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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트럼프 맞춤형 골프연습… 우리 외교의 민낯

김민철(칼럼니스트)

 

용인신문 | 지난 11월 10일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2년 반 동안 윤석열 정부를 돌아보면 가장 많이 거론된 것이 오만과 독선, 검찰 편중 인사, 김건희 의혹, 의료대란, 여야대화 실종, 대통령 거부권, 친일 굴욕외교 등등이다. 근래 들어서는 명태균을 둘러싸고 모든 언론이 그의 발언에 따라 춤을 추는 사태가 벌어졌다. 반면 야당은 특검 추진과 이재명 대표 재판으로 윤석열 정부 임기 절반을 투쟁으로 지새웠다. 반면 경제는 엉망이고 대한민국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비틀거리고 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민생 3중고에 시달리는 서민경제는 IMF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다.

 

이러한 가운데 11월 14일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세 번째로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특검에 반대하고 윤 대통령은 이번에도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하다. 국민의 다수는 김건희 특검에 찬성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막무가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의 나라 전쟁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민심이 흉흉하다. 방송언론은 우크라이나가 발표한 미확인 첩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투에 투입되어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난리법석이다. 만에 하나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선에 참전했다고 해도 그것은 러시아-북한 간의 군사조약에 따른 것으로 우리가 상관할 바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17%로 떨어진 가운데서도 17%중 23%는 윤 대통령이 가장 잘하고 있는 것을 외교로 꼽았다는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보고 말문이 막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동안 잘못한 일이 대부분이지만 그중에서 가장 잘못한 것 한 가지를 꼽으라면 외교다. 윤 대통령은 한미·한일 정상회담은 수없이 했으면서도 정작 주변 4대 강국의 하나인 중국·러시아와는 단 한 차례도 정상회담을 열지 않았고, 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과도 대화 노력은 커녕 강경일변도의 대결노선을 고집했다. 윤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에 편중되다 못해 종속된 외교를 펼치는데도 국회의 절대 다수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외교를 지적하고 바로 잡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미국과 NATO가 주도해온 국제질서를 참다못해 BRICS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우스’가 거대한 경제블록을 추진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물론 야당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캐치프레이즈로 워싱턴의 이단아 트럼프가 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고 연방의회 상·하원을 장악했다. 트럼프 2기는 미국 우선주의를 더욱 노골화하고 동맹국을 상대로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바이든의 압력에 굴복하여 중국과 반도체 협력을 중단하고 미국에 직접 투자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한국의 대기업은 바이든의 요구대로 미국에 120조 원에 달하는 직접투자를 했지만, 연방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 틀림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보다 비서방 글로벌 사우스 국가로 시장을 확대하는 경제외교에 치중했어야 한다. 아울러 우리 대기업이 미국이 아닌 국내와 BRICS에 더 많이 투자하여 안정적인 미래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도왔어야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무장관에 마르코 루비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크 왈츠가 내정되었다. 윤곽을 드러내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인선을 보면 여전히 네오콘 강경파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대외 전략이 바이든 행정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 소식을 듣고 8년간 놓았던 골프채를 잡았다고 한다. 골프광인 트럼프를 대비해서라는 대통령실의 설명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네오콘이 존재하는 한 미국은 스스로 몰락할 때까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의 외교 노선을 변화시켜야 한다. 미국만 바라보는 일극 외교에서 다극 외교로 전환해야 한다. 윤 대통령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제발 외교만이라도 균형을 갖추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