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전쟁은 나라의 큰일로(병자兵者국지대사國之大事) 생사의 처지이며(사생지지死生之地) 존망의 길이니(존망지도存亡之道) 불가불 살펴야 한다(불가불찰야不可不察也). 손자병법 제1시계편始計篇 초두의 말이다.
전쟁이 발발하면 백성들의 재산은 열에 일곱은 소진되고(十去其七), 나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 또한 열에 여섯이 허비됨은(十去其六)기정사실. 결국 싸워 이겨야 그나마 본전에서 밑지지 않는다는 것 또한 손자병법의 말이다.
여기서 분명한 사실 한 가지, 전쟁은 이겨도 상처는 남고 죽은 사람은 다시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쟁을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라에 장기적으로 이익이 된다면 전쟁을 해도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멈춰야한다. 그렇다면 전쟁은 어떻게 해야 할까. 손자병법 작전편은 병귀승兵貴勝 불귀구不貴久를 말한다. 어차피 격돌해야 할 전쟁이라면 속전속결을 해야지 지구전은 위험하다는 말이다. 이 문장은 후일 많은 주석을 낳는데 성품론에까지 전개된다. 결국 전쟁은 사람의 일이고, 사람의 일에 성패는 그 사람의 성품에 달렸다는 말이다.
포청천 후임으로 개봉 부판관을 지낸 문장가 구양수는 포청천이 부임할 때 황제로부터 하사받은 용작두 호작두 개작두를 사람의 성품을 패롭게 한다하여 없앤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성품을 중시한 인물로 성품론 제1순위를 분치량이라하여 분을 다스리는 역량이라 했고, 제2순위를 설복량이라하여 나를 반대하는 자들을 설득이 아닌 설복시키는 일이라 했다.
중국 2인자 주은래는 분을 다스리는 역량이 모자라는 사람은 지도자가 되지 말라 했다. 모택동 치하에서 유일하게 무탈하니 고종명을 잘 지켜낸 인물이기도 한 그는 늘 논어에 나오는 증자의 일일삼성오신을 좌우수신서로 집 문틀에 적어놓고 살았다는 별난 인물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라는 밑도 끝도 없는 보이지도 않는 적 아닌 적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루고 있는 중이다. 서민들은 먹고사는 문제로 하루가 무섭게 피를 말려가며 버티고 있는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서 국회는 군복무 마친지가 훨씬 지난 뉘집 아들의 휴가가 적법했냐 아니냐를 놓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날선 공방중이다.
바늘 끝에 천사가 몇 명 앉든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라고…. 우리는 언제쯤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정치인들을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