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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혹자의 댓글 왈

키가 오척 단구인 고시(高柴)는 제나라 사람으로 자를 자고(子羔)라 하는데 노나라 후읍(邑)의 읍재(費宰)를 지내기도 했지만 공자는 자고를 배움이 없다하여 어리석다<柴也愚·論語先進>했다.

그런 자고를 위(衛)나라 계씨(季氏)의 재상으로 있던 자로가 노나라 비읍(費邑)의 읍재(費宰)로 추천을 하니 “남의 자식을 망치지…”라며 못마땅해 한다. 자로는 이에 “유민인언(有民人焉)<논어에서 민(民)은 노예·천민·人은 선비 벼슬아치>이 있고, 유사직언(有社稷焉) 사직<토지 신·곡물 신>이 있습니다. 어찌 꼭 책을 읽어야만 배웠다 합니까<有民人焉, 有社稷焉, 何必讀書然後爲學 論語先進>”라면서 대든다.

말인즉 벼슬도 배움인데 꼭 책을 읽어야 공부냐. 뭐 그런 얘기다. 일종의 중사이경학(重思而輕學) 선사이후학(先思而後學) 주사이종학(主思而從學)的 소박(小薄)경험론으로 덤빈 것이다. 이에 공자는 박학이신사(博學而愼思) 선학이후사(先學而後思) 주학이종사(主學而從思)的 술이부작(述而不作)的 경험론의 책(責)이다.

예기에 보면 정(鄭)나라 대부 자피(子皮)가 지인의 아들에게 영지를 맡기자 그 왈, “저는 아직 젊은데다가 배움이 짧아 남을 다스릴 수가 없다”하니 대부 자피 왈, “정치를 하는 것이 곧 배움이며 수양이다”라고 했다.

그러자 대부 자산(子産)이 옆에서 듣고 왈, “내 평생 학문을 한 연후에 정치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치를 학문이나 수양으로 여긴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라며 젊은이에게 영지를 맡기는 것을 말렸다. 물론 자하는 “벼슬하면서 힘이 남으면 공부하고, 학문을 하고도 여력이 있으면 벼슬하라.”고 했다. 이는 학문으로 수신을 하고, 제가로 다스림을 한 후에 출사했을 때 얘기다.

바꿔 말해서 결격 사유가 있다면 남을 다스리는 위치에 가면 안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결격사유가 있는 자가 천하를 다스린다면 그자는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결격 사유인 그 흠을 감추기 위해 못할 짓도 안할 짓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천하는 결코 정돈되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천하가 정돈되지 못하면 그 천하 속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수많은 민초의 삶은 뼛골 쑤시는 고통만 있을게 뻔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로는 이렇게 변명한다. 누군가 벼슬하지 않으면 세상의 정의는 사라진다(不仕無義 論語微子). 이에 대한 혹자의 댓글은 이렇다. “너만 없으면 세상은 편해……”