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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부전녀전-그 애비에 그 딸?

수(隨)나라 문제(文帝) 양견(楊堅)때 대신 두의(竇毅)는 버르장머리 없는 딸로 인해 적지 않은 세월을 맘 고생한 인물이다.

성질머리가 지랄 같은 딸은 시집갈 나이가 됐음에도 여전히 괄괄했다. 책상머리에서 글만 읽은 선비는 죽었다 깨어나도 저런 딸을 감당 할 수 없음을 알고 있는 아버지는 애물단지 딸을 시집보내는데 엄청난 출혈을 한다.

공작새를 만들어놓고 성인 걸음으로 천보가 훨씬 넘는 거리에서 활을 당겨 공작새의 눈깔을 맞추면 내 딸과 내 재산의 반을 주겠다가 그것이다. 여기에서 목적(눈목目 과녁적的)이라는 고사가 나왔다.

장안에 난다 긴다 하는 젊은이들이 구름떼같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천보가 넘는 거리에서 활을 당긴다는 것은 보통 체력으로서는 가당키나 하랴. 결국 이연이란 젊은이가 공작의 눈깔을 맞췄다. 두의는 젊은이 이연에게 딸과 재물을 주자 불석천금대장부(不惜千金大丈夫)라며 재물은 놔두고 타고 왔던 말에 딸만 훌쩍 태워서 데려갔다. 이 처자가 훗날 정관의 치 당 태종 이세민을 낳은 여인이다.

예기(禮記)라는 책에 이런 글귀가 있다. 남자가 처음 성인이 될 때는 아버지가 교훈을 주며, 여자가 시집을 가면 어머니가 교훈을 준다. 시집가는 딸을 전송하면서 어머니는 말한다. 시집에 가거든 시부모님을 존경할 것이며, 자신을 경계하여 남편 어기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율곡은 자신의 딸을 신독재 김집에게 첩으로 보내면서 말한다. 너의 시집은 학자 집안이니 혹여 아랫사람 가르칠 일 있을 때 그들이 모른다고 함부로 내치거나 해서는 안 된다. 모 대학 여교수(교양 영어담당 조교수)가 학생들이 예습을 안 해왔다며 수업태도 불량을 들어 수강생 20여명을 교실 밖으로 내보낸 뒤 결석 처리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수업에 관한한 교수의 재량이겠으나 그가 입방아에 오른 이유는 아마도 배경 때문 아닐까.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진압군 우두머리이며 전직 대통령을 지낸 자를 아버지로 둔 탓일 것이다. 연좌제가 폐지된 작금의 시대에 아비의 허물로 인해서 자식까지 도매금으로 싸잡아 비난받아 마땅함은 심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 아비에 그 자식, 애비가 저 모양인데 뭘 보고 자란 게 있겠어.”라는 말 따위가 나지 않도록 몸을 끊임없이 낮추고 조신해야 함이 마땅할 터, 떨어지는 낙엽조차도 조심해야 하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