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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 할머님와 ‘방아쇠 수지’

나기남 | 수지그린정형외과

화창한 오후. 점심 후 할머니 한 분이 들어왔다. 할머니의 왼쪽 손 세 번째 손가락을 검사한다. 손가락은 할머니가 구부릴 때는 구 부러지는데, 펼 땐 잘 안 펴지고, 억지로 펴면 ‘떨거덕’ 하고 펴진다. 다른 곳에서 두달 가량 치료를 했다고 했는데 차도가 없다고 한다.

사실 증세는 지난해 봄부터 있었다고 한다. 이 증세는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이 손바닥 부위에서 걸려서 안 펴지는 것이다.

손가락을 다시 검사하는데, 손가락이 ‘떨거덕’ 하고 펴진 후에도 세 째 손가락의 끝 마디, 둘 때 마디가 15도 정도 굳어져 있고 다 펴지질 않는다.

힘줄이 걸리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그림을 그리고, 한참 설명을 했다. 다른 병원에서 손바닥에 주사까지 세 번 맞았다고 한다. 이럴경우 손바닥 부위를 쪼금 째고, 힘줄이 걸리는 걸 풀어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약 10분정도 소요되고 2주면 실밥도 뽑는다.

수술하면 손가락 걸리는 건 없어지지만 다른 부위 아픈 것은 안 좋아진다. 그리고 손가락이 이미 굳어서 안 펴지는 건 수술해도 안 좋아진다.

오른 손을 올려 보이는데, 둘 째 손가락에 수술 자욱이 있었다.

할머니는 이미 수술경험이 있어 벌써 다 알고 계셨던 모양이다.

집에 가서 할아버지와 상의해서 결정하고 온다는 할머니에게 물리치료와 약을 처방했다. 다음 주 화요일에 오시라는 말을 하고 있는 필자는 할머니가 다시 오실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할머니의 병은 ‘방아쇠 수지’다.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이 손바닥 부위에서 힘줄을 고정시키는 조그만 터널같이 생긴 ‘풀리’라는 것에 걸리는 것. 손가락을 구부릴 땐 그냥 통과가 되는데, 펼 땐 걸리게 된다. 이때 조금 더 힘을 줘 손가락을 펴면 ‘딸깍’하는 느낌이 들며 손가락이 펴지게 된다. 치료는 손사용을 줄이고 물리치료 및 투약, 병변부위 주사, 여러 가지 치료에 호전이 없거나 계속 재발하는 경우 수술치료를 한다.               031)266-2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