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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

초·중·고교생 ‘숏폼 중독’… 학습 악영향

여성부 매체 이용 실태조사… 청소년 94.2% “숏폼 본다” 응답
초등생도 88.9% ‘심각성 방증’… 인터넷·모바일 메신저 추월

용인신문 | 국내 청소년들이 이른바 온라인 숏폼(짧은 동영상)에 중독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그동안 문제가 됐던 흡연과 음주 중독 등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등을 통한 새로운 중독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1일 ‘2024년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 이용률이 가장 높은 매체는 숏폼 콘텐츠로, 응답자의 94.2%가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터넷·모바일 메신저(92.6%), 인터넷 개인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91.1%)를 앞선 수치다.

 

2년마다 진행되는 이번 실태조사는 전국 17개 시도 초등학교(4~6학년),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1만 505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에는 조사 문항에 숏폼 콘텐츠,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이 처음으로 추가됐다.

 

조사에 따르면 숏폼을 즐기는 현상은 초등학생 때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숏폼 콘텐츠 이용도가 88.9%를 기록, TV 방송(88.7%), 인터넷 개인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87.7%) 등 다른 모든 매체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된 것. 중‧고교생은 인터넷·모바일 메신저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숏폼이 2순위다

 

김지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결과보고서에서 “2010년 이후 출생한 이른바 ‘알파세대’는 텍스트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짧고 압축적인 숏폼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며 “아직까지 학습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없지만 향후 청소년기 학습과 관련이 있을지에 대해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숏폼’ 등 미디어 중독을 우려하고 있다. 김은형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환경과장은 “미디어 사용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지난해부터 미디어 과의존 치유 캠프 대상을 초등학교 1학년으로 확대 했다”고 밝혔다.

 

△ 음주·흡연 비율 ‘감소’

이번 조사결과 청소년의 미디어 중독은 심해진 반면 음주·흡연 경험률은 이전 조사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고교생의 음주 경험률(최근 1개월 기준)은 12.1%로 2022년 13.7% 대비 1.6%포인트 감소했다. 흡연 경험률도 이 기간 4.2%에서 2.4%로 줄었다.

 

김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어른을 흉내 내고 싶다는 호기심에 흡연과 음주를 경험했지만, 지금은 본인이 원해서 흡연과 음주를 하는 시대”라며 “흡연·음주가 '동기 측면'에서 이전 세대보다 더 심각해졌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학교폭력(학폭)’ 피해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이유는 과거와 달리 폭력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민감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청소년 폭력 피해율은 22.6%로 이전 조사 16.3% 대비 6.3%포인트 증가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욕설이나 무시하는 말을 들음’이 16.0%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에서 욕설이나 무시하는 말을 들음’과 ‘손발 또는 물건으로 맞거나 그로 인해 다침’이 각각 9.1%, 7.5%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여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올해 수립하는 제5차 청소년 보호종합대책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최근 청소년을 둘러싼 온·오프라인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청소년이 다양한 유해 요인에 노출되고 있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청소년 유해환경에 대한 보호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도내 한 지자체의 숏폼 컨텐츠 제작 홍보 시안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