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성스러운 존재이거늘
장자(莊子)는 천도편(天道篇)에서 제자거칠척사영불가답(弟子去七尺師影不可踏)이라 했다. 제자가 스승을 따를 때는 7척 거리를 두어야 하며 스승의 그림자는 밟아도 안 된다는 뜻이다. 이는 스승에 대한 무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다.
무경십서중의 하나인 오자병법의 가장 큰 특징은 용장(勇將)을 폄하(貶下)하고 지장(智將)을 높이는데 있다. 상대를 얕보면 반드시 패한다는 경적필패(輕敵必敗)의 금언이 그것이다(오자병법 제4편 논장 전례).
스승이 제자를 교육할 때 용(勇)보다는 지(智)로 언(言)보다는 행(行)으로 한다는 단초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지난달 합천군내 모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58세의 남자 기간제 교사와 이제 세상에 태어 난지 12년 남짓 된 여학생과 뺨을 때리는 난투극이 있었다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남이 사제(師弟)의 만남인데 무엇이 저들을 분노하게 했는가. 혹시 선생님으로서 사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움 때문일까. 아니면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으로서 감당키 어려운 스트레스가 있었을까.
깃털 하나 만큼의 무게에도 발끈할 정도면 그들의 삶에 말 못할 과부하가 걸려 있다는 반증이다. 서경 오자지가(五子之歌)에 ‘백성은 나라의 뿌리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다’고 했다. 백성의 근본이 어린 아이요. 어린 아이를 바르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 교사다.
늙은 동냥치(어른거지) 쪽박은 깨도 깨 벗은 동냥치(어린아이 거지) 쪽박은 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어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희망이기 때문이다.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바르게 할 수 없고, 예를 배우지 않으면 세상에 나가 설수가 없다(논어 계씨16-13). 교사라면 가슴에 화인처럼 찍고 살아야할 금언이다.
목사는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스님은 부처님 앞에 머리를 숙인다. 교사는 그 누구에게도 무릎을 꿇지도 않고 그 어떤 곳에서도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 이는 교사의 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교사를 존중하고자 하는 사회적 합의다.
교사란 그렇게 성스러운 존재다. 당부하노니 모래 바탕에 혀를 묻고 살망정 먹고 살기위한 생계수단으로 교단에 서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