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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아시아의 복지거점 대학을 꿈꿉니다”

사회에 필요한 대학이 명문…사회복지·특수교육 부문 자타가 인정

   
 
“명문의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학교를 명문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수도권 남부의 명문 강남대학교.(총장 윤신일)
강남대학교는 사회의 낙후되고 소외된 사람들을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일할 위치에 올려 놓는 ‘사회복지’와 ‘특수교육’ 부문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명문이다.

윤신일 총장은 과거 우리가 너무도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대학교들이 명문이었지만, 시대가 바뀐 오늘날 명문의 개념이 수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명문 강남대학교’의 푸른 자부심을 밝힌다.
고급인력의 사회 배출에 대한 필요가 있던 과거에는 한국에 필요한 지식을 추구하고 발휘했던 대학교가 명문이었지만 이제는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어떠한 필요를 충족시키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남대학교는 아시아인들을 위한 봉사의 일익도 담당합니다. 국내에선 뭐라고 할지 모르지만 아시아의 명문 반열에 올라있지 않겠나 생각해 봅니다.”
아시아의 복지 거점 대학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고자 하는 윤신일 총장.

“노벨 평화상이 있지만 사회복지 부분의 노벨상이 있다면 강남대학교가 매우 근접해 있다고 봅니다. 특히 학생들이 성적을 떠나 전반적으로 의식 있이 들어오는 것을 볼 때 무한한 가능성을 느낍니다.”
윤 총장은 그러나 잠재력 있는 학생을 많이 모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학 후 명확한 의식을 심어주는 게 대학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국내 학생에만 국한하지 않고자 한다. 아시아와 제 3세계권 학생들이라도 의식과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려는 의욕이 있다면 이들을 받아들여 교육시킨 후 고국에 다시 돌려보내 지역에 기여하게 하고 싶어 한다.

# CEO 윤신일
그는 교육가이자 거대한 몸집의 대학교를 이끄는 전문 CEO로서 강남대학교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인터뷰 사진 촬영을 총장 방에서 하자는 제안에 총장은 방문을 열어주며 “제 방이 사진을 찍을 형편이 못 되서요”라며 보기만 하라고 한다.

방안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 발 딛을 틈 없이 방안 전체가 겹겹이 쌓아올린 사업 서류와 책들로 가득 차 있다. 무슨 고시생 방을 들여다보는 착각이 들 정도다.
서류더미에 갇혀 있는 총장은 접견실을 따로 설치했다.

“일년에 몇 번씩 이렇게 많은 서류를 검토해야 합니다.”
강남대학교 경쟁력의 원천이다.
무한하게 뻗어가는 강남대학교.

윤신일 총장은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강남대학교의 시작과 끝으로 만들 생각인가.
“대학도 기업 경영과 마찬가지로 뭔가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학생도 고객이라는 관점에서 적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공적 성격이 강한 대학교에서 경영, 비즈니스를 강조하면 어폐가 있는 듯 하지만 그런 마인드가 없는 게 더 문제라는 윤 총장.

이는 사회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것임과 동시에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매우 중요한 전환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양질의 교육 서비스
강남대학교가 수립한 새천년 10개년 발전전략.
“목적지향 맞춤형 실용교육을 통해 교양교육을 학문 중심에서 실용 전공 교육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교육시장 개방과 대학교육의 본질적 변화에 대비하는 전략이다.

해외 대학 및 기관과의 국제 교류를 강화해 학생들의 국제화 역량을 키워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해외 49개 대학과의 실질적인 파트너십은 여느 대학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기존의 미국과 일본 중심의 국제교류를 탈피해 러시아, 중국,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에 이르는 환 아시아 · 아프리카 국제화 띠는 강남대학교만이 가지는 독특한 국제화 전략이 아닐수 없다. 영어 중국어 독일어 등 원어민 교사만 40여명에 이른다. 보통 전공분야에 국한하지만 강남대학교는 현장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e-대학 정보화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다.

추진한 지 2년 됐는데 이 시스템은 국내 상위 10위 내에 든다. 강남대학교는 이 서비스를 학생, 교직원은 물론 관심 있는 시민들이 정보를 활용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에도 일정부분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고자 한다.

학술정보 DB, 학생의 개인별 교육 로드맵, 온라인 행정시스템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교육과 연구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놀기만 위해서라면 대학 다니지 마라
“원래 교육자보다는 선진 학문을 배워 외국에도 통용되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미국 유학시절,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해 경영 일선에서 뛰려고 했었습니다.”

대학 일자리가 먼저 나와 본의 아니게 강단에 서게 됐다고 꾸밈없이 이야기 하는 윤 총장.
그는 1990년부터 93년까지 미국 미시시피 주립 대학교 상경대학 강사로 강단에 서기 시작해 93년부터 94년까지는 조교수를 했다. 미국에서 첫 강단에 선 이래 1995년부터는 국내 강남대학교 강단을 지키고 있다.

“미국 학생들은 보통 공부하는 데에 목표가 있습니다. 굉장히 실용적이고 뭔가를 얻어야겠다는 기대를 갖고 공부에 임합니다”

미국에서 처음 강단에 섰을 때 그들에게 뭔가를 채워주기 위한 노력을 꽤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가르친 다음에 보람은 없다.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윤 총장이 한국 사람이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갈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필요에 의한 인간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공부에 대한 의식이 약하다. 반면 스승에 대한 존경심은 매우 강하다.
“대학에서는 많은 것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경험에만 치우치면 안 되고 전문지식을 배우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야합니다.”

윤 총장은 청춘을 멋지고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라면 대학에 들어오지 말라고 충고한다. 대학에 들어와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뚝심 윤신일, 오이 윤신일
윤 총장은 용인 같은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지금은 가장 번화하고 잘 사는 동네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그러나 윤 총장이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그곳은 경기도 광주군 언주면 언북리 농촌 마을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부모를 도와 농사를 지었다.

“농촌에서 자란 덕에 오래 참고 기다리는 성격이 강합니다. 자연 속에서 뛰놀기도 했지만 자연 때문에 겪는 어려움도 컸죠. 어려움을 참고 견디며 살았던 힘이 요즘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가지며 오이 등 농산물을 팔기 위해 뚝섬에 가지고 나가면 그곳에서 중앙시장까지 옮겨야 하는데 한강 물이 불면 산더미처럼 쌓인 농산물을 나루터에 세워놓아야 했다. 농산물이란 게 하루 지나면 짓무르는 게 다반사니 어려움이 컸다.

그때 윤 총장은 ‘뚝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부모들은 총명한 윤 총장을 도회지에서 공부시켜야 한다며 4학년 2학기 때 왕십리에 있는 무학국민학교로 전학을 시켰다. 집에서 학교를 가다보면 가지며 오이가 많이 열렸는데 오이를 가방에 따 넣고 가서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시골 촌놈이라며 요즘말로 왕따 비슷한 것을 시켰는데 윤 총장은 오이를 나눠주며 슬기롭게 극복했다. 그래서 윤 총장은 오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시골에서는 공부를 제일 잘한다는 소릴 들었던 윤 총장도 처음 도회지에 나가 중간정도 했다. 그래서 결심을 하고 열심히 공부해 전교 몇 등 안에 들었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윤 총장이 컨닝했다는 소문을 냈다. 나중에는 노력한 부분을 인정받아 오해가 풀린 기억이 난다.
당시는 속상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름다운 추억이다.

당시는 중학교 입학 시험을 치르던 때였다. 집에서 왕십리 학교까지 오고 가자면 뚝섬 나루터에서 배타고 가는 데 1시간 반, 오는 데 1시간 반 도합 3시간이 걸려 하숙을 결심했다. 그런데 하숙한지 1년 남짓 돼 무시험제가 도입되면서 유학의 효과를 얻지 못한 에피소드도 있다. 윤 총장은 재미있는 기억을 자꾸 생각해낸다.

“어렸을 때 개구쟁이었습니다. 원주민들은 농사를 지었지만 도회지인들이 하는 과수원이 많았어요. 포도 배 복숭아 같은 과일을 서리하다가 걸려 많이 얻어맞기도 하고 철망에 다치기도 부지기수로 했어요.”
자연과 부딪히며 살았던 윤 총장. 그래서 그는 어떤 일이든 자신감이 있다. 고향은 그에게 강한 뚝심과 자신감을 줬다. 모두 즐거운 회상이다.

# 강남대학교의 무한 경쟁력
최근 오산시에 중국어 고등학교를 짓자는 제안이 들어와 검토하는 중이다.
서해안 시대를 대비해 인력을 양성하자는 것인데 강남대학교는 중국어대학과 연계할 경우 훌륭한 인재를 배출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강남대학교는 각 분야에서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 인프라를 자체 보유하고 있으며, 언어영역에서도 모든 것이 준비돼 있다. 영어 중국어 독일어 등 원어민 교사 확보는 물론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다.

파주에 영어마을이 생기기 직전에 동서남북권으로 나눠 실시하던 영어캠프에서 포천 쪽을 맡았었는데 미국인 교사 40~50명을 통해 훌륭히 여름 캠프를 마쳤다. 경기도에서 파주 영어마을을 실시하기 전 이미 강남대학교는 영어마을 아이디어를 준비하고 자체 실시를 검토 중이었다. 경기도에서 파주 이외의 영어마을도 추진하자 그 사업들과 연계하려다가 사업들이 중단됐다. 물론 독자적인 추진이 바람직 하지만 관과 함께 할 때 관심이 더욱 증폭될 수 있어 효과가 배가된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느 자치단체이고 영어마을을 추진할 때 부지 확보를 좀 더해 중국어고등학교까지 설립한다면 중국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현실에 비춰 볼 때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강남대학교는 이천에 도예대학도 준비하고 있다. 이천 도자기엑스포장 인근 설봉산 계곡에 13만평 부지를 확보해놨는데 수도권 정비계획 및 상수원보호구역 등의 규제로 인해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

특수교육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강남대학교는 현재 시와 추진중인 특수학교도 시와 잘 협의해 장애인들의 꿈을 실현시켜 나갈 계획이다.

중국이나 중앙아시아 지역에 분교를 설치해 교육 수출의 길도 열어보겠다는 윤신일 총장. 20년 내에 국내 10위, 아시아 50위, 세계 100위 안에 드는 명문 대학교를 만들겠다는 그의 야심찬 비전을 세계가 주목할 날이 머지 않았다.

사진/김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