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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유쾌하고 흥에 겨운 봉사…“두배의 힘이 된다”

마음의 빗장까지 열고…60여명 이웃의 손과 발
만남/ / 대한적십자 소슬샘 봉사회

   
 
“계란이 왔어요. 굵고 싱싱한 계란이 30개 1500원!!! 싸다 싸!!! 농협에서는 1980원, 여기는 1500원!!! 농협 가지 말고 이리로 오세요~~”

지난 5일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에 위치한 천리농협 앞 주차장에서 흘러나온 메가폰 소리다.
하지만 이것은 계란을 팔기 위한 계란장수의 목소리가 아니라 빨래봉사를 나온 대한적십자 소슬샘봉사회(회장 이숙자)의 류정은 총무가 농협 직원들과 장난을 치던 것.

회원들은 “봉사활동을 나서면 언제나 마음이 즐거워지고 젊어지는 느낌을 받는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 같다”고 흥에 겨워 말했다.

매주 목요일마다 이동면 지역에는 소슬샘봉사회가 용인시에서 기증한 ‘대한적십자 세탁차량’으로 거리를 누비며 독거노인들과 장애인들의 빨래를 도맡아 해주고 있다.

이 회장은 “소슬샘봉사회는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이동면의 주민들이 모여 만든 단체”라며 “얼마 전까지 매주 한번씩 무료급식소 운영을 해왔고 앞으로는 이동면 지역의 빨래와 목욕봉사를 중점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지난 1998년 발족한 대한적십자사 소슬샘봉사회는 오랜 기간동안 꾸준한 활동으로 이동면 지역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이 회장은 “봉사회가 한창 성장할 무렵에는 50여명의 회원까지 모여 활동했지만 회원들의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지금은 20여명 정도가 남아 활동하고 있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항상 애쓰는 회원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회원들의 털털한 성격 때문에 마을 주민은 물론 독거노인과 정신지체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들과도 더욱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이날도 천리농협 앞에서는 회원들이 다섯 겹의 옷을 껴입고 나온 A(55·남) 씨의 옷을 한 겹만 남긴 채 모두 벗겨 지역에서 모아온 빨래거리들과 함께 깨끗이 빨아줬다.

이와 함께 소슬샘봉사회는 매주 금요일마다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목욕봉사를 떠나며 목욕봉사를 마친 뒤에는 이웃사랑에 동참하기로 뜻을 함께한 이동면의 식당에서 차례로 점심식사를 대접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는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류 총무의 친동생이 주위 사람들과 함께 ‘사랑의 집 고쳐주기’를 하는 등 이웃사촌까지 동원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웃을 돕고 있다.

이 회장은 “회원들에게 매달 회비를 모으고 있지만 회비만으로는 어르신들을 돕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고 있는 식당과 지역의 독지가들이 언제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들의 봉사로 이웃의 삶의 질을 높일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들에게는 한톨의 쌀이 더욱 간절하다”며 “이들을 위해 주위에서 더욱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벌써 이들이 돕고 있는 이웃들만 60여명에 다다랐고 회원들은 자신의 결혼기념일 축하는 미루더라도 어려운 이웃들의 생일축하 만큼은 미루지 않을 정도로 이들과는 가깝게 지내고 있다.

회원들은 “처음에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 이들에게 다가서기가 무척 힘들었다”며 “하지만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금은 봉사원들과 매우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마냥 즐거워했다.

이어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것은 주위 사람들이 아닌 내가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회원들 중 몸무게가 가장 많이 나가는 사람이 회장이 되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회장직을 계속 맡게 될 것”이라는 이숙자 회장의 커다란 웃음 소리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