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6 (토)

  • 구름많음동두천 23.6℃
  • 흐림강릉 32.3℃
  • 흐림서울 24.5℃
  • 구름많음대전 28.1℃
  • 구름많음대구 27.8℃
  • 구름많음울산 27.3℃
  • 구름많음광주 26.9℃
  • 구름많음부산 24.9℃
  • 구름조금고창 26.9℃
  • 흐림제주 29.7℃
  • 맑음강화 22.4℃
  • 구름많음보은 28.3℃
  • 흐림금산 28.5℃
  • 구름많음강진군 27.0℃
  • 구름많음경주시 27.3℃
  • 구름많음거제 24.4℃
기상청 제공

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발행인칼럼/봄과 꽃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 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정호승 시인의 ‘꽃을 보려면’ 전문)

봄이 왔다. 바람과 햇살 맛이 매일 다르지만 우리 곁에 봄이 찾아왔다.

봄이 되면서 이곳 저곳 봄 꽃 소식이 매일 배달된다. 꽃을 보기 위해서 우리는 한 겨울 꽁꽁 얼어붙은 얼음이 녹기를 기다렸고, 대지의 품이 따뜻해 지기를 기다렸다.

이제 얼음이 녹고 대지가 풀렸으니 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꽃을 보기 위해서는 내 마음이 먼저 봄이 돼야 하고 누추한 마음의 빗장을 걷어내야 한다. 내가 열려야 봄이 봄꽃이 마음에 들어오는 것이다.

들녘에 봄꽃이 한창이다. 남도의 매화로부터 시작된 봄꽃 릴레이가 이제 중부 지방의 들녘을 강타하고 있다. 봄이 거져 주는 선물. 어느 선물이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까. 그러나 공짜를 다들 좋아하면서도 자연이 주는 선물에는 무관심하기 일쑤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계절이 주는 선물을 제대로 만끽해 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어느 봄날 문득 눈에 들어온 논둑의 꽃다지나, 가을 들녘의 야생화를 보면서 “꽃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라며 호들갑스럽게 탄성을 지르는 사람들은 그때가 되도록 들녘의 꽃 한번 제대로 쳐다보고 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전국에서 꽃 축제가 한창이다. 3월 말에서 4월 초가 피크이고, 4월 중순부터 말일까지도 꽃들이 기다려준다. 찰라의 순간을 다녀가는 얄미운 꽃.

조금 있다가 본다고 미뤘다가는 내년으로 넘겨야 하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꽃으로 축제를 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온통 무리져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 것 같은 벚꽃과 산수유가 하늘에 둥둥 떠있다.

꽃 송이와 꽃 향에 취하고 봄에 만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올해는 용인 한택식물원이 처음으로 봄 꽃 축제를 벌인다. 동양 최대 규모의 한택식물원에서 열리는 봄 꽃 축제에 다녀오자. 한택식물원은 이번 축제를 위해 벌써 오래전부터 식물원 단장부터 고객 편의를 위한 시설까지 준비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린 식물원에는 우리가 머릿속에 담고 있는 관광식물원의 대형 선인장같은 것이 없다. 우리의 야생화와 귀중한 식물 자원들이 정성스런 손길 아래 보살펴 지고 있다. 우리꽃의 소중함을 배우는 봄 꽃 나들이 길이 될 것이다.

꽃으로 둘러싸인 봄. 그 속에 있는 우리. 즐겁게 찾아온 봄 꽃 손님들을 열렬히 환영해 주는 행복한 봄 꽃 주인이 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