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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사람

40억 대신 1만6530㎡의 녹지를 지키다

5년간의 긴 싸움…”녹지위는 공원이 완공 될 때까지”
만남/성복동녹지보존위원회 위원장 임병준

   
 
“자연 환경을 지키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할일입니다”

수년 간의 긴 투쟁으로 성복동 응봉산의 자연을 주민들과 함께 지켜 낸 성복동녹지위원회 임병준 위원장의 한마디다.

임 위원장은 지난 5년 간 용인시와 건설사를 상대로 응봉산 자연 환경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벌여 아파트가 들어설 위기에 처해 있던 1만6530㎡의 녹지를 공원으로 조성키로하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것이 지난 10월의 일이다.

이에 앞서 녹지위에서는 지난 7월 “일레븐 건설은 8월 말까지 원고들에게 40억원을 지급할 것”을 조정 권고 했다. 그러나 LG빌리지 주민 519명을 중심으로 한 녹지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녹지를 요구했다.

또한 지난 8월 서정석 용인시장을 면담하고 소송의 패배와 상관없이 녹지보존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계속해 민원을 제기할 것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 후 1개월 여만에 용인시와 건설업체에서는 성복동 68-1외 12필지 아파트건설 예정지 6만8435㎡ 중 1만6530㎡(약 670억원) 부지에 공원을 조성한다는 안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임 위원장은 “처음 출발할 때부터 10%의 가망성만이 보이는 싸움이었지만 5년 이라는 긴 시간 동안 주민들이 투쟁해 온 본래의 목적을 돈 과 바꿀 수는 없는 일이었다”라며 “비록 당초 지켜 내고자하는 규모는 아니라해도 1만6530㎡ 녹지를 지킬 수 있었으며 일레븐 건설이 막대한 분양 이익을 포기하며 공원 조성에 합의 해 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녹지위원회의 이 같은 성과는 특정지역에 아파트 공사가 시작된 뒤 아파트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행정기관의 처분에 이의를 제기해 녹지공간 보전결정을 이끌어 낸 특이한 사례로 전국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각종 언론을 통해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5년의 긴 세월 동안 녹지보존을 원칙으로 뜻을 굽히지 않는 녹지위에 뜻하지 않는 질타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에 대해 임 위원장은 ‘녹지보존’이라는 순수한 투쟁의 목적을 밝히며 지금까지 강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어떠한 타협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 위원장은 “녹지위원회 자체를 자생단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녹지보존’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녹지위에서는 그러한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의 시선보다도 당초 1만평의 녹지를 지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녹지위원회에서는 위와 같은 이례적인 투쟁의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까지 자신들의 일이 다 끝난 것은 아니라고 전한다.
임 위원장은 “법원 조정안 제2항에 보면 ‘공원의 조성방법에 관한 원고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항목이 있다”며 “공원 조성이 완공 될 때까지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공원 조성이 마침 내 끝이나면 그 시점이 녹지위원회의 일이 끝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년간의 끝이 보이지 않는 투쟁의 결과 순수성에 대한 의심까지 받으며 이끌어 낸 성복동 응봉산의 녹지. 임 위원장을 필두로 500여명의 주민들이 보여 준 단결과 용기는 참다운 환경운동의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