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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감동을 부르는 그녀의 웃음과 친절

Co외식업계 선두주자로 우뚝 선 CEO
ver Story | 여성 CEO 한터시골농장가든 사장 조미

   
 
주 5일제 근무로 가족 단위의 외식 수요가 늘고 있다. 이제 식당은 배고픔을 달래주는 단순한 먹거리 차원이 아니라 여가를 즐기는 레저로 이해된다.

식당 경영자는 일정 메뉴만을 내놓는 반복적인 행위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심리를 읽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먼저 펼쳐 보이는 전략 전술가가 돼야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앞선 경영전략을 실행하면서 외식업계의 선두주자로 우뚝 선 CEO가 있다. 한터 시골농장가든의 조미 사장.

조 사장은 미래의 외식 경향을 읽기라도 한 듯 오늘날 유행하는 트렌드를 이미 오래전부터 충족시키며 국내외 분점 등 남들보다 여유롭게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조 사장의 성공. 그러나 이 모든 성취는 뛰어난 감각과 노력,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최대한으로 즐기며 즐겁게 일할 줄 아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 또 미래를 앞서 내다보기 위해 틈틈이 경영 서적을 읽고 벤치마킹을 통해 정보를 꼼꼼히 챙기는 프로정신의 소유자.

시골농장가든의 성공 신화는 결코 우연스럽게 다가온 행운의 산물이 아니다. 철저하게 조 사장의 땀과 노력으로 이뤄졌다.

# 운명적인 식당운영
전국에서 웬만한 사람들은 거의 시골농장에서 유황오리나 옻닭 한번쯤 맛 보았을 성 싶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외국인 접대도 자주 있는데, 이곳을 들른 외국인들은 자신의 나라에도 식당을 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국적을 불문하고 입맛을 사로잡는 마력.
개울을 낀 아기자기한 길을 달려 한터저수지의 멋진 경치를 거치고 양지 대대리 방면 아시아나 CC 후문 바로 직전에 이르면 널찍한 대지위에 자리 잡은 흙집이 눈에 들어온다.

찾아 가는 길에 멋진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어 좋고, 식사를 마친 후 아시아나 골프장 고개를 넘어 세중옛돌박물관까지 둘러볼 수 있는 환상적인 코스가 덤으로 기다리고 있어 좋은 곳.

시골 초가의 흙벽집에서 이 음식점의 대표적 메뉴인 유황오리와 두부 요리, 옻닭 등 웰빙 음식을 땀 흘리며 먹으면 ‘웰빙 원더풀!’이 연신 터져 나온다.

경영의 달인 조미 사장. 그럼 그녀는 얼마나 오랫동안 식당을 경영했기에 이렇게 멋진 성공탑을 이룰 수 있었을까. 답변은 의외다. 식당 경영이 단 12년밖에 되지 않았다니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12년만에, 아니 12년이 되기도 훨씬 전에, 식당하고는 전혀 무관하게 살았던 사람이 이뤄낸 금자탑.

식당과 맺어진 인연도 의외다.
12년 전 남편의 사업 실패는 두 부부를 실의에 빠뜨렸다. 당시 약국 일을 하고 있던 조미 사장은 한약건재상으로 사기를 당한 남편 박덕선씨와 함께 서울에서 이곳 양지면 한터까지 마음을 식히기 위해 드라이브를 왔다. 가을 비에 젖은 단풍이 너무 멋있어 조 사장은 이런 곳에 별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순간까지 식당과 무관했던 두 사람.

그런데 점심 식사를 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당시 식사를 하던 식당이 식당을 내놨다고 한 것이다. 아름다운 경치에 둘러싸여 있던 식당은 조미 사장을 매료 시켰고, 그날 저녁으로 계약을 했다.

식당 운영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단 몇 시간 만에 내린 결론. 주위의 일가 친척들이 황당해 했다.

“화끈한 성격이라기 보다는 아마 이런 게 운명이아닌가 합니다. 제가 고생길로 들어선 것을 속상해 한 친정 엄마는 1년 넘게 우리를 외면했어요.”

# 친절과 관심은 성공의 지름길
처음에는 손님이 드물었다. 일주일에 닭 백숙 한 마리 정도 팔 때도 많았다. 그렇지만 일을 즐기고 매사에 열정적인 성격의 조 사장은 처음 해보는 시골 생활에 들떠 한가하게 오지 않는 손님만 기다리고 있지 못했다. 강아지며 염소 등 짐승을 기르고 고추 같은 채소를 재배했다.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재미있었다.

남들 같으면 포기해도 벌써 포기했을 법한 상황이었지만 조 사장은 꿋꿋했다. 손님이 드물자 드문 상황을 역으로 활용했다. 즉 손님의 음식 성향부터 차 번호, 차 색깔, 차종까지 모두 외워버렸다.

다음에 재차 방문하면 손님의 취향에 맞춰 백김치를 더 낸다거나 손님에 대한 특성을 화제로 끌어냈다.

손님들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기억해 주는 조 사장에게 감탄을 연발했다. 손님이 떠날 때면 일일이 차 뒤도 봐줬다.

요새는 식당의 규모가 커져 손님들이 드나드는 문이 한 두 곳이 아니기 때문에 차 뒤를 봐줄 수 없다. 누군 해주고 누군 안 해준다는 오해로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님들은 조 사장의 친절에 굉장히 감사해 하며 또 그곳을 찾았다.

한약건재상을 운영했던 남편도 옻닭, 백숙의 한약 재료를 최상의 것으로 재정비해 깊은 맛과 영양으로 손님들을 또 한번 감탄 시켰다. 건강과 맛의 조화를 위해 한의사를 찾아가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손님들이 하나 둘 늘어 2년이 지나니 손님이 넘쳤다.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손님들마다 시골농장가든에 호감을 갖고 호의적이었다. 곧 전국에 유명한 명소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제가 약국에서 일을 할 때 틈틈이 서비스에 관련한 책을 많이 읽었었어요. 환자의 심리도 나름대로 연구했구요. 또 삼성과 관련한 내용이면 책이나 신문 잡지 등을 가리지 않고 모두 읽었어요.”

삼성가의 경영전략이나 서비스 정신 등은 조 사장이 시골농장가든을 경영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경영 수업이었다.

# 감동으로 만든 추억들
“손님들과 마음이 통해야 합니다. 진실해야 하는 것이지요. 만들어진 서비스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마음에서 우러나는 서비스는 돈으로 환산되는 게 아니에요. 그 마음이 지금까지 변함이 없어요.”

마음에서 우러나는 서비스에 경영 지식까지 갖추고 있으니 식당은 나날이 번성해 갔다.

처음에 손님들이 좋아했던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골프장 근처기 때문에 고급 승용차가 많이 왔다. 그러나 경운기 손님이나 트럭 손님 누구든 가리지 않고 똑같이 친절했기에 그들한테 마음을 얻었다. 경운기 타고 농사꾼 차림으로 왔던 손님이 나중에 다시 고급 승용차를 몰고 왔다. 알고 보니 엄청난 부자였다.

지금도 직원 교육 시에 누차 강조하는 내용이다. 겉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고 누구에게나 한결같이 친절해야 함을.
손님들은 조 사장이 첫 딸을 출산하자 미역도 사다주고 반지도 사다줬다. 평소에도 냉장고며 조리용 기구, 심지어 강아지까지 가져다주니 각종 선물들이 쌓일 정도였다. 조사장에게 감동해 뭐든지 주고 싶어 했다.

당시 윤병희 전 용인시장과 얽힌 에피소드도 있다. 처음에 그가 시장인줄 몰랐다. 그런데 어느 날 동동주에 파리가 빠지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어떻게 하냐며 애를 태우는 조 사장한테 “시장이 고생한다고 파리까지 넣어주니 고맙네”라고 말해 그가 시장인줄 알게 됐다. 그 후 윤 시장은 허름한 식당에서 전국 시장 회의를 개최하는 등 급 성장과 유명세를 타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윤 시장은 “집은 허름하지만 편안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며 좋아했다.

둘째 딸을 출산할 때인데 아기 낳기 한 시간 전까지 서빙을 하다가 병원으로 간 조 사장한테 식사하러 왔던 윤 시장이 전화를 했다. 딸 낳았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 말고 건강히 돌아오라고. 친정 아버지 같은 덕담을 해 줬던 윤시장에 대한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조 사장은 손님들과 가족애를 느끼면서 인연을 맺어 나갔다.

# 중소기업 규모로 성장
결혼 후에도 밥 한번 안 해 봤던 조 사장.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고생이지만 모두가 즐겁고 재미있기만 했다. 5팀의 설거지를 하면 6시간이 걸렸다. 수돗물이 없을 때라 남편이 개울물을 끌어들이는 장치를 해줬는데 겨울이면 물이 얼어 고생이 엄청났다. 그래도 그 상황을 즐겼다. 미꾸라지며 피라미도 가끔씩 물에서 튀어나와 놀랄 때도 있었다.
그렇게 추억과 즐거움을 쌓아가던 중, 1999년 식당을 갑자기 옮길 일이 생겼다.
IMF의 어려운 시기였는데 부동산도 모르고 오로지 식당일만 하던 그가 애만 태우고 있자 평소 그를 아끼던 동네 어른들이 땅도 소개해주고 돈도 꾸어주고 용기를 줘서 오늘날의 자리로 옮기게 됐다.

연구와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남편이 음식의 맛 내기 등 모든 소프트웨어를 도맡아 했는데 집의 설계도 남편이 책 등을 보고 연구해서 2개월 만에 근사한 집을 완성시켰다.
기존 식당에서 낮 2시까지 장사를 하다가 2시간 만에 새 집으로 이사를 와서 저녁 무렵부터 장사를 개시 했는데 새집에서 올린 매출이 평소의 하루 매출이었다. 매일 복날 같았다. 복날 올리던 매출이 연일 계속된 것이다.

대지 1600평의 시골농장 가든은 건평 300평으로 최대 수용인원이 500명에 이르는 중소기업 저리 가는 기업형 식당으로 자리하게 됐다.

새로운 집으로 옮기면서 옻닭 대신 유황오리가 주 메뉴가 됐다. 웰빙과 흙집 등의 트렌드가 맞아떨어져 유황오리백숙과 구이는 롱런하고 있다.
백숙에 조미료가 단 한 방울도 안 들어간다. 구이도 소금과 후추만 들어갈 뿐이다. 그런데도 맛은 일품이다.

한때 돼지 바비큐와 어린이 돈까스를 시도했으나 둘 다 실패했다. 몸에 좋은 유황오리를 먹으러 왔다며 돼지고기를 외면했다.

# 맛의 계량화
주 5일근무와 웰빙이 맞아떨어진 유황오리백숙은 남녀노소 누구나가 즐겨 찾는 건강식이다.

외국인들도 많이 온다.
시골농장가든은 여느 집과는 달리 깊이 우러나는 진한 맛이 느껴진다. 최상의 한약에 배합이 조화롭고 질 좋은 유황오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확한 계량화로 언제나 늘 한결같은 맛을 유지한다.
한약을 넣어 푹 고은 유황오리백숙을 땀을 흘려가며 흙집에 앉아 먹으면 몸보신이 따로없다. 복날은 물론이고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전후해서는 500명 수용 규모의 식당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

이 집의 자랑거리가 또 있다. 백김치다. 누구나 이 집에 오면 백김치 백김치 하는데, 이집 백김치는 배추 선택도 중요하지만 숙성 과정이 노하우다. 친정 집안 쪽으로 대한민국 김치명인이 있어 직접 전수받았다.

#경영 마인드
조 사장은 매장 관리에 바쁘기 때문에 남편 박덕선씨가 서울대학교 요식업 CEO 과정이라든가 용인송담대학 요식업 CEO 과정을 배우고 있다.
남편은 강의 내용을 녹음해 조 사장과 함께 들으면서 경영에 대해 연구하고 논의 한다.

“정체돼 있으면 안돼요. 고객은 늘 변화하고 있는데 머물면 고객이 떠나게 되지요.”
제부씨한테서도 배우는 게 많다.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본부장인 제부는 한식당이 커나가지 못하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조언해 준다.

경계 1호는 이정도면 됐다는 자만심. 정체와 도태를 가져온다고 충고한다. 또한 책을 읽지 않으면 뒤떨어진다며 한달에 경영관련 책을 두 차례씩 사다 준다.

직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없는 부분도 지적해준다. 따라서 조 사장은 직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기여도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퇴직금 제도와 인센티브제, 상여금제, 포상제 등을 도입해 의욕적으로 일 할 수 있게 했다.

저번 일요일에는 MT도 다녀왔다. 종종 충전의 기회를 준다. 오너보다는 직원이 좋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장을 대신해서 필드에서 일하기 때문에 직원의 입장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 사장은 점심과 저녁 시간에 손님상을 돈다. 맛에 대한 평가나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유명한 식당은 꼭 가본다. 직원들도 팀을 짜서 벤치마킹을 한다. 좋은 점과 나쁜 점에 대해 배우고 고치려는 노력을 한다.

서빙을 하는 종사자들에게 조 사장이 인터넷 등을 참고해 직접 디자인한 생활 한복을 입혔다.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의 반응이 꽤 좋다. 항상 연구하고 실천하는 CEO다.

#다중 브랜드 필수
FTA에 대비해 쇠고기 요리에도 신경을 쓴다.
쇠고기 값이 떨어지고 맛이 월등해지면 유황오리 손님이 나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조 사장은 따라서 다중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조류 독감 등에 대비해서도 대체 메뉴를 개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과거에는 전문식당이 잘 됐다. 그러나 지금은 맛의 평준화가 이뤄져 아주 특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서비스와 인테리어의 차별화가 중요하다.
음식을 기본으로 하여 서비스와 인테리어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시스템.
미국 LA 진출을 고민했던 조 사장은 한국에 제2의 분점을 내고 싶어 한다.

#선물의 집 운영
시골농장 가든 마당에는 또 하나의 명소가 있다. 지혜의 나무라는 간판을 단 선물의 집.

인도나 태국 필리핀 등지의 개성적이고 다양한 선물들이 가득하다. 처음에 선물의 집을 계획하니 망하려고 그러냐며 하지 말라는 만류가 많았다.
“남자 고객들이 많은 우리 집의 특성상 여성 고객을 불러들일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어요. 또한 볼거리를 제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식당 문화를 만들자고 생각했죠.”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요새는 본 궤도에 올라 선물만을 구입하러 오는 고정 고객들이 있을 정도이고 특별한 인도 제품을 주문해 오는 고객들도 있다.
조 사장이 직접 인도에 나가 제품을 구입해 온다.
인도 상품은 조 사장이 인도를 좋아하기 때문에 주력 상품으로 배치했다. 신비한 명상의 나라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중국쪽에 가면 선물보다는 음식을 가져오고 싶은 게 많다.
“변해야 삽니다. 옛것만 고집하면 안 됩니다. 퓨전으로 바꿔야 합니다.”
조 사장의 경영전략은 앞으로 시골농장 가든의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그러나 화려한 변신 뒤에는 늘 변하지 않는 순수한 초심이 자리하고 있어 시골농장가든의 번영은 더욱 왕성하고 영원하리라는 확신을 준다.

“음식은 사랑입니다. 기쁜 사람은 더 기뻐하고, 슬픈 사람은 음식을 먹으며 풀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사랑을 만드는 게 주방이고 행복을 전하는 사람이 서빙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내고, 친절로 기분을 풀어주고,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곳이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시골농장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고 행복해진다는, 그런 식당을 만들고 싶을 뿐이에요.”

사진·김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