대를 사는 동안 어떻게 해서 잃은 걸까.

 

윤상형 용인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옛날에는 3세대가 함께 사는 ‘3세대 동거’가 상식이었지만 ‘핵가족화’ 시대를 지나 요새는 혼자 사는 ‘독신’ 시대로 변했다. 2025년 초고령 사회 진입을 바로 앞두고 있는 현재 독거노인 증가 등 혼자 사는 인구가 많아질수록 무연사도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가족이라고는 해도 사이가 멀어져 뿔뿔이 흩어지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 고독사란?

 무연고 사망과 비슷한 것이 고독사다. 고독사는 대한민국의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항에 의하면 가족, 친척, 친구, 지인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대한민국 기대수명이 2022년 현재 82.7세지만 이에 못미치고 죽음을 홀로 맞이하는 고독사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고독사가 주로 고령층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50~6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놀라움을 준다. 50~60대의 고독사는 매년 전체 고독사의 53%~60%에 이를 만큼 심각한 수준이며, 이 중 60대 고독사 증가율이 빠른 증가를 보이고 있다. 100세 시대가 무색할 정도로 평균 기대수명인 82세에도 훨씬 못 미친 20~30년 일찍 사망하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4.5%에 이르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이중 31%가 50~60대다. 이 연령층은 퇴직과 함께 사회적 역할이 없어지면서 사회적 관계망이 없어지는데다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는 경우도 많아 고독사로 생을 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고독사도 전체 고독사 중 20~30대 비중이 6.3~8.4%에 달해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 고립감과 경제적 어려움, 가족관계 단절 등 다양한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그밖에도 노인과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이 고독사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아 사회적 주의 관심이 필요하다.

 

용인시에서는 AI안부든든 서비스를 비롯해 읍면동 복지 담당 공무원과 지역보장협의체 회원 등이 나서 전화를 통해 안부를 수시로 전하는 등 고독사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한 달에 한 번 반찬을 전달하고, 전화를 해도 고독사를 막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영국에는 외로움부가 있고, 서울시는 마음편의점을 시범 운영한다고 한다. 심층적이고 따뜻한 대면 접촉을 통해 고립과 은둔을 막는 다양한 방법 모색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