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고질적인 병폐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최근 수원지법 형사11부는 배임수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용인 보평1지구 전 조합장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8억 8000여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공사비 증액 대가로 뒷돈을 건넨 시공사 서희건설 전 간부 등 관련자들에게도 실형이 선고됐다. 이번 판결은 서민의 절박한 주거 염원을 사익 편취의 수단으로 삼은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범죄 수법은 대담했다. A씨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시공사와 분양대행사 등으로부터 공사비 증액 및 수주 대가로 총 23억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실제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공사비 증액분은 142억 원 수준이었으나, 이들의 뒷거래를 통해 공사비는 무려 385억 원으로 부풀려졌다. 정상적인 증액 규모보다 243억 원이나 더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탐욕의 결과는 고스란히 987세대의 조합원들에게 전가됐다. 조합원들은 최초 책정가보다 평형별로 1억~2억 원의 추가 분담금을 떠안게 됐다. 무주택자나 소형 주택 보유자였던 이들이 일반 분양자보다 비싼 가격에 입주하게 된 역설적인 상황은 지역주택조합 제도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 분담금을 감당하기 위해 상당수 조합원이 배달과 아르바이트 등 생활고에 시달리는 동안, 조합장은 뒷돈으로 호화 생활을 누렸다니 법적 처벌과는 별개로 사회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이러한 비리가 보평1지구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는 점이다. 시행사들은 미분양 리스크를 피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확보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조합 방식을 선호한다.
현재 용인시에서 조합주택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이미 착공한 주택조합들이 많은 이유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우려스러운 것은 수지구에서 오래된 아파트에 대한 리모델링 사업만 5곳이 승인되었고, 이 또한 조합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조합 방식 확대는 잠재적 피해자를 양산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
지역주택조합은 서민들에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순기능이 있다. 하지만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조합장과 시공사 간의 유착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를 구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치명적 약점이 있다.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조합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외부 감사 의무화, 공사비 증액 시 공공기관의 검증 절차 도입 등 실효성 있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 또한 비리 연루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해 범죄 수익을 철저히 환수하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용인시도 인허가 과정에만 머물지 말고, 사업 전반에 걸쳐 조합원의 권익이 보호되고 있는지 상시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