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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대권창출’공통분모 … 화합에 앞장

용인 지킴이 55년 … 죽는 날까지 떠나지 않을 것
Close-up | 한나라당 용인 (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지방자치시대 홍영기

   
 
경기도의회 3선 의원, 제6대 도의회 의장, 경기관광공사 이사,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회 용인시 협의회장, 용인청년회의소 회장, 용인초등학교 총동문회장 등 지역의 주요직을 두루 거치며 용인정가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홍영기 한나라당 용인시 (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주요직을 거친 지역의 유력정치인인 탓에 각종 루머와 구설에 오르기도 하지만 “정치인으로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본인의 부덕을 탓하는 것이 일상이다.
홍 위원장은 지난 8월 치러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전국 운영위원장 중 최초로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개지지선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경선결과 홍 위원장이 지지했던 이명박 후보가 근소한 차로 승리했다.

# 공통분모 ‘대권창출’ … 경선 후 폭풍 우려 안 해
“정치인으로서 개인적인 부분도 중요하죠. 하지만 그에 앞서 당의 대권창출이 먼저에요. 현재의 여당이 집권한 후 국민의 삶이, 용인시민의 삶이 어떻게 됐습니까. 정치인이라면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개인적인 부분은 뒤로 물려야죠.”
전국 284개 경선 선거구 중 용인은 유독 과열양상을 보였다. 경선과정에서 홍 위원장은 비리혐의로 인한 출국 금지설 등 다양한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때문에 박근혜 전 당 대표 측을 지지하던 한선교 국회의원 등과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비견되기도 했다.
남들보다 한 발 먼저 MB지지선언을 하고 활발히 활동했기에 정가에서는 논공행상을 예측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화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경선 후 전당대회에서 박 전대표가 보여준 ‘아름다운 승복’의 의미가 모두에게 전달됐을 거라 생각해요. 누구를 지지했건 이미 지난일이죠. 용인도 다시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갈라진 모습을 보여온 지역정가의 화합은 여전히 숙제거리다. 특히 이정문 전 시장과의 관계가 쟁점.
“지역의 후배로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거의 이야기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싶어요. 개인적인 관계로는 죽는날 까지 함께할 수 있는 선배고 … 가장 근본적으로 정서적으로 같다는 점이에요. 이 부분은 불변하는 것이죠.”
당의 화합을 위해, 지역의 화합을 위해 자신의 역할을 찾아 뛰어들겠다는 의지다.

# 이책인지심 책기 (以責人之心責己)
“1년 2개월여의 경선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 많아요. 정치인이란 매사에 한 치도 어긋나는 길로 가서는 안 된다는 점이죠.”
경선 내내 쟁점이 됐던 도곡동 땅과 BBK 문제에 대한 홍 위원장의 해석이다. 작은 의혹하나도 정치인에게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 2004년 총선이후 지난 6월까지, 홍 위원장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17대 총선에서 정계 입문이후 첫 고배를 마셨고, 지난해에는 뜻하지 않은 수해골프 파문으로 징계를 받기도 했기 때문.
“견디기 힘들었지만 개인적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던 시간이었죠. 나를 돌아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낙선 후엔 탄핵역풍이었다는 생각이 많았고, 이례적으로 강력했던 징계 후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내가 더 잘할 수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이책인지심 책기 (以責人之心責己)’. 홍 위원장이 소개해 준 명심보감 존심(存心)편에 나오는 글귀다.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책망하라는 뜻.
정치인으로서 초심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귀절이라 생각된다.

# 꿈 … 실질정치
용인에서 태어나 군 생활을 제외하고는 지역을 떠나지 않았던 그가 처음 정계입문을 권유 받은 것은 지난 1992년. 용인JC 회장을 마치고 시 체육회 전무이사로 활동하던 때였다. 당시 지인들로부터 군의원 출마를 권유받았지만 고사했다.
정치는 더 능력 있고 뛰어난 사람이 해야 주민들이 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
그로부터 2년 후인 94년. 홍 위원장은 도의원에 출마, 당선됐다.
“처음 출마를 권유받은 후 고민을 많이 했어요. 뛰어난 선배들도 많았고, 지역을 아끼는 분들도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시 한번 돌아 보니 지역을 지켜주는 사람이 없더군요. 주민과 함께 생활하며 삶을 함께 느끼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변함없는 정치 신념이죠.”
지역을 대표하던 정치인들이 지역출신이라는 점만을 강조했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의 생활 자체가 모두 정치라고 생각해요. 정치의 시작과 끝은 모두 국민이니까요. 국민들이 살맛난다고 느낄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것이 정치 아닌가요. 작금의 지역분열상황을 봐도 그래요. 큰 그림을 보고 맞춰 나가야하는데 눈앞의 문제만, 혹은 정치인 개개인의 입장만을 생각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죠.”

# 55년 용인지킴이
“나이 마흔이 넘어설 때까지 길거리에서 담배를 물지 못했어요(웃음). 다방이요? 근처에도 못갔죠. 당시만 해도 용인인구가 지금처럼 많지 않을 때죠. 거짓말 조금 보태서 길가다 만난 사람들의 90%는 아는 사람이었을 정도였죠. 지금이야 1%나 제대로 알려나.”
말끝에서 향수가 묻어난다. 지나간 세월에 대한 향수요, 잊혀지는 용인 정서에 대한 향수다.
용인초등학교, 용인 중학교, 용인고등학교, 용인대학교 … 현재 홍 위원장은 용인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이쯤 되면 용인의 산 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용인국민학교 시절 경안천에서 멱 감던 기억과, 옛 용인극장에 몰래 들어가다 틀켰던 추억, 참외서리 수박서리 등등 홍 위원장의 입에서는 현재의 용인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일들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죠. 개발이다 뭐다 … 주민들이, 고향 선·후배들이 살기 좋아지고, 내 고향이 발전한다는 점은 기쁘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아요. 어느 때부터인가 용인의 정서가 없어지고 있어요. 세계적인 도시마다 각각 그 도시의 정서가 있죠. 용인도 그런도시로 만들고 싶어요. 특히 아직 개발이 덜 진행된 처인구 만큼은 농촌의 냄새와 도시 이미지가 공존하는 곳으로 발전되길 희망하죠.”
‘전원과 도시기능이 공존하는 도시’, 홍 위원장이 꿈꾸는 용인의 미래도시 상이다.
도시계획이나 개발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바탕이 된 것은 아니지만 지역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소망이라는 것이 아련히 묻어난다.
“얼마 후 태어날 손주도 용인 호적을 갖게 되죠. 전쟁통에 북에서 월남하신 선친을 빼고는 가족 모두가 용인에서 태어나 살고 있죠. 손주에 증손주까지 모두가 살고 싶어하는 용인을 만드는데 한 몫을 담당하고 싶어요. 지역 지킴이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