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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병원 사태’ 의료계 도덕적 해이 단면

 

용인신문 | 의대 증원 논란으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용인 처인구 지역의 신생 병원인 명주병원이 경영난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이 병원은 현재 의료 노동자들의 임금체불 등이 장기화되면서 부도와 매각설까지 떠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명주병원 신명주 원장은 대한사격연맹 회장 자격으로 지난여름 파리올림픽에 참석했다가 TV에 비친 모습을 본 병원 노동자들의 원성을 사면서 임금 체불이 공론화되었다. 결국 신 원장은 사격연맹 회장직을 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원 2주년을 맞은 명주병원은 개원 초부터 공격적인 홍보를 통해 지역 내 기업이나 단체들과 MOU를 체결, 나름 높은 수익율을 창출하면서 자리매김하는 듯 보였다. 개원 초 지역 내 병원 간호사들을 고임금으로 스카웃, 동종 업계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임금체불 등으로 400여명의 노동자들이 사직과 이직을 하는 등 법적 분쟁까지 진행 중이라고 한다.  

 

향토 병원은 단순한 의료기관을 넘어 지역사회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대형 병원과 비교하여 접근성이 좋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 상태와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시민들은 명주병원이 건강한 지역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길 간절히 바래왔는지도 모른다.

 

용인신문 취재 결과, 일부 병원들이 명주병원 측에 인수 의지를 보여왔거나, 병원 측이 인수를 제안했던 것으로도 확인 됐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의료업계 일각에서는 의료계의 ‘떳다방’ 아니냐는 소문이 나도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문제는 의료계가 의대 증원 후폭풍에 휩싸이는 상황에서 자칫 용인 지역의료시스템까지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 또한 적지 않다.  또 그동안 병원 종사자들이나 의료진을 믿고 찾았던 수많은 환자들이 받는 고통은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최근 명주병원 사태를 보면 경영진이 병원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해 온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한다. 병원은 단순한 기업이 아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곳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명주병원 사태는 의료계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고 있어 용인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정부와 관계 기관들도 이런 상황을 장기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좀 더 깊은 관심을 보여줘야 하고, 병원 측 역시 하루빨리 경영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무엇보다 명주병원은 자정 노력을 통해 임금 체불 해소와 윤리 의식을 회복하고, 환자를 위한 진정한 의료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서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의료계의 도덕성 회복은 단순히 의료인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다. 의료계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신성한 직업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길 바란다. 그리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