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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교육

고교평준화 ‘원거리통학’ 우려가 현실로…

2시간 소요 ‘통학 지옥길’ …처인·기흥 상대적으로 많아 학생·학부모 ‘희생양 한숨’

   
지난 4일 올해 처음으로 고교평준화가 시행된 용인시 지역 내 고교입학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원거리 통학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비평준화 당시 전략적으로 학교를 선택해 원거리 통학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던 상황과 달리 고교평준화로 인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먼 거리에 위치한 학교에 배치된 학생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이같은 상황은 뒷전으로 접어두고 용인 지역 내 학생 중 82.08%의 신입생이 1차지망 학교에 배정됐다며 자화자찬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비난 받고 있다.

특히 학교서열화와 입시경쟁을 해결하기 위한 고교평준화지만 통학거리 등에 따른 선호도가 갈리며 선호학교 쏠림 문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교육청과 용인교육지원청에 따르면 2015학년도 용인 지역 내 일반계 고등학교 진학생 수는 총 9356명으로 총 798명의 정원미달 현상을 보이며 경쟁률은 0.92:1 수준을 기록했다.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측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1지망과 2지망 학교에 배정됐기 때문에 학생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학생들은 원거리 통학에 울상짓고 있다.

처인구 김량장동의 한 중학교를 졸업한 A양의 경우 자신의 집과 가까운 기흥구의 학교를 진학하기 위해 구역변경을 했다가 통학시간만 2시간 가까이 허비할 처지에 놓였다.

당초 A양은 기흥구 동백동 일대의 학교에 진학하길 원했지만 최후 순위로 지망했던 서천고등학교로 배정 받았다.
결국 A양은 예비소집일이 열렸던 서천고등학교에 가는 시간만 2시간을 낭비, 앞으로 통학시간에 대한 걱정을 가족들에게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처인구에 위치한 원삼중학교에서도 한 학생이 처인구지역 삼계고등학교로 배정, 고교진학을 앞두고 삼계고등학교에 배정받은 학생들은 통학에 대한 고민부터 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흥구 역시 원거리 통학에 대한 불만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통학하기 힘든 서천고에 진학한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
특히 동백지구나 구성동, 마북동, 언남동 등 기흥구에서 서북부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도보통학이 가능한 인근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채 1시간 30분 이상이 걸리는 서천고등학교로 배정받았다.

한편 고교평준화를 강력하게 요구했던 수지구 역시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수지구의 경우 처인구나 기흥구가 학생과 정원 비율이 1:1에 가까운 것과 달리 4703명 정원에 진학생 수는 3547명에 불과해 구역변경을 할 필요가 없었지만, 일부 학생들이 통학환경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현암고등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을 중심으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나마 기흥구나 처인구에 비해 수지구의 경우 상대적 원거리 통학에 대한 우려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경기도 전체 끝지망 배정비율은 0.90%로 지난해 0.98%에 비해 감소한 모습을 보였지만, 용인의 경우 끝지망 배정비율이 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천고에 배정된 아이를 둔 한 학부모는 “바로 집 옆에 고등학교가 있는데 원거리 통학을 하게 된 것은 결국 아이들의 학습선택권을 고교평준화라는 미명 하에 박탈한 것”이라며 “학교서열화와 입시경쟁은 벗어날 수 있었겠지만 선호학교와 비선호학교라는 새로운 문제를 어떻게 교육청이 책임질 것인지 묻고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경기도 교육감이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원거리 통학으로 피해를 보는 학생들을 대체 무슨 죄가 있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성화를 돋우고 있다.

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고교평준화에 따른 일부 학생들의 원거리통학은 용인시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이는 어쩔 수 없다”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했고 일부 소수의 원거리 통학 학생들을 위한 교통대책을 세워 불만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