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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아침ㅣ공광규

폭설 아침

               ​ 공광규

 

 

부드러운 눈이

꼿꼿한 대나무를 모두 휘어놓았습니다

 

소나무 가지를 찢어놓고

강철로 만든 차를 무덤으로 만들었습니다

 

크고 작은 지붕들을

폭 덮어 평등하게 만들었습니다

 

개 한 마리 함부로 짖지 않고

쥐새끼 한 마리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따악!

앞산에서 설해목 부러지는 소리 한 번

 

고요가 모두를 이긴

폭설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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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생.

동국대 국어국문학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문학박사).

1986년 월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담장을 허물다』, 서사시 『금강산』, 산문집 『맑은 슬픔』 등 출간.

윤동주상문학대상, 신석정문학상, 녹색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