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소박한 정서를 노래해서 그럴까. 민속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음이 순박하고 여유롭다. 자신의 손에 움켜쥐려 하기보다 있는 것을 다 내어주는 넉넉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 가운데 팔도소리맥 예술단(용인시자봉전통예술단·단장 주현)이 있다. 양로원과 병원, 용인시장애인복지관, 경로당 등을 찾아 예술 공연으로 문화적 감성으로 봉사하고 있는 팔도소리맥 예술단. 그들은 금요일은 무료 공연을 위해 어김없이 짐을 꾸린다.
팔도소리 예술단을 만들어 자신이 배운 소리를 통해 어렵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희망의 가락을 안겨준 사람은 단장 주현씨다.
주 단장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용인시노인복지회관, 유림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 등 용인과 이천을 오가며 우리 소리 수업을 진행한다. 우리 소리를 전수하고 제자들과 함께 뜻을 모아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나선다.
그는 수년전 교통사고로 죽음을 눈앞에 둔 적이 있었다. 이런 계기가 그에게는 봉사의 길을 열어 주었다고 한다. 소리 공부를 마친 그는 우리 소리를 알리고 우리 소리로 삶의 희망을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 팔도소리맥 예술단을 꾸리고 자신에게 전수 받은 이들과 함께 과감하게 봉사의 길을 택했다.
주 단장은 “단원들 모두 개인 생활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 연습하고 스스로 찾아나서는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며 “금전적인 지원이 전혀 없는 가운데 소리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한마음이 된 모습을 볼 때면 자랑스럽고 고마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전했다.
고전무용, 섹스폰 공연, 노래 공연, 스포츠 댄스, 사물놀이, 우리소리 공연 등 다양한 분야의 47명의 단원들이 금요일마다 찾는 곳은 주로 어르신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예술단에서 기획한 공연은 자매결연을 맺고 꾸준히 찾아가는 6곳을 포함해 정신병원이며 양로원, 요양원 등등을 찾아 공연을 펼치다.
주 단장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손을 잡아주시며 가지 말라고 하시는 어르신들을 뒤로하려면 힘든 게 사실이지만보람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전했다.
우리의 춤과 노래를 소시민들에게 알리고 전하기 위해 해 온 공연 횟수가 수백회에 이른다. 그러나 민요를 부르고 우리 가락에 맞춰 춤을 추는 단원들은 공연에 필요한 소품이나 의상등을 손수 준비하고 이동 차량도 각자가 알아서 제공한다.
어렵게 어렵게 짐을 가지고 도착해 공연을 하다보면 주 단장은 미안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공연이 끝나고 돌아가는 단원들에게 교통비라도 쥐어 주고 싶은 것이 그의 마음이다. 공연요청을 받고 민요 팀들과 자주 무대에 오르지만 넉넉하지 못하다. 먼 거리에서 무거운 의상과 소품들을 가지고 그저 노래하는 것이 좋고, 봉사하는 것이 좋아 함께 해주는 이들이 그저 고맙고 안타까울 뿐이다.
주 단장은 “공연단 이동을 위해 개인적 비용으로 중고 버스라도 하나 장만 하려고 한다”며 “아무리 어려워도 찾는 이가 있는 한 예술단의 무료 공연은 계속 이어 질 것”이라고 전했다. 팔도소리맥 예술단의 열정과 사랑이 우리의 소리를 계승시키고 또한 소외된 사람들에게 신명나는 삶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