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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집도 고치고 사랑도 지어요

만남 | ‘사랑의 집짓기’ 반장 박태곤
매년 50여곳 집짓기…감동 많아 ‘보람’

   
 
지난 7일 처인구 모현면 왕산리의 한 허름한 주택의 지붕위에 파란색 페인트칠이 한창이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부엌에서는 새 싱크대를 설치하고 있고 이리저리 금이 간 벽면은 보수를, 무너질 듯 한 지붕은 튼튼한 나무로 덧대고 한쪽에서는 보일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바로 용인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공공근로사업의 하나인 ‘사랑의 보금자리 만들기’사업이다.
사랑의 보금자리 만들기 사업은 주거시설 노후로 불편을 겪고 있는 저소득 층 및 사회복지시설, 공중이용시설 등의 개·보수를 공공근로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근로자들에겐 일자리를 저소득층에게는 삶의 터전인 집을 고쳐주는 일석이조의 사업인 것이다.

올해 9월까지 사랑의 보금자리 만들기 사업이 실시된 곳은 총 43개소로 아직 7곳이 대기 중이다.

수리가 한창인 현장에는 설비, 전기, 도배, 철근, 보일러, 미장 등 다양한 분야의 공공근로 인부들이 맡은 작업현장에서 분주히 손을 돌리고 있었다.

이런 현장 한편에 이리저리 공사현장을 둘러보며 작업지시를 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작지만 단단해 보이는 체구에 구수한 외모를 가진 박태곤 반장이었다.

박 반장은 “사실 다 자신의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여서 특별한 지시도 직책이 따로 없어도 될 정도로 팀워크가 잘 맞는다”며 “처음에는 15명으로 시작했지만 공공근로사업이라는 사업의 성격 때문에 또 일을 하면서 봉사도 병행하는 것이어서 현재는 손발이 잘 맞는 8명 정도가 함께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부터 올해 말까지 사랑의 보금자리 만들기 사업의 혜택이 돌아가는 곳은 총 50곳, 한 달 동안에도 4~5곳을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 녹녹한 일정은 아니다.

보통 한집을 개·보수 하는데 5일정도 걸린다고 하니 일분, 일초가 아까울 지경이다.

박 반장은 “정말로 뼈대만 남아있는 집도 태반이고 집에 수도도 없고, 전기도 없을 때는 막막하기도 하지만 동주민센터나 시의 지원으로 최대한 잘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대부분이 홀로 사시는 할머니나 장애인들인 경우가 많은데 공사가 다 끝나면 진심으로 고맙다고 우시는 분들이 많아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보수를 받고 일하는 공공근로 사업이라 소홀할 수 도 있지만 그저 시간만 떼우고 간다는 마음은 팀원 모두가 티끌만큼도 가지고 있지 않다.

박 반장은 “수혜를 받는 분들이 모두 형제 같고 부모 같아서 팀원모두 하나라고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해 퇴근시간도 못 맞출 때가 많다”며 “어떨 때는 오히려 수혜자가 음료수를 사오거나 밥을 챙겨주는 등 팀원들에게 더 신경을 써줘 죄송스럽고 부담스러울 때도 많다”고 말했다.

작업장에서는 이런 공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주나 흡연도 금기다.
팀원 모두 도시락을 싸와 먹는가 하면 화재문제도 있고 조금이라고 더 일하려는 욕심에 흡연도 못하게 하고 있다.

또 단순히 집을 고쳐주고만 가는 것이 아니라 사후관리도 철저하다. 연말이면 공사가 끝난 곳을 전부 둘러보고 잘 안된 곳은 없는지 고칠 곳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본다.

또 공사 자재도 재활용을 한다. 지역에서 철거하는 곳이 있으면 한 달음에 달려가 쓸 만한 자재들을 꼼꼼하게 살피고 모아 공사에 이용한다.

박 반장은 “정말 아무런 문제없이 더 잘 고쳐드리고 싶지만 워낙 오래 된 집들이고 신축이 아니라 개·보수기 때문에 가끔 문제가 생길 때가 있어서 항상 연락만 오면 달려가 고쳐주고 있다”며 “일을 한다는 마음과 봉사를 한다는 마음이 함께하기 때문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