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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정치는 언론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김민철(칼럼니스트)

 

용인신문 | 유튜브가 맹위를 떨치며 기존 미디어를 뉴스의 주변부로 몰아내고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KBS, YTN의 영향력을 능가한다. 윤석열 정부가 야당과 방송관계자들이 극우라고 비판하는 이진숙 씨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했지만 염원하던 공영방송(MBC) 장악의 길은 험난해 보인다.

 

현재 다수 국민이 뉴스를 접하는 통로는 MBC를 제외한 공중파 방송보다 JTBC와 명망 있는 유튜브 방송, CBS라디오의 영향력이 훨씬 크다. 이러한 기현상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미디어가 시청자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8.15 광복절 새벽 0시에 벌어진 KBS 기미가요 사건은 공영방송의 본분을 망각한 것으로 대표적인 예다.

 

KBS 사장은 온 국민의 지탄받아 마땅하다. 요즈음 언론보도를 보면 일제강점기에 대한 무지(無知)가 판을 친다. 야당과 광복회에서 뉴라이트로 지목하고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채용심사에서 ‘일제강점기 한국인의 국적은 일본이었다‘고 해괴한 소리를 하고 1등으로 심사를 통과했다고 한다. 김형석씨는 독립운동사는 물론이고 일제강점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는 사람이다.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 이후 대한제국 신민이었던 우리 민족은 무국적자가 되었다. 일본제국은 한국인을 조선인(조센징)으로 부르기로 하고 일본 천황의 식민지 신민으로 강제 편입하고 국적은 부여하지 않았다.

 

일본제국은 일제 패망 직후 일본에 거류하는 조선인을 외국인으로 등록하도록 하였다. 일본에 살던 조선인은 그저 조센징이었을 뿐이다. 일본은 맥아더가 만들어준 평화헌법하에서도 조선인에게 정기적으로 지문 날인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일본제국은 조선인에게는 국적을 부여하지 않고 식민지 신민이라고 부르고 일제 말기 창씨개명을 선별적으로 하면서 호적법에 의거하여 道-郡-面으로 행정구역을 명시하여 都-道-府-縣으로 구분한 일본과 차별했다.

 

일제는 경성부(京城府)만 유일하게 일본제국 행정구역의 명칭을 부여했다. 일본의 도(道)와 조선의 도(道)는 한자는 같지만 급이 달랐다. 일제강점기 말기 조선통독부는 조선반도의 일부 충성스런 황국신민(皇國臣民)을 엄격히 심사하여 국적을 부여했지만 반드시 식민지 출신이라는 것을 명시했다.

 

윤 대통령은 제79회 광복절 경축사에서 자유를 50번 언급하고 북한을 자유체제로 변화시킨다는 이른바 자유통일 3대 독트린을 발표하면서 6.15 남북합의서에서 명시한 남북연합을 전제로 한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 대한 사실상의 백지화 선언을 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을 잘못 판단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망할 지경이 되면 중국에 손을 내밀지언정 대한민국에는 절대 구걸하지 않는다. 북한이 가장 염원하는 북-미 수교를 전제로 한 평화협정은 체제 유지를 기본적인 조건으로 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말한 남북통일을 달성해야 궁극적인 광복이 완성된다는 이야기는 백번 옳다. 하지만 말로 표현하지만 않았을 뿐이지 자유민주주의로 통일하겠다는 선언은 남북이 합의한 상호 체제 인정과 보장에 위배되는 것이다. 남북이 대결을 종식하고 평화적인 교류를 통하여 신뢰관계를 구축한 다음 전쟁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한다면 우리가 바라지 않아도 온전한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주의 체제로 통일될 수밖에 없다. 30년이 걸릴지, 50년이 걸릴지, 그보다 더 걸릴지도 모르지만 한반도 평화체제가 정착되고 주변 4대국(미-중-러-일)이 생다리만 걸지 않는다면 통일의 관문은 머지않아 열리게 되어 있다.

 

대통령의 가장 막중한 책무는 국민을 통합하고 이 땅에 평화체제를 구축하여 한반도에서 전쟁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다. 그 어떤 동맹도 민족의 공존공영에 앞설 수는 없다. 일본이든, 미국이든, 러시아든, 중국이든, 본질적으로는 우리의 이웃나라다. 그들이 어떻게 2600백 만 북한 동포보다 중요할 수 있겠는가? 그러면 미국이 북한을 쳐들어가자고 하면 동맹국의 요구라고 OK할 것인가. 대통령은 당연히 NO라고 말해야 한다. 그것은 중국, 일본, 러시아에도 마찬가지다. 한미동맹의 기본정신은 북한이나 다른 나라가 한국을 공격했을 경우를 전제 조건으로 한 것이다. 만약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는 데 우리의 힘을 보태라고 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니 일본과 잘해보시라‘고 하면 된다. 갈라진 8.15 경축식을 보며 마음이 하도 답답해서 하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