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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올 추석은 서로가 만나지 말자는데…

 

[용인신문] 공자의 3000 제자 중 가장 둔한 인물을 꼽는다면 증자다. 공자 문하에서 두 번씩이나 축출당했음에도 미련스레 공부해서 결국 공자의 손자를 길러내어 그 문하에서 맹자를 낳게 한 인물이다.

 

그야말로 미련함으로 시작해서 미련함으로 성인聖人의 반열인 종성宗聖의 지위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증자에게 있어서 하루는 자기 반성이랄 수 있는 오일삼성오신吾日三省吾身에서 시작되어 종효終孝에 이르러는 제자들에게 이불을 들치고 나의 몸과 손발을 살펴보아 행여라도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몸에 상처라도 없는지 확인해보거라<증자유질曾子有疾 소문제자왈召門弟子曰 계여족啓予足 계여수啓予手 시운詩云 전전긍긍戰戰兢兢 여림심연如臨深淵 여리박빙如履薄氷 이금이후而今而後 오지면부吾知免. 소자小子 논어태백3>. 그야말로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니 불감훼상不敢毁傷이 효지시야孝之始也니라 라는 문구를 한자도 빼놓지 않고 온전히 지켜 살다 간 인물이다.

 

증자의 아비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으로 틈만 나면 아들 증자를 두들겨 패는 것이 일상이었다. 오죽하면 스승인 공자마저도 증자에게 왈, “미련한 놈아! 작은 매는 맞아도 큰 매는 도망가라”고 까지 말했다. 만약에 아비가 두들겨 패다가 자식이 혹여 죽기라도 한다면 그 아비는 천하에 자식 때려죽인 놈이라는 오명을 달고 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증자 아버지 또한 여간한 사람은 아님에 분명할 터. 그럼에도 증자는 그런 아비 섬김에 어긋남이 없었다고 주자 아들의 스승 여조겸은 전한다. 논어는 499개 문장으로 구성됐는데 그 내용이라야 예禮나 인仁에 관한 것이 전부다. 효에 관한 문장이라야 눈씻고 봐도 12개가 고작인데 그럼에도 효가 인류에 미치는 무게감은 지대하다. 인류는 효를 일러 백행지본이라 부르는데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세종대의 삼강행실도에서는 효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는데 기일其一은 사부모事父母요, 기이其二는 공형제恭兄弟요, 기삼其三은 고친족顧親族이다. 풀어 말하면 효도의 첫째는 부모 섬김이요, 둘째는 형제 공경이요, 셋째는 일가친척을 돌아봄이라는 말이다. 코로나 19라는 전염병으로 인해 살다 살다 비대면 추석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추석을 맞는 심정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