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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동엽봉제(桐葉封弟)

우농의세설

-오동잎으로 동생을 제후에 봉하다.-


은(殷)나라를 쳐서 멸하고 주(周)나라를 세워 천자가 된 무왕(武王)은 천자가 된지 2년 만에 죽는다.
뒤를 이어 태자 송(誦)이 위에 오르니 그가 성왕(成王)이다. 성왕이 나이가 어리므로 무왕의 동생이자 어린 성왕의 숙부인 주공(周公) 단(旦)이 7년여에 걸쳐 섭정(攝政)으로 나라를 다스리다가 조카인 성왕이 말 귀를 알아들을 쯤에 이르자 천자의 권한을 어린 조카에게 되돌려주고는 그 자신은 신하의 자리로 돌아오니 조카인 어린 성왕은 숙부인 주공에게 곡부(曲阜)를 식읍(食邑)으로 내린다.

이와 똑같은 사건이 요즘 관상이란 영화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수양대군과 단종과의 관계다. 훗날 수양 숙부는 주공 단과는 달리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한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어느 날 천자의 자리에 오른 어린 조카는 동생인 당숙(唐叔) 우(虞)와 오동나무 아래서 함께 놀다가 오동잎이 떨어지자 그 잎을 주워 장난삼아 이렇게 말을 한다.

"짐(朕)은 너를 진후(晋侯)에 봉한다. 이 오동잎은 너를 진후(晋侯)에 봉(封)하는 규(圭)니라." 옆에서 이 모습을 우연히 지켜보게 된 숙부 주공은 정색을 하면서 아뢴다. "천자께서는 말씀이 너무 과하십니다." 하니 천자인 성왕이 말한다.
"장난으로 해본 소리이니 숙부님은 너무 염려치 마소서." 이에 숙부인 주공은 옷매무새를 바르게 하고는 아뢴다. "신이 듣기론 저자거리의 필부는 이언(二言한입으로 두 말 하는)이 없으며. 전장의 장수가 거하는 진중에는 허언(虛言)이없으며 천자에게는 희언(戱言)이 있을 수 없다. 들었습니다. 천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역사에 기록되고 예로서 천자의 말을 노래하고 선비는 칭송을 하는 것입니다(臣聞之 天子無戱言 天子言 則史書之工誦之士稱之). 사기진세가(史記晉世家) 여씨춘추(呂氏春秋) 중언편(重言篇)이에 크게 깨달은 어린 천자 성왕은 동생 우(虞)를 진후(晋侯)에 봉(封)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말 들을 너무 쉽게 했다. 사는 게 팍팍하다보니 말이라도 풍성해보자는 뜻도 있겠지만 덕담이야 다소 과장된들 어찌 허물이라 할까마는 문제는 잘못에 대한 면피용으로 죄송(罪悚)이란 표현을 너무 쉽게 한다. 죄송하다 할 때 죄는 눈목에 아닐비의 합성어인데 눈을 뽑아낸다는 뜻인데 몰랐으면 모를까 알고서는 못 쓸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