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년대만 해도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하면 그것은 복부인과 같은 특정계층의 투자(정확히 투기라 불렸다)방법으로 인식되었으나, 2000년대의 파고를 넘으면서 부동산은 전 국민의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되기 시작된 것이다.
국민은행의 주택매매가격지수를 참고하면 2002년에는 전년대비 평균 16.4%의 06년도에는 전년대비 11.6%의 증감을 보이는 등의 안정적인 가격상승으로 자산의 증식에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버블이라고 불리는 강남, 송파, 양천, 분당, 과천, 용인 등은 그 가격이 두 배 이상을 상승하는 등의 폭등양상을 보이며 한국의 부동산 시장 시세를 선도했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상승은 07년도에 들어 한 풀 꺽이게 된다. 2003년부터 지속적으로 선보였던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07년이 되어서 결과물로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조짐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당선자의 새로운 부동산 정책이 08년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게 될지 아직까지 그 결과를 점치긴 어렵지만, 평균적인 시각으론 그리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기사는 2008년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부동산 정책과 함께 다뤄 볼까 한다. 본 기사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 건설교통부등의 부동산 자료와 필자의 의견을 함께 종합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것을 먼저 밝힌다.
# 2007년 부동산 시장 결산
2007년 부동산 시장을 크게 말하면 용산을 축으로 하는 강북지역과 신도시 개발로 한참인 인천지역 등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약세라고 말 할 수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규제(LTV, DTI)로 대출이 어려워지고 종부세 등의 세부담 증가로 2007년 12월 현재 전국아파트는 2%대의 안정적 상승률을 보였지만 물가를 대비해보면 실질적 상승은 마이너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중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뉴타운 개발과 혁신도시의 지정, 동탄 등과 같은 신도시 개발 시작으로 부동산 시장의 불씨는 계속해서 지피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최대로 늘어난 미분양 주택과 중소 건설업체의 도산, M&A 뉴스는 부동산 시장이 극도로 좋지 못한 현실에 쳐해 있음을 재 증명하고 있다.
# 아파트 시장 2007년 전년대비 거래량 감소 미 분양의 증가
2007년 주택의 분양물량은 늘어났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조기 분양물량이 늘어나면서 공공택지 분양물량은 전년대비 11%이상 분양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거래가 증가하지도 않고 분양물량이 소진되는 등의 모습도 보이지 않아 상황은 좋지 못한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 결과 미분양 가구가 07년 10월 말 현재 10만3천 가구로, 1996년(10만9천가구) 이후 11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표의 ‘년도별 미분양 주택 추이(호)’는 그 결과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미 분양의 여파는 아파트 불패 지역으로 불리던 강남과 신도시 까지 미쳤다.
07년 9월 서초동에 분양된 롯데캐슬메디치는 50가구 분양에 단 두가구만이 청약해 0%에 가까운 청약율을 보였으며 용인, 수원에서 분양된 아파트들도 흥덕지구의 일명 로또아파트와 동천동의 삼성래미안 동천을 제외하면 모두 미분양 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아파트 청약 시장은 차가운 냉기만 돌았다.
또한 서울에서 분양된 은평 뉴타운도 예상 밖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여 아파트 청약시장이 조금씩 가라앉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 토지시장, 일부지역을 제외하면 거래량이 줄어
토지 시장도 아파트 시장과 별반 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년도별 토지거래량을 살펴보면 01년이후 상승하던 거래량이 06년부터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시도별 토지거래 증감율을 봐서도 제주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음도 재차 확인이 가능하다.
토지거래가 줄어든 이유는 몇 가지로 확인 가능한데, 국토의 20%이상이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인데다 8·31 부동산 대책이후 실시된 토지 실거래가 신고제와, 비 업무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60% 중과 등의 위력 탓이다. 용인 지역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용인에서 토지거래가 가장 활발한 양지지역의 공인중개사(가나공인, 양지바른공인, 태성공인)들과의 면담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현재 용인지역의 토지 시장은 ‘년도 별 토지거래량’과 유사한 상황이다.
거래는 있으나 평년대비 크게 줄었고, 피부에 와 닫는 실 거래량은 표 보다도 더 나쁜 상황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부동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토목건축사무소나 세무사 사무소에서도 같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어, 상황이 좋지 못함을 전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 2008년 부동산 시장은?
2008년의 부동산 시장도 그 사정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부동산 관련 연구원과 언론, 경제연구소까지도 2007년 부동산 시장에서 큰 축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 가능한데 고유가 등으로의 세계경제 불확실성의 증대와 금리상승으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07년 미분양 증대로 인한 신규 민간주택사업의 공급의 위축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반면 긍정적 요인이 있기도 하다. 07년을 마감하면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당선자의 경우 시장경제 위주의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단기간에 변화를 일으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리나라가 대통령 중심제의 국가이기는 하지만 모든 법 집행이 국회를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08년 총선이전 야당과의 협의가 있어야 하며,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원내1당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수가 과반수를 넘지 못하면 정책 시행에 있어 발목이 잡힐 공산이 크다.
#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부동산 공약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당선은 부동산 시장에서의 큰 변화가 올 것을 암시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규제를 통해서 시장을 안정화 하려던 정책이 시장 중심의, 공급중심의 안정화 정책으로 그 방향성을 틀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 얼마나 시장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세수부족 이라는 문제점과 부동산 가격 폭등이라는 부담감이 언제나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명박 당선자의 주요 부동산 공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 부분이다. 이명박 당선자는 세금 위주의 규제정책으로는 시장기능을 왜곡시킨다고 보고 집값 안정을 위해선 공급정책 위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었다.
또한 신도시 건설의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리고 풀린 보상금이 인근 땅값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반복시킨다고 역설하고 서울 구도심등의 기존 도시과밀지역의 용적률이나 층수 규제완화를 다른 대안으로 제시했다.
두 번째 세제 완화 부분이다. 이명박 당선자는 2주택이상자의 중과는 유지하겠지만 1주택 자들의 보호를 위해 10년 이상 장기 보유자들의 양도세 감면과 소득이 없는 노년층의 종부세를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종부세와 DTI(총부채상환비율)을 완화하여 부동산 시장의 부담을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 번째 토지공급의 경쟁체제 도입과 분양가상한제 관련 정책이다. 현재 토지공급은 토지공사가 독점공급하고 있어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는데, 이것을 경쟁 체제로 전환하여 분양원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의 경우 민간 택지는 그 공개를 재검토 하겠다는 것이다.
네 번째 찬성과 반대가 맞붙고 있는 대운하 관련 공약이다. 서울로부터 부산까지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경부 대운하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운하의 벤치마킹 모델로 독일의 대운하가 제시되고 있는데 그 가능성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렇듯 이명박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규제완화’라는 키워드와 ‘친 시장정책’이라는 두 가지 단어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 규제가 얼마큼 완화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현재 재개발과 관련해서는 이익환수를 참여정부 이상으로 다짐하고 있고 DTI와 종부세의 경우도 아직 그 논의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대 운하 관련 공약도 그 실시가 불투명할 정도로 국민적인 합의가 먼저 되어야만 한다.
결국 변화는 예상되지만 그 변화의 폭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고,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애매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것은 현재 우리의 부동산 시장과도 너무나 비슷한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2008년 주택(아파트)과 토지 시장은?
주택(아파트)시장은 2007년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현재 DTI등의 대출규제와 분양가 상한제에 따르는 장기(최대10년) 전매금지 기간, 그리고 최근 상승하고 있는 대출 금리의 상승은 주택 시장에 치명적인 위험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호가만 있고 거래는 없는, 주택 거래 시장이 겨울인 상태로 올해 한해를 동면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표 ‘주택 담보대출 금리 변화’에 따르면 현재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2002년도와 3년도에 근접했으며 그 증감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음도 확인이 가능하다.
연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이 2006년 주택가격 급등으로 크게 상승한 형편에서 이렇듯 대출 금리까지 높아져 있어 경제 내외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주택(아파트)시장은 그 시장 공급과 수요 모두 앞으로도 계속 위축 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주택의 시세 또한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주택거래 시장의 위축은 바로 그 시세에 영향을 끼친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주택가격은 2007년 수축국면에 접어들어 2008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국지적인, 예를 들어 서울 용산지역과 강북지역, 뉴타운 지역 등의 가격상승은 예상할 수 있으나 전국적인 주택가격의 경우 하향안정화 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토지 시장도 주택시장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도세 등의 세제의 개선과 대출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토지 시장에서 거래는 올해처럼 많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토지시장은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나 특정지역의 개발 호재 등에 의해 움직이는데 신도시 개발을 반대하는 이명박 당선자의 정책적 성향을 고려한다면 특별한 이슈가 보일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대운하 공약에 따르는 개발 기대감으로, 이러한 정책의 진행이 가시화 된다면 해당지역의 토지가격은 변동이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그 정책의 시작 자체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에 언제 얼마나 일지 얘기하는 것은 미지수라 해야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