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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커피나무 꽃 피우다

용인 커피나무 희정농장

                                -영상취재,제작/백승현 PD ytvnews@hanmail.net 

용인신문 탐방  -취재/김종경 발행인 iyongin@nate.com

      한국산 커피나무 원조를 아십니까?  

“지금 커피나무 꽃이 만발했습니다. 한번 오시죠.”

용인에서 커피나무를 대량 재배하고 있는 젊은 농장주 임희정씨가 전화를 걸어왔다. 지난 봄 취재 당시엔 커피나무에 꽃이 없었던지라 꽃이 피면 다시 한 번 가겠다고 약속했었다.

방문하기로 했던 일요일엔 온종일 폭우가 쏟아져 월요일 오전으로 미뤄졌다. 하루 전날보단 못하다고 했지만, 제법 꽃이 남아있던지라 한동안 커피나무 꽃을 카메라에 담았다. 커피마니아인 기자 역시 꽃을 제대로 보기는 처음이었다.

사진취재 후 임 대표와 점심식사를 하면서 커피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진지해졌다. 농장 측은 지역사회에 적잖은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다. 커피나무를 재배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정작 등잔 밑이 어둡다고 인근 화훼농가들은 물론 지역사회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지역사회의 무관심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한 농장 측 책임도 있겠지만, 용인시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한 행정기관의 무관심도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용인신문 보도이후 지역사회 곳곳에서 관심을 보이는 모양이다. 어느 카페거리에서는 커피나무를 이용한 커피축제기획을 진행이라는 소식도 들려왔다.

대화중에 여러 가지 아이템이 오갔고, 기자는 이왕이면 한국산 커피나무의 원조가 용인시인 만큼 적극적인 홍보마케팅 전략을 세워보자고 제안했다.

물론 농장 측의 힘만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기에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이미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강릉커피축제나 제주도의 커피테마파크는 관광 상품화로 성공한 케이스이다.

그런데 국내산 커피콩 생산의 원조이자 메카를 자임하는 강릉지역 커피나무들이 용인 태생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용인이 친정인 셈이다.

제주도 역시 오래전 커피박람회에 나갔던 용인의 희정농장을 벤치마킹했고, 이젠 커피콩 생산은 물론 커피테마파크 마케팅으로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왜 용인시에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지 안타깝다.

2009년 처음 열린 강릉 커피축제 방문객수는 비공식 집계로 20만 명, 강릉톨게이트 통과차량만도 10일간 자그마치 8만6860대. 지난해 가을 제2회 때는 1만여 대가 늘어났다고 한다.

경제적 파급효과만도 15억원. 한국사회의 커피 열풍은 점점 거세지고, 그 만큼 커피는 강릉시의 효자상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과정을 보면 처음엔 커피의 명인들이 자생적으로 터를 잡기 시작했고, 이를 지켜보던 강릉시가 커피축제를 기획해 적극 지원한 결과다.

또 얼마 전 제주도에서는 한라마운틴이라는 커피브랜드까지 만들어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대학에서는 커피관련 학과가 개설되고, 지자체는 관광 상품과 연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으니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모양새다.

일본도 커피생산지가 아니지만 로스팅 기술의 고급화로 고급 원두를 수출, 전 세계의 커피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탈리아나 미국 시애틀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용인시는 어떻게 해야 될까.

용인의 희정농장에서만 판로를 걱정하는 커피나무가 3만 그루 넘게 자라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산 커피나무의 원산지라는 명예조차 잃어버릴 판국이다. 이제라도 누군가 용인이 한국산 토종커피나무생산지의 메카임을 알리는 작은 축제라도 시작하면 어떨까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