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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규 시인의 시로 쓰는 편지 61 |5월 A |박목월

이은규시인의 시로 쓰는 편지 61



5월 A

박목월



비닐우산을 쓰고
직장을 나선다
날씨를 근심하면서
인사를 하면서

비닐우산 속에
모든 얼굴은 젖어있다

가난한 생활인의
호젓하게 외로운 심령

물론
그들의 눈에
비닐우산이 보일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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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함께 인 듯 아닌 듯, 박목월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구름에 달 가듯이’에 다녀왔습니다. 시인의 생애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하고 있었는데요. 미발표 시고를 비롯해 초판본 시집, 강의노트, 편지, 가족사진 등을 보았습니다. 오늘의 시「5월 A」역시 미발표 시고 중 한 편이지요. 시인의 육필에서 육성이 들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담담한 어조가 시의 행간을 더욱 아득하게 만들어주는 시편이지요. 함께 읽으면 좋을 산문 한 편을 소개해 드릴게요. 시인의 산문은 시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지금도 직업이 시인이요, 교수다. 아니, 교수요, 시인일지 모른다. 어느 것이 우위이든 그것은 별문제다. 교수라는 극히 산문적인 생활과 시라는 창조적인 생활을 겸한 것이 현재의 나의 생활이다.”(박목월 지음, 정민 엮음,「교직 조끼」,『달과 고무신』, 태학사, 2015) 우리 역시 보이는, 보이지 않는 비닐우산을 접었다 폈다하는 생활의 연속!


이은규 시인 yudite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