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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한번 집나간 개는 또 나간다

우농의 세설

사마천은《사기(史記)》〈전단열전(田單列傳)〉편에서 말한다. 제나라 화읍(畵邑)은 현자 왕촉이 산다.

연(燕)의 장수 악의(樂毅)는 제나라를 정벌하면서 화읍 주변의 30리 안으로는 진군을 금한 뒤 왕촉에게 귀순은 아니어도 연나라에 좋은 말 한마디만 해주면 1만 가구의 후(侯)로 봉하겠다고 말한다. 대신 거절하면 화읍을 생매장 하겠다 겁박한다.

현자 왕촉은 “도대체 나를 어찌 보고” 하더니 입고 있던 선비복 학창의를 방바닥에 편 뒤 손가락을 깨물어 열 두 자의 대련(對聯)을 쓴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으며, 정숙한 여인은 지아비를 두 번 바꾸지 않는다(忠臣不事二君, 貞女不更二夫). 그리고 스스로 목을 맨다.

한국 정치사에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안철수 현상이다. 정치 초짜가 아이돌 팬클럽을 능가하는 성원으로 지난 대선 때 부동의 박근혜 대선 후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조직도 없고 당도 없고 인맥도 없다. 그냥 딸랑 안철수 이름 석 자 뿐이다. 국민들은 안철수란 이름에 열광했다. 그런 그가 1년이 지난 지금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면에 벌어지고 있는 문자 그대로『지랄』같은 일과 무관치 않다. 윤여준의 귀환이 그것이다. 그의 귀환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지만 아무리 곱씹어 봐도 뒷맛까지 개운한 것은 아니다. 전두환에서 노태우. 김영삼. 이회창.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이하직함. 존칭 생략)을 차례로 섬긴다.

안철수 왈, “윤여준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300명쯤 된다” 이런 굴욕에 가까운 모욕을 당한 뒤 안철수를 떠나 문재인 캠프에 갔다가 이제 또다시 안철수를 섬기러 들어간 것이다. 이면에 무슨 약속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정치인은 진과 퇴가 명쾌해야한다.

기존정치를 물갈이 하고 새 정치를 꿈꾼다면 더더욱 그렇다. 엄마치마폭에 싸인 모범생 아이처럼 행동하며 감성적 언어로 애매모호한 안의원의 어법에 국민은 피곤하다. 정치는 엄마말만 잘 듣고 공부만 잘하면 만사 해결되는 학교가 아니다.

명심하라 한 번 집 나간 개는 또 나간다. 불멸의 패장 문재인의 전 책사 윤여준이 이를 모르지 않을 터, 혹시 진짜 안철수 의원이 대통령 될 거라 믿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