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종종 등장하는 모습은 대기업 회장이 어떤 이유로 인해 화를 벌컥 내다 뒷목을 부여잡고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가는 모습이다. 다음 장면은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고 휠체어에 몸을 싣고 등장하게 된다. 돌연히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인사불성이 된 후 반신불수, 입과 혀가 돌아가는 구안와사 혹은 졸도 없이도 편마비, 안면마비가 오는 것을 동양의학에서는 모두 중풍이라고 부른다. 예로부터 중풍은 중년, 노년층에서 다발하여 중년이후 극히 주의해야 할 질병으로 분류되었는데, 이유는 치료가 어렵고 심하면 대소변이 어렵고 거동이 더욱 불편하며 정신이 어둡게 되어 오래되면 곧잘 치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중풍이라는 글자는 가운데 중자에 바람풍자가 결합되어 있다. 바람의 가운데란 뜻인가? 여기서 가운데 중자는 명중, 적중의 의미가 있는 맞을 중자로 해석해야 된다. 그래서 바람을 맞았다, 바람에 적중 당했다란 뜻이 된다. 중풍이란 외부, 내부의 풍사가 장부, 경락에 적중하여서 인체의 음양이 실조되고 기혈을 역란시켜서 오는 질병인 것이다.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듯 하지만 우주의 모든 만사가 그렇듯이 중풍 역시도 하루 아침에 발생하지 않는다. 항상 모든 일에는 징조가 보이듯이
필자가 어렸을 적 외할아버지 댁에 가면 밭에서 생지황이 자라던 것이 어렴풋 기억에 남는다. 당시 외할아버지는 수은과 납을 연금술로 녹여 쑥과 사향 등 고가의 한약재를 섞어 태운 향을 코로 맡는 비훈(鼻燻) 혹은 뜸으로 만들어서 종기에 꽂는 구법(灸法)을 통해 난치불치병을 치료하시던 향토 명의셨다. 현대 의학으로 말하면 피부암, 유방암, 육종암 등을 치료한 위대한 의술이었음이 분명하다. 어머니에 의하면 종종 경옥고를 만드셨다는데, 이런 가업이 피로 이어진 탓일까? 필자도 고등학교 때부터 한의학을 시작하여 학교에선 침놓는 허 의원으로 통했고, 졸업 후에는 해마다 집에서 경옥고를 만드는 것이 연례행사가 되어버렸다. 중국의 명문 중의대인 흑룡강 중의약 대학에서는 방제학의 달인이신 단복진 교수님을 배출한 왕면지 선생님의 방제학 강의록에서 경옥고의 효능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일 수 있었다. 경옥고는 생지황즙과 천연 벌꿀, 예로부터 산 공부하는 도인들이 먹었다는 신비로운 소나무의 뿌리에서 기생하는 복령과 몸을 보하는 한약재로 누구나가 알고 있는 인삼이 처방의 전부이다. 먼저 생지황 즙을 낸 후 위의 약재들을 곱게 갈아 섞어서 항아리에 안친 후 뽕나무 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