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용인시 주민자치센터에서 근무하는 사무국장들이 실질적인 상시 근로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지위는 ‘자원봉사자’에 묶여 있어 노동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용인시 주민자치센터는 기흥구 11곳, 수지구 9곳, 처인구 11곳 등 총 31개소가 운영 중이다. 이곳에 근무하는 A씨의 일과는 일반 직장인과 다르지 않다. 주민자치센터로 출근해 수강생 민원을 해결하고, 강사료 계산 및 위원장이 지시한 각종 행정 업무를 처리하며 퇴근 시간까지 자리를 지킨다.
하지만 ‘사무국장’이라는 명함 뒤에 가려진 처우는 열악하다. 매달 지급받는 금액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봉사 실비’가 전부다. 실질적인 업무지시를 받으며 전일제 근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조례상 ‘자원봉사자’라는 이유로 4대 보험 가입은 물론 퇴직금 적립조차 되지 않는다. 업무 중 사고가 발생해도 산업재해 보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상위법을 근거로 한 현행 ‘용인시 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 제8조와 제19조는 이들을 ‘자원봉사자’로 정의하고 있다. 자원봉사는 무보수성을 원칙으로 하기에 최저임금이나 4대 보험 적용 의무가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는 대법원의 판단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지난 2017년 대법원은 “명칭이 봉사자라 하더라도 센터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정액을 지급받는다면 명백한 노동자로 보아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대법원 판례를 적용할 경우, 현재의 ‘자원봉사자’ 지위는 ‘전담 운영 인력’ 또는 ‘기간제 근로자’로 재정의되어야 하며, 지급되는 실비 또한 ‘임금’ 체계로 전환되어야 한다.
현장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기흥구 소속 주민자치위원회 한 관계자는 “단순 봉사와 전문적인 행정 업무의 매뉴얼을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노동을 제공하는 인력에 대해서는 정당한 지휘·감독 체계를 구축하고 그에 걸맞은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법령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 주민자치 행정의 일선에 있는 사무국장들이 ‘노동권 실종’ 상태에 놓이면서, 관련법 개정과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