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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영의 숲이야기

나무에서 피는 튤립 ‘백합나무’

이대영 용인시산림조합장

백합나무

 

[용인신문] 여름이 다가오면 튤립꽃만큼이나 아름답고 환상적인 꽃을 피우면서도 수줍은 듯 조용히 피었다가 지는 꽃을 가진 나무가 있다.

 

목련과의 낙엽교목으로 목백합이라고도 부르며 꽃이 튤립꽃과 비슷하게 생겼기에 튤립나무라고 부르는 백합나무다. 5~6월이면 목련 같은 꽃봉오리가 생겼다가 녹색을 띤 노란색의 꽃이 하늘을 보고 한 송이씩 개화하는 것이 언뜻 보면 연꽃도 같고 자세히 안을 들여다보면 튤립과도 비슷한 꽃을 피운다.

 

꽃만큼이나 잎 모양도 독특한 나무다. 잎자루가 길고 잎의 가장자리는 2~4개의 뾰족한 조각을 이루고 있어 누군가 가위로 예쁘게 오려놓은 것 같은 재미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야로는 보기 어려운 나무의 높은 곳에 꽃이 피기 때문에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이유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나무다.

 

튤립나무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크게 자라는 교목으로 재미있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조지 워싱턴 생가에 워싱턴이 직접 씨앗을 심은 거대한 튤립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데 이 나무는 현재 너무 자란 나머지 벌이 나무 위로 올라가지 못해 열매를 못 맺는 상태란다. 결국 수백만 명이 TV 중계로 지켜보는 가운데 사람이 직접 기중기를 타고 올라가 인공수정을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원산지인 북아메리카에서는 생장이 빠르기에 건축재, 펄프재 등으로 사용하지만 목재의 재질이 약한 편이어서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관상용이나 가로수로만 취급하는 듯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탄소흡수량이 다른 가로수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서 가로수로 많이 심으며 밀원식물인 아까시나무보다 개화 기간이 두 배가량 길고 꿀 생산량은 아까시나무와 비슷해 임야 곳곳에 식재된 튤립나무는 양봉 농가에 많은 도움을 주는 나무로 알려져있다.

 

용인시에서도 산야에 조림목으로 많이 식재하기 시작했다. 용인 IC에서 무수막교까지 가로수로 식재돼 있으며 탄소 저감 효과가 뛰어난 수종으로 각광 받고 있다. 이처럼 유명세를 타고 있는 백합나무를 이번 여름에는 유심히 관찰해 새로운 꽃나무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