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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용인신문]체험이 육화되어 스스로 태어난 시

정연희, 첫 시집 ‘나무가 전하는 바람의 말’

 

[용인신문] 정연희 시인의 첫 시집 ‘나무가 전하는 바람의 말’이 시인수첩 시인선 77로 나왔다. 정 시인은 2017년 전북일보와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면서 2관왕의 영예를 안았었다. 경기 시인협회, 용인문학회, 동서문학상 수상자 모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시인은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는 나무와 부드럽게 또는 거세게 불어오는 온갖 종류의 바람을 견디는 여러 유형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나무로 은유해 시를 썼다”고 했다.

 

이번 첫 시집은 “체험이 육화되어 스스로 우러나 태어난 시”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시집에 대해 문정희 시인은 “정연희의 시가 발등에 떨어진 펭귄의 알처럼 뜨겁고 차갑다. 존재의 고투 속에 나비가 되어 생생하게 날고 있는 시를 만나는 기쁨이 크다”며 “언어의 혹사, 뒤틀린 포즈가 아닌 한없이 말랑한 맨몸으로 거친 바닥을 기어가는 체험의 언어가 빛난다”고 했다.

 

“소 잔등에 부르르/ 바람이 올라타고 있다/ 곱슬거리는 바람을 쫓는 꼬리는/ 등뼈를 타고 나간 장식/ 억센 풀은 뿔이 되고/ 오래 되새김질한 무료는 꼬리 끝에서 춤춘다//…// 논두렁 길 따라 비스듬히 누운/ 온돌방 같은 소 한 마리/ 눈 안에 풀밭과/ 코뚜레 꿴 굴레의 말(言)을 숨기고/ 쫓아도 달라붙는 등에를 외면하는/ 저 순응의 천성/ 가지런한 빗줄기가 껌벅 껌벅거린다// 융단처럼 펼쳐놓은/ 노을빛 잔등이 봄빛으로 밝다/ 주인 닮은 뿔처럼 몸 기우는 날은/ 금방 쏟아질 것 같은 잔등의 딱지가/ 철썩철썩 박자를 맞추고/ 저 불그스름한 노을은/ 유순한 소의 엉덩짝을 산처럼 넘는다”(‘잔등노을’ 부분)

 

황인숙 시인은 ‘잔등노을’에 대한 해설에서 “시인은 포착한 대상을 섬세한 터치로 정밀하게 묘사하는데, 건조할 정도로 감정이 들어가 있지 않다. 시인이 그려내는 소의 훈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며 “시 쓰는 즐거움을 아는 시인”이라고 말했다. 이제 독자가 시를 읽는 즐거움을 느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