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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

[용인신문]수지중앙공원 어싱길, 시민제보 ‘재시공

야자매트 위에 흙만 덮어 등통
이상일 시장 ‘시늉행정’ 금지령

[용인신문] 용인시가 수지구 성복동 수지중앙공원 산책로에 어싱길(맨발길)을 조성했다가 재시공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초 산책로에 깔려있던 야자매트를 그대로 둔 채 어싱길을 조성했다가, 시민 제보로 이를 알게 된 이상일 시장이 재시공을 지시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

 

이 시장은 부실시공 어싱길을 조성한 담당부서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강력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에 따르면 이 시장은 지난달 27일 밤 수지중앙공원 산책로에 어싱길을 만든다면서 기존에 설치됐던 낡은 야자매트를 제거하지 않고 산흙을 덮었다는 시민의 제보를 받고 다음날 현장을 확인했다.

 

점검 결과 산책로에 조성된 어싱길 일부 구간에서 야자매트를 그대로 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시장은 지난달 28일 관련 공직자들을 불러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시늉행정’을 해서는 안 된다”며 “야자매트가 불가피하게 필요한 곳은 빼고 나머지 길에선 야자매트를 들어내고 어싱길다운 어싱길을 제대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시에 따르면 해당 구간은 당초 야자매트가 깔린 시민 산책로로 조성됐다. 하지만 최근 맨발걷기가 유행하면서 시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이 시장의 지시로 어싱길 조성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예산이 문제가 됐다. 제대로 된 어싱길 조성을 위해선 7000여만 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가용 예산은 1000여만 원 남짓이던 것.

 

그럼에도 서부 공원조성과는 이 시장에게 ‘할 수 있다’고 보고한 뒤, 산책로 유지보수 연간단가 계약업체와 어싱길 조성을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시장은 “공무원들이 시민을 위한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적당히 하는 척만 해서는 절대로 안되며, 확실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며 “이번 성복동 산길의 엉터리 어싱길 공사와 같은 잘못된 부실 행정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게 보고한 내용과 달리 야자매트 위에 흙을 뿌려 눈가림 공사를 하도록 한 것은 무책임 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시는 문제가 된 수지중앙공원과 서봉숲, 소실봉, 수지생태 등 수지구 내 4개 공원 산책로의 일부 구간을 맨발로 걷는 ‘어싱(Earthing)길로 조성키로 했다.

 

시 담당부서는 이 시장의 긴급지시에 따라 지난 1일까지 가용인원을 최대한 동원해 수지중앙공원 어싱길 구간에 제거되지 않은 야자매트를 걷어내고 재시공 했다.

 

또 아직 설치 작업이 진행되지 않은 소실봉 등 3개 공원에 대해선 계획대로 기존 야자매트를 완전히 제거한 뒤 어싱길을 설치키로 했다.

 

이 시장은 “산길 등을 맨발로 걷기를 원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고, 시민의 요구에 따라 어싱길을 가능하면 많이 조성하겠다는 것이 시의 방침”이라며 “공직자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행정을 펼치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수지중앙공원 산책로에 잘못 시공된 어싱길에 대해 재시공 작업을 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