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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예산 블랙홀 ‘고기공원’ 책임론 대두

민선7기 당시 총 사업비 613억 장담
현재 가감정 금액만 779억 더 필요
이례적으로 토지보상비 일괄 ‘편성’
용인시 “추가 예산 투입 어렵다” 난색

[용인신문] 민선7기 당시 총 사업비 613억 원만 있으면 사업이 가능하다고 장담한 후, 현재 가감정 금액만 779억 원이 더 필요한 고기근린공원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수지지역 시의원과 시민단체 등이 고기근린공원 조성을 요구하고 나선 것.

 

하지만 추가적인 예산 투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다. 행정적 절차는 물론, 담당부서인 푸른공원사업소 측이 밝힌 779억 원의 추가 예산 규모 역시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고기공원의 경우 이례적으로 토지매입비를 일괄 편성한 것으로 확인돼, 당시 토지보상비 규모 추계 자체에 문제가 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공직과 시의회 일각에서는 지난 2019년 당시 확실치 않은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배경에 대한 조사 필요성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용인시의회 이교우 의원은 지난 25일 열린 제26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고기근린공원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고기근린공원은 법적 근거와 절차에 따라 추진되고 있으며, 전국적인 토지값 상승으로 토지매입이 모두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기근린공원만 지가 상승을 이유로 정책을 축소, 또는 변경하는 결정을 고려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용인시가 2009년 이후 토지매입을 차일피일 미루다 지가상승이라는 변수가 발생한 것이니 용인시가 해결할 숙제”라고 말했다.

 

수지구 고기동·동천동 등 주민들로 구성된 수지고기근린공원시민추진위원회(추진위) 역시 지난 25일 용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당시 이상일 시장이 약속한 고기공원 조기준공 추진 공약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 시의원, “잘못된 계획·추진, 책임은 누가?”

이 의원과 주민들의 주장과 달리 고기근린공원 조성 추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내년도 예산 상황이 녹록치 않은데다, 행정절차 역시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시에 따르면 도로·공원 등 도시계획 시설의 경우 사업비와 토지보상비를 별도로 편성, 추진하고 있다. 특히 토지보상의 경우 계획단계부터 토지가격 인상 등을 감안, 단계적 매입을 추진해 왔다.

 

때문에 토지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증가 등의 지적도 이어지지만, 시 전체적인 재정상황 등을 감안해 단계별 보상을 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고기공원의 경우 지난 2019년 추경 예산안에 토지보상비 전액을 일괄 편성해 줬다.

 

당시 김광호 공원조성과장은 “더이상 재정부담 없이 613억 원으로 조성가능하다”고 장담했다.

 

이에 따라 시의원들은 단계별 보상에 따른 보상금액 증가보다, 일괄 보상이 사업비를 낮출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해 해당 예산을 승인했다.

 

결국, 고기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추가예산을 투입하려면, 사실상 토지보상비를 이중으로 편성해야 하는 상황이 나온 셈이다.

 

한 다선의원은 “8대 시의회 당시 613억 원이면 모두 해결된다고 해 놓고, 이제 와서 7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어떤 시의원이 이를 납득하고 승인해 줄 수 있겠느냐”며 “무엇보다 당초 예산 편성 과정에서 공직자들이 제대로 계획하지 못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다선의원은 “613억 원의 예산으로 고기공원 부지의 30%, 특히 맹지 등 개발 불가능한 토지밖에 매입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처인구의 경우 100억 200억 원의 예산이 없어 수십여 개의 도시계획도로가 실효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 등에 따른 예산 상황도 고기공원에 대한 추가적인 재정 투입이 어려운 요인이다. 금리인상 등 전반적인 경제 악화로 내년도 세입이 추계보다 낮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시 집행부는 추가적인 예산 투입 없이 수변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여를 약속했던 카카오 측과 협상으로 통해 부지를 추가 확보하고, 고기저수지 수상골프장 인근의 시 소유 부지에 수변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

 

시 관계자는 “별도의 추가 예산 투입없이 시민들이 찾을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