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최근 6년간 전국의 초중고 교사 1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우울한 통계가 발표되었다. 별의별 통계가 다 있지만 교사의 자살이 통계로 나오기는 단군 이래 최초이다. 8월 30일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이 밝힌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취합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올해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공립 초중고 교사가 100명이다. 이 자료에는 사립학교 교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사립학교는 학부모 갑질이 더 극심하다. 거기에 재단의 갑질이 더해진다. 사립학교까지 포함하면 스스로 목숨을 버린 교사의 수는 훨씬 늘어날 것이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사례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등교수업이 대폭 줄었던 기간에는 급격하게 감소했다가 코로나가 종료된 이후 대폭 늘었다. 뿐만아니라 34개 OECD 가입국 중 노인빈곤율과 자살률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지 10년이 넘었다. 다른 OECD 국가와 비교가 불가할 정도이다. 청소년 자살률도 압도적인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는 노인과 청소년뿐만 아니라 교사의 자살률도 세계 1위를 기록할 판이다. 보수언론은 툭하면 국민소득 통계를 내세워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 선진국 대열에 진입
모자 구혜숙 사람들이 무덤을 이고 갑니다 사라지는 것들 산안개가 흩어집니다 엄마처럼 뒷산이 통째로 무너져 내리고 내 젖줄은 강이 되어 바다로 갔습니다 수장 된 그리움은 몇 도나 될까 한겨울 온실같은 체감 순정의 나른함이 밀려옵니다 구혜숙 문학박사 저서: <이시영 시의 서정성과 역사성> 용인문학회 고문
[용인신문] 50만 교사 중 20만 명이 광장에 모였다. 촛불집회 이후 어느 집회보다 가장 큰 규모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의 횡포를 견디지 못한 젊은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버린 사건의 후폭풍이다. 이 와중에 용인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정년을 앞둔 교사가 목숨을 끊었다. 교문 밖 담장 좌우에는 고인에 대한 추모와 교권 회복을 염원하는 리본 글귀가 달린 조화 수백 개가 배달되어 세워져 있다. 유교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는 그래도 존경받았던 직업이 교사였다. 봉건시대의 용어라 비교하기는 적절치 않지만 왕조시대에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를 당연시하였고, 통치 이데올로기였다. 조선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권위가 바닥에 추락한 원인이 과연 무엇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압력을 넣고 내 아이를 특별하게 봐달라고 하는 것은 모두가 입시와 연관되어 있다. 담임교사가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작성하기 때문에 학부모는 내 아이의 생활기록이 모범적이고 창의적인 학생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 특히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면 생활기록부에 더 민감하다. 학생이나 학교, 교사에 대한 소송전은 결국 생활기록부 기록을 물리적으로 막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타인의 도시 이원오 그대의 발자국을 새겨줄 흙이 남아 있지 않다 한강의 그 많은 모래는 어디로 갔을까 범람하던 강의 시름이 깊어지면 무심한 모래는 물을 머금어 고층 숲을 만들어 낸다 흙으로 돌아가려면 근 팔십 여년의 대기표를 찢어야 하고 변두리란 이름을 거머쥔 도시의 끝자락 자기 건사할 땅 한 평 없는 유민들 비좁은 땅, 이 도시에 사랑의 간선도로는 어디쯤 내야 할까 당신과의 밀월장소는 어느 곳에 굴설해야 하나 밀집된 곳에는 기댈 영혼이 넘쳐나 비상구는 늘 열릴 준비를 해야 한다 매달 마감 날에 붐비는 환상의 야경은 늘 무심해지는 타인처럼 군다 반지하 자취방에 밤새 불이 켜진다 밤새 다진 흙을 밟기 직전이다 이원오|2014년 계간《시와소금》등단 시집으로『시간의 유배』가 있음. 용인문학회 회장.
[용인신문] 연합뉴스가 보도한 후쿠시마 오염수 저장 용량은 총 134만 3227t으로 올림픽 규격 경기장 500개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2024년 3월까지 총 3만 1200t(전체의 2.3% 추정)을 방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정화 처리가 되어도 세슘 등 방사성물질 62종의 제거는 가능하지만 삼중수소(트리튬)는 제거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통계자료는 2.3%의 방류로 삼중수소 5조 베크럴(Bq)이 바다에 유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일반 국민은 베크럴이 얼마를 나타내는 단위인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삼중수소가 인체에 무해한가, 유해한가이다. 언론은 그것만 정확하게 알려주면 된다. 괜히 국민이 잘 알지도 못하는 단위를 들이대면서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하기보다 위험한가, 안전한가를 따져서 정확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언론 본연의 사명이다. 일본 정부는 정화 처리된 오염수는 절대 안전하다고 누차 강조해왔고 한국 정부는 자청하여 대변인 역할을 자임해왔다. 그렇게 안전하다면 정화 처리 시설을 대폭 늘려서 2~3년 내 바다에 방류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왜? 30년을 두고 찔끔찔끔 처리하여 바닷물
[용인신문] “설마. 가짜뉴스 아니야?” 용인시의회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술(60병)을 몰래 반입하다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적발됐다는 소식을 듣고 순간 들었던 생각이다. 용인시 자매도시인 코타키나발루시 방문길에 벌인 시의원들의 ‘망신살 뉴스’를 접하고 믿을 수 없었다. 더욱 창피한 것은 자매도시 공항에서 벌금까지 물었다니 ‘의원 외교’가 아니라 ‘자해 외교’를 벌인 것이다. 지금 시국이 해외에서 술판을 벌일 한가한 상황인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용인지역 생선가게와 횟집 등이 직격탄을 맞고, 다시 뛰는 금리에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한 서민들은 이자 폭탄을 맞고, 무너지는 수출전선에 중소기업들은 경영난에 허덕이는 총체적 위기임에도 이를 망각한 시의원들. 용인시에 부탁해 초청장을 받은 의원들의 여행가방 속엔 소주가 가득했다. 공식 의원연수 외교를 명분 삼아 우연히도(?) 여름 휴가철에 딱 맞혀 세계적인 휴양지인 코타키나발루에서 ‘화끈한 술판’ 계획이 미수에 그친 것이다. 의회 외교를 명분으로 외국을 공식 방문하면서 술을 무더기로 반입하다 적발돼 국제적 망신살을 자초한 의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어디 이뿐인가. 민주당이 ‘민생 회복’을 위해 의원들
거미와 사마귀 김어영 둘 다 상대의 주검을 먹고 살아가는 곤충이다 활 모양의 비닐하우스 대에 비닐은 없다 호박 넝쿨이 친구가 되어준다 거미가 대 사이에 쳐 놓은 그물망 앞으로 위로 뭘 사냥하다 걸려들었을까 오르려고만 하는 사마귀는 거미줄에 점점 빠져든다 신기함에 빠져 곤충 하나의 죽음을 방조했다 거미는 모처럼 걸려든 먹잇감을 보고 있을 것이다 약한 것이 먹히는 자연의 섭리가 이런 것일까 날개는 물론 다리도 움직임이 없다 한낮의 태양은 아는지 모르는지 공평하다며 햇살을 보내고 있다 김어영|2006년 《용인문학》 신인상 수상. 한국방송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집으로 『청춘이 밟고 간 꽃길』이 있음. 용인문학회 고문.
[용인신문] 일본 도쿄전력이 8월 24일 오후 1시부터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했다.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 발생 후 12년 만이다. 오염수 방류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반발이 거세다. 우리나라도 야당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크지만, 정작 정부 여당은 반대세력들의 주장에 대해 ‘괴담’ 또는 ‘가짜뉴스’라고 반격하기 바쁘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민의힘은 야당일 때는 현 야당 못지않게 강력하게 반대 뜻을 보였으나 집권 후 하루아침에 정반대로 선회했다. 급격한 한‧일 관계의 진전과 정책 변화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이해하고 싶지만, 정부가 밝힌 입장만으로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국민을 설득하기엔 오히려 역부족이다. 심지어 일본 내부에서조차 반대여론이 높은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홍보영상을 만들어 배포한 것은 논란이 적지 않았다. 일본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직접 시료 채취’를 거부한 것 역시 정부 대응이 너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오염수에 대한 국민 불신을 없애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임에도, 시작부터 일본이 거부한다면 앞으로 30년을 어떻게 믿고 신뢰할 수 있단 말인가. 정부 입장
[용인신문]
러브 버그 윤경예 훔칠 수 있다고 아무거나 훔치진 않아요 비행은 날개가 아니라 떨림이 요구되니까요 있잖아요 그릇된 일은 빛이 드는 쪽을 피해 꺾이는 모가지거나 오직 결함으로 발견하는 장소 같은 거 울어야 생기는 것이 웃을 일이라는데 태도로만 남을 장면을 박멸할 필요까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왜 험담은 붙기도 떼어놓기도 좋을 딱 그만큼 눈도 안 생긴 사람한테 항복하듯 달려들까요 살아있다고 믿기 위해 각기 다른 무덤을 파거나 무덤이 되어가는 중인데 말이죠 좋다 말았단 소린 붙어있긴 그만이겠지만 안 봐도 될 얼굴까지 들춰보진 않겠습니다 적어도 우리는 앞날이 창창한 문이고 틈이니까요 징그럽다 못해 매혹적이기까지 한 저 몸 그릇 곧 도착한다는 기별처럼 들릴 때 당신, 그만 연주해도 되겠습니까 윤경예 2018년 제1회 남구만신인문학상 수상. 여수해양문학상 목포문학상 등 수상. 시집으로『감출 때 가장 빛나는 흰빛처럼』이 있음. 2021년 문학나눔 도서 선정.
[용인신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3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7%로 0.1% 상향 조정하여 발표했다. 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1.6%에서 0.1%가 내린 1.5%로 수정했다. OECD는 2024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도 기존 2.3%에서 0.2%포인트(p) 내린 2.1%로 예상하여 세계 평균에 훨씬 미달하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OECD의 발표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분이 언짢은 것은 어쩔 수 없다. OECD의 발표를 금과옥조(金科玉條)라도 되는 양 맹신할 필요는 없다. 통계에는 숱한 함정과 조작이 숨어 있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내용과 질이다. 예컨대 가계소득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 그것은 서민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통계 수치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주식시장이 주도한다면 그것은 일반 서민과는 하등의 관계없는 허울뿐인 성장이다. 주식이 성장을 주도하면 돈버는 것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될 것이 100%이기 때문에 소시민이 좋아할 이유도 없고 성장을 해본들 떡고물도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인은 유달리 전문가에 약하다. 그런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대개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통계수치다
[용인신문] 입추가 지나고 처서를 앞둔 지난 주말까지도 낮 최고기온과 체감온도가 36도까지 올라갔다. 무더위 속 소나기 예보와 열대야 등으로 폭염주의보가 계속되었지만, 아침저녁으로는 기온차가 커지면서 절기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사진은 처인구 원삼면 연꽃단지에 조성된 수세미 덩쿨로 방문객들에게 포토존으로도 인기다. <글‧사진: 김종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