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불확실하고, 상대에 따라 견고함이나 형상을 달리하는 벽(684쪽). 지독히도 관계를, 인간의 내면을 상징하는 언어와 사건으로 엮은 소설이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다. ‘나’와 ‘너’가 대화 속에서 구축한 도시는 형상이 있으나 표현할 수 없으며, 아무나 드나들지 못하고, 그곳에 갈 때는 그림자를 버리고 들어가야 한다. 특별한 사건보다는 인물의 심층적인 내면을 느린 속도로 세밀히 탐색해 나가는 과정이 중심 서사이다. 깊은 탐색 과정으로 인해 작가의 다른 소설보다 고요한 작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벽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10대의 강렬한 만남은 한 남자를 40대 중반이 되도록 정처를 찾지 못하게 만들고, 그 공허를 해소하지 못한 남자는 어느 날 갑자기 벽 안에 도착한다. 벽 안에서의 삶에서 별다른 의미를 찾지 못한 남자는 또 어느 순간에 벽 바깥에 있음을 감지한다. 소설은 남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현실과 비현실을 오버랩시키며 독자를 혼돈에 빠지게 만든다. 뉴스에 등장하는 전쟁 혹은 정쟁, 범죄, 사건과 사고 등의 범람은 저마다의 사람들이 견고한 성을 짓게 만들고 그 속으로 침잠하게 만든다. 주인공이 벽에 들고 나는 방법
[용인신문]
[용인신문]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습니다’ 30년 전에 나온 광고 문구다. 광고주는 삼성이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전략의 상징과도 같은 문구는 신문과 방송에서 무차별적으로 쏟아졌다. 광고는 ‘승자독식 사회’의 선언문처럼 강렬했지만, 우리 삶 속으로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승자에게 부여되는 보상은 당연한 권리가 되었다. 다채로운 능력과 다양한 재능을 지닌 사람보다 어떤 분야의 천재가 세상을 구하는 존재로 대접받았다. 일등을 차지한 그는 자본주의 시장의 절대 신과 같은 존재였다. 승자가 차지한 독점과 독식의 세상이 물질 만능주의라는 비판이 따라왔지만 멈추지 않았다. 극단적 이기주의가 성공한 자산가의 이미지로 포장됐다. 서로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연대는 무너졌다. 이해관계가 아닌 만남은 부담스러워졌다. 고통에 대한 공감과 슬픔에 대한 나눔은 갈수록 버거워졌다. 만사형통, 자본과 권력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사회, 부의 세습으로 계층 이동 사다리는 사라져버렸다. 제로섬 사회와 하류사회, 잉여사회라고 자조하는 탄식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사회적 공감과 소통의 부재는 민주주의의 퇴보로 이어졌다. 상대에 대한 존중이 무너지는 사회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원칙을 잠
김 여사가 오랫동안 아끼며 사용해온 책상 앞에 앉아 있다 한 평생 15번 이사 하면서도 단 하나의 유품도 잃지 않아 지금도 김 시인이 생전에 읽었던 책 등 꺼내 딲고 매만지고 국립한국문학관 가기 어렵다면 용인지역서 관심 가졌으면 [용인신문] ‘김수영학’이 있을 정도로 한국 문학사의 거목인 김수영(1921~1968) 시인의 미망인 김현경 여사가 2024년이면 98세를 맞는다. 김수영에 대한 오롯한 기억을 가진 마지막 생존자라고 할 수 있는 김현경 여사는 김수영 유품에 대한 보존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건강 악화로 병원을 드나들면서 간신히 정상으로 회복된 후 그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 1949년 김수영과 결혼한 김 여사는 함께 지낸 세월보다 떠나보낸 세월이 더 길었음에도, 15번 이사를 하면서도 단 하나의 유품을 잃어버리거나 망가지거나 버린 게 없다. “내가 거의 70년을 끌고 다녔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사 15번에……” 다만, 단 한 차례 도둑이 들어 괴짝에 보관하던 책들을 훔쳐간 적이 있을 뿐이다. 이제 70여 년을 지켜온 자료를 앞으로 어떻게 보존하느냐가 숙제다.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자택은 어쩌면 김수영 시인의 흔적이 깃든 마지막 거처가 될지 모른다. #
[용인신문] 상갈동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입니다. 저는 아침마다 상갈역을 이용해 통학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걸어서 다니지만, 시간이 촉박할 경우 자가용을 이용할 때도 있습니다. 문제는 상갈역 인근에 주차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시청에 문의해 보니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인근 상갈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10분 이상 도보로 걸어와야 합니다. 수도권 대부분의 전철역 인근에는 주차 시설이 있는데 상갈역은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상갈역은 인근 보라동과 공세동 등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역입니다. 하지만 주차공간 부족으로 많은 분들이 불법 주정차를 한 후 이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상갈역이 개통한 지 벌써 10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차 관련 민원이 이어졌을텐데,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상갈역 주차공간 부족 문제를 꼭 해결해주십시오.
[용인신문] 오백 년의 지혜를 담은 서파 류희의 한시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 나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조선후기 류희의 한시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근태 박사가 서파 류희의 한시 이야기 ‘류희-나 죽어서 책벌레가 되리니’를 도서출판 ‘별꽃’에서 펴냈다. 그동안 류희는 ‘문통’ ‘언문지’ ‘물명고’ 등을 남긴 대학자로만 알려져 왔을 뿐 시인으로서 본격적으로 조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류희는 평생 1500여수의 시를 남겼을 정도로 시에 대한 애정이 컸던 대단한 시인이다. 이번에 나온 ‘류희’는 서파의 삶과 인생관을 담고 있는 그의 시를 본격적으로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죽어서 책벌레가 되고 싶다고 할 정도로 한평생 학문에 매진했던 류희는 소론 집안에서 태어난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었다. 결국 벼슬을 포기했고 주류층에 낄 수 없었기에 그의 한시는 널리 알려지기 어려웠다. 류희의 시는 자신의 삶과 주변의 잡다한 일을 소재로 읊은 시부터 심오한 이치를 담고 있는 시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스펙트럼이 넓다. 형식 또한 근체시(近體詩), 악부시(樂府詩), 고시(古詩) 등 다양한 형식의 시들이 어우러져 있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서파는 스스로 밝혔
[용인신문] 용인문화원(원장 최영철)이 경기도 용인교육지원청(교육장 김희정)과 손잡고 ‘내고장 용인문화체험’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했다. ‘내고장 용인문화체험’은 초등 3학년을 대상으로 용인의 설화, 역사인물, 독립운동을 주제로 A~C 총 3개의 코스로 기획된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내고장 용인문화체험’은 교과과정 내고장알기의 연장선으로, 학생들이 직접 현장에 방문해 체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올해 여러 사정으로 인해 외부 체험을 하지 못한 학교들이 생겨나자 교내로 찾아가 용인의 역사와 문화를 익히고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8일(금) 용인신봉초(교장 이인아)는 C코스 ‘가슴 벅찬 이야기(용인의 독립운동)’ 신청했다. 송진아 교사는 “용인의 역사를 알려 주고 싶었는데 용인문화원에서 체험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신청했어요. 문화원 해설사가 학교로 오셔서 용인 독립운동에 관한 이론적 사실과 재미있는 체험프로그램으로 수업을 진행해 주셨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보니 신청을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용인문화원은 추후 용인교육청과 함께 교내 학생들이 용인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 계승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
[용인신문]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생각하는 부부의 노후 적정생활비는 월 277만 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는 비용이 약 20% 증가한 330만원으로 올랐다. 현재 국민연금으로는 부부가 나란히 20년 이상 꼬박 부어도 매달 평균 수령하는 연금은 196만원(1인 98만원) 정도에 불과하여 노후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원이 지난해 8월1일부터 11월 23일 전국 50세 이상 4024가구(6392명)을 대상으로 한 ‘제9차(2021년도) 중고령자의 경제생활 및 노후 준비 실태조사’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50세 이상인 사람과 그들의 배우자에게 경제 상황, 건강, 노후 준비 등에 대해 묻는 것으로 2005년부터 격년으로 실시해왔다. 50대 이상 중·고령자에게 특별한 질병 등이 없는 건강한 노년을 가정할 때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물은 결과 부부는 월 277만원, 개인은 177만3000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서울 거주자는 생활비가 더 들어 부부의 적정생활비는 330만1000원 개인은 205만 3000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여 광역시(279만9000원, 173만9000)나 도 지역
[용인신문] 용인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의 민생예산 무더기 삭감으로 논란이 됐던 용인시 새해 예산이 3조 2377억 3879만 원으로 확정됐다. 또 문화복지위원회를 비롯해 각 상임위에서 삭감했던 민생 관련 예산안도 대부분 복원됐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진석) 심의 과정에서 당초 각 상임위에서 삭감했던 121개 항목 174억여 원 중 82개 항목 86억여 원을 복원한 것. 시의회는 지난 15일 제277회 2차 정례회 5차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의결했다. 시의회 예결위는 앞서 지난 14일 계수조정을 통해 논란이 됐던 문화복지위원회 삭감 예산 다수를 되살렸다. 교육 분야의 경우 방과 후 교실 지원과 공립유치원 방과 후 과정 지원, 교육환경 개선 등 당초 삭감했던 7개 분야 중 5개 항목을 원안 승인했다. 또 시민연등축제와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 등 문화행사와 읍면동 체육회 지원 및 용인시장기 체육대회 개최 지원 예산 등 체육분야 예산도 다수 복원했다. 사회복지 관련 예산안도 대부분 되살렸다. 취약노인가구 생활편의 지원사업과 경로당 양곡지원, 다자녀 출생 축하 지원금, 3개구 지역봉사자 활동 지원 등 8개 사업의 예산을 원안 승인했다. 다만
[용인신문] 용인문화재단은 용인시문예회관 처인홀에서 오는 23일, 24일 양일간 총 4회에 걸쳐 ‘2023 용인문화재단 공연장 상주단체’ 최소빈 발레단의 기획공연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독일 작가 에른스트 호프만의 작품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을 바탕으로 프랑스의 극작가 알렉산더 뒤마 피스가 각색한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은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곡 중의 하나로 손꼽히며 1892년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 이후, 지금까지 변함 없이 크리스마스 시즌 전 세계 관객들에게 큰 사랑과 호응을 받아 각국 안무가들의 특색과 해석에 따라 다양한 버전으로 공연되고 있는 스테디셀러 작품이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은 총 2막 3장의 구성으로 1막에서 생쥐대왕과 호두까기 왕자의 전투 이후 펼쳐지는 환상적인 눈송이 왈츠를 시작으로 2막에서 드롯셀마이어의 초대로 사탕나라에 도착한 클라라를 위해 사탕요정이 준비한 여러 나라의 민속무용과 화려한 꽃의 왈츠 무대까지 만나볼 수 있다. 용인에서 선보이는 이번 ‘호두까기인형’ 공연은 몽골오페라발레 국립극장 수석무용수 에르댄볼드 알탄개렐과 최소빈발레단의 조승기 발레리노가 호두까기 왕자 역으로 출연
[용인신문] 용인문화원 시민문화대학 14개 강좌의 수강생들이 올 한 해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제 14회 우리문화한마당’행사가 5일부터 8일까지 문화예술원 전시실과 마루홀에서 열렸다. 문화예술원 2층 전시실에서 캘리그라피, 수채·아크릴화, 유화, 민화, 서예, 수묵화조화, 한시 등 총 7개 강좌 수강생들의 작품이 전시됐고, 3층 마루홀에서는 한국무용, 판소리, 경기민요, 라인댄스, 실버댄스스포츠, 가곡반 등 총 6개 강좌 수강생들의 공연이 열렸다. 용인문화원의 시민문화대학은 용인시민들의 평생학습 욕구를 충족시키고, 개개인의 잠재 능력을 계발하여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특히 이번 전시와 공연은 어느 때보다 많은 관람객이 함께하여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시민문화대학은 내년 3월 다시 개강할 예정이다.
[용인신문] 용인시 수지도서관이 창의 인재 양성을 위해 운영한 ‘찾아가는 디지털창작소’가 참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수지도서관은 지난 3~11월 총 80회에 걸쳐 ‘찾아가는 디지털 창작소’를 운영했다. 도서관을 방문하기 쉽지 않은 어린이를 위해 지역아동센터나 다함께 돌봄센터 등으로 직접 전문가를 파견해 첨단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창작활동을 경험하도록 했다. 참여 아동들은 도서관에서 선정한 4차산업 관련 도서 꾸러미를 한 달 동안 제공받아 자유롭게 독서를 한 후 3D펜, 2D디자인 등의 메이커 프로그램을 활용해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활동을 했다. 버튼프레스 등의 기계를 활용해 자기소개 배지를 만들고 3D펜으로 직접 열쇠고리와 책갈피도 만들고 나만의 캐릭터를 디자인해 머그컵으로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디지털 기술을 경험하도록 했다. 도서관 관계자는 “아이들이 머릿속에 막연히 떠올렸던 그림이나 아이디어를 내가 직접 사용할 물건으로 만들어 보는 과정을 굉장히 흥미로워했다”며 “많은 아이들이 좀 더 쉽고 친숙하게 디지털 기술과 관련된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지도서관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4차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