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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행정력과 정치력의 조화를 기대한다

 

[용인신문]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당선인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4년 용인시 기흥구 신갈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수원IC’를 ‘수원·신갈IC’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원래 ‘수원IC’는 용인시와 수원시의 관문이었지만, 정작 용인시 땅에 있으면서도 이름은 ‘수원IC’였다. 그러니 용인시민들조차 행정구역이 어딘지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수원IC’는 1969년 ‘한국도로공사 수원영업소’라는 명칭으로 개통했으니 용인시민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정체성까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원래부터 그랬다는 인식 때문이었는지 주무 기관인 한국도로공사는 각종 이유를 들어 용인시 요구를 거부해 왔다.

 

그러다가 ‘수원·신갈IC’로 명칭이 변경된 것은 민선자치가 시작된 3년 후인 1998년 용인시가 한국도로공사에 요청한 지 16년 만이었다. 그나마도 행정이 풀지 못했던 것을 정치가 풀었다. 물론 온전하게 ‘신갈IC’로 변경하진 못했지만 ‘수원·신갈IC’로의 변경도 적지 않은 성과였다. 무려 30년간 ‘수원IC’로만 불리던 명칭을 바꾸는데 가장 난색을 표했던 곳이 한국도로공사였다.

 

이 과정에서 행정력이 아닌 정치력을 발휘한 인물이 바로 이상일 현 용인시장 당선인이다. 그는 당시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새누리당 용인을지역위원장이었다. 이 당선인은 당시 한국도로공사 사장과의 인연을 내세워 직접 담판을 지었다. 당선인은 김학송 당시 한국도로공사 사장에게 “수원IC 명칭의 지역 불합치와 당초 수원IC 명칭 사용에 대한 도로공사의 해명 부재, 용인지역 내 관광객 유입” 등을 명칭 변경 명분으로 내세웠고, 김 사장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 문제는 사소한 부분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지방자치시대의 개막과 함께 뒤늦게 지역 정체성 문제를 자각하는 대표적 사례가 되었다. 그리고 지방자치는 행정력 못지않게 정치력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었다.

 

오는 7월 1일 공식 취임을 앞둔 이상일 당선인이 지난 22일 대통령실을 방문했다고 한다. 인수위에 따르면 당선인은 이진복 정무수석을 비롯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한오섭 국정상황실장 등을 만나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등 용인 발전을 위한 지원 요청을 했다. 당선인은 자신의 주요 공약 사항을 성사시키기 위해 첫 번째 정치력을 선보인 것이다.

 

아직까지는 대한민국이 대통령제와 중앙집권적 체재이기에 온전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행정력도 중요하지만 뛰어난 정치력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용인시민들은 무사안일주의의 행정력보다는 젊고 신선한 정치력을 원했는지 모른다. 어쩌면 시민들은 사소해 보일 수도 있었던 IC 명칭변경 문제 등이 용인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회복했다는 기억을 바탕으로, 이 당선인에게 행정력 뿐만아니라 뛰어난 정치력을 기대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