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도마가 묻는다. “그 길을 어찌 알겠습니까?” 이에 예수는 천고에 길이 남을 답변을 한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도마의 우문에 대한 예수의 현답인데 정작 도마는 깨닫지 못한다. 예수 부활 후 처음으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도마는 그 자리에 없었다. 결과는 그악스러웠고, 도마는 의심의 아이콘으로 낙인 찍힌다.
당시의 도마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이지만 그는 생전의 예수를 따르면서 예수의 모든 말씀을 들었고, 예수의 모든 기적을 보았다. 그런 그였지만 단 하나를 믿지 못하는 것이 있었는데 죽은자가 살아난다는 부활의 신앙이 없었다. 그의 의심의 정도를 사도요한은 그의 고백을 토씨하나 안빼고 그대로 기록한다. 내가 내 눈으로 그의 손의 못 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 3년을 동고동락한 스승을 향해서 세상에 이보다 더 지독한 불신이 충만 탱천한 말이 또 있을까(요한복음20:25).
그런 일이 있은지 여드레를 지나서 제자들이 도마와 함께 집 안에 있을 때 문이 닫혔는데 부활한 예수가 나타난 사건이 있다. 여기서 예수는 도마를 콕 집어서 앞전에 도마가 했던 말을 그대로 말한다. 도마에게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한복음20:27). 얼마나 서운했으면 제자가 했던 말을 그대로 곱씹으며 되돌려 주었을까.
지금 한국교회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인류적 재앙으로 인하여 믿음의 근간이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는 중이다. 어느 시대에나 일정량의 재앙과 고통은 있어 왔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이다. 이쯤에서 요한복음 전체를 관통하는 도마의 신앙고백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도마가 대답하여 이르되 나의 주님이시오, 나의 하나님이시다. 이 고백의 이면은 이렇다. 믿음은 환경과 처지에 타협이나 협상되지 않는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