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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시진핑과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시진핑과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자장이 공자께 인을 묻자 공자가 말한다. 천하에 다섯 가지를 행할 수 있으면 그것이 인이다. 그것이 뭐냐고 묻자 공자는 말한다.

공손· 관대함· 믿음· 민첩함· 베품인데(曰, 恭寬信敏惠) 공손하면 욕을 당하지 않고(恭則不侮), 관대하면 군중을 얻고(寬則得衆), 믿음직하면 사람들이 그에게 일을 맡기고(信則人任焉 신칙인임언), 민첩하면 성공하게 되고(敏則有功), 베풀면 남을 부릴 수 있다(惠則足以使人). <論語陽貨17-6문장>

그런데 논어양화편17-6문장인 <信則人任焉신칙인임언>이라는 문장은 논어 요왈 편 1문장 맨 끝줄에서는 <信則民任焉신칙민임언>이라고 썼다. 똑같은 문장이지만 양화편과 요왈편의 차이라면 인(人)과 민(民)의 차이다. 논어양화편에서는 <信則人任焉 신칙인임언>이라 했고, 논어요왈편에서는 <信則民任焉 신칙민임언>이라 해서 인(人)과 민(民)을 달리 썼음을 기억해야 한다.

논어 양화편의 <信則人任焉 신칙인임언>에서의 인은 ‘국민들이 당신이 우리의 지도자가 되어주십시오’ 라고 일을 부탁하는 것이고, 논어 양화편의 <信則民任焉 신칙민임언>에서의 민은 지도자가 아랫 사람한테 일을 맡겨서 시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자공이 정치에 관해 묻는다. 자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子貢問政) 공자는 답한다.

“먹을 것을 풍족히 하고, 국방을 튼튼히 하면 민(民)은 신(信)할 것이다”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지의(民信之矣) 자공이 다시 여쭙길(子貢曰), ”어쩔 수 없이 반드시 버려야 한다면 이 세가지중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이에 공자가 말하길 “군사를 버려라(曰去兵)”. 자공이 다시 여쭙는다. “어쩔 수 없이 다른 하나를 버려야한다면 이 둘 중에서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합니까.” 공자가 답하길 “밥을 버려라(曰去食)” 예로부터 사람은 모두가 결국엔 죽는다. 그러나 민(民)은 신(信) 없이는 설수가 없다.

왜? 인무신불립(人無信不立)이 아닌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일까? 또 공자시대에 신(信)은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가. 군사(曰去兵)를 버리고. 밥을(曰去食) 버려가면서까지 신(信)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뭘까? 신은 국가행정이다. 국가를 지탱하는 공권력. 예나 지금이나 권력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백성을 쥐어짤 수 있는 강력한 공권력이지 시집 못간 노처녀에게나 있을 법한 눈물겨운 순애보가 아니다. 논어 20편 499문장 중 가장 무서운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